한여름 땡볕 아래서 수확한 삼은 쪄서 말린 다음 껍질을 벗겨 삼고 짜는 등 인고의 과정을 거쳐 삼베로 태어난다. 여기에 자연의 색이 더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순한 색으로 물들어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에 자연의 색을 입혀 전통의 멋을 연출하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펼쳐내는 풍경. (사)한국 천연염색 숨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광경이다. 전라남도 보성군 복내면은 삼베마을로 유명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너른 마당에 황금색 삼베가 걸려 있는 곳이 있다. 2015년 4월에 개관한 천연염색 공예관 숨이다. 비봉산 자락에서 자연을 벗 삼아 자연의 색을 입히는 공간이다. 숨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천연염색 관련 상품을 제작하는 염색동과 널찍한 주차장이 눈에 띈다. 염색동에선 지역 특산품인 삼(대마라고도 하며, 삼베는 삼으로 짠 천을 말함)에 쪽, 감 등 천연염료로 물들인 의류, 스카프 등 각종 전통 소품을 생산 및 판매한다. 한국의 전통 천연염색을 계승 및 발전시키고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염색동 옆 돌계단 위에는 커다란 한옥이 자리 잡고 있다. 사찰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건물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돌계단을 오르면 독립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ㄷ’ 자형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맞배지붕의 간결함이 돋보이는 전통 한옥 체험관이다. 독립적인 공간이면서 여럿이 함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정원은 매일 저녁 바비큐장으로 변하고, 매년 길쌈놀이와 음악회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숨의 천연염색 작품을 선보일 때는 패션쇼장이 된다. 숨의 공간이자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다.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객실은 모두 6개다. 본채에 딸린 방 5개와 대문에 딸린 특실(디자인방)이 있다. 5개의 방은 침실(녹차방·쪽방)과 한실(편백방·홍화방·황토방)로 구분된다. 침실은 목재 더블베드가 놓인 침대방이다. 방 가운데 고풍스러운 침대가 놓여 개화기 한옥의 느낌이 든다. 한실은 정갈하게 요를 깐 한옥의 모습이다. 황토방과 홍화방은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도록 꾸며서 도미토리로 이용되기도 한다. 가장 넓은 특실은 거실과 방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구조다. 침실에는 침대를, 거실에는 커다란 목재 탁자를 놓아 공간을 구분하였다. 모든 방은 가구를 최소화하여 깔끔한 구조를 유지했으며 문의 방향을 정원으로 두어 중심을 잡았다. 방문을 열고 지붕을 올려다보면 추녀 끝은 하늘과 산을 잇고, 그 사이 파란 하늘에는 흰 구름이 한가로이 떠간다. 밤이 되면 별자리가 지붕에 걸린다. 천연염색을 체험하고, 자연의 색을 배우고, 전통의 멋을 경험한 한국 천연염색 숨에서의 소박한 하루는 그렇게 마무리된다. 전통 한옥 체험관 옆으로 1km의 숲속 산책길이 있다. 도보로 왕복 20분 정도가 소요되는 짧은 길이라 아침 산책을 하기에 적합하다. 산책길에는 야생 녹차와 산야초가 가득한데 먹을 만큼 채취도 가능하다. 한옥 뒤편의 언덕을 1분여 오르면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보성 반석리 석불좌상을 볼 수 있다. 바위를 배 모양으로 다듬은 다음 바위의 전면에 대좌와 광배를 갖춘 형태로 조각되었다. 토속적인 양식을 보이는 불상으로 마을 사람들은 석불이 있는 곳을 미륵댕이라고 부르나, 유래는 알려진 바가 없다. ※ Accommodation - 디자인방(26㎡·8평) : 대문에 딸린 정사각형 모양의 온돌 특실. 온돌방 1개와 화장실 1개로 구성되어 있다. 4명에서 최대 6명까지 묵을 수 있어 가족이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에어컨, 미니냉장고, 헤어드라이어가 마련되어 있고 와이파이도 가능하다. 양방향으로 문을 내어 개방감이 있으며 통풍이 잘된다. 앞마당의 테이블에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 녹차방 / 쪽방(23㎡·7평) : 본채에 딸린 직사각형 모양의 침실. 온돌방 1개와 화장실 1개로 구성되어 있다. 2명에서 최대 4명까지 묵을 수 있어 커플 단위의 손님이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어두운 색의 나무 침대가 개화기 한옥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에어컨, 미니냉장고, 헤어드라이어, 와이파이 등이 마련되어 있다. 녹차방에는 TV가 추가된다. 앞마당에 있는 테이블에서 바비큐가 가능하다. - 홍화방 / 황토방 / 편백방(23㎡·7평) : 본채에 딸린 직사각형 모양의 침실. 온돌방 1개와 화장실 1개로 구성되어 있다. 2명에서 최대 6명까지 묵을 수 있어 단체 손님이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황토방, 홍화방은 최대 6명까지 묵을 수 있고, 도미토리로 사용되어 1인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바닥에 정갈하게 깔린 요의 모습이 기대하던 한옥 체험에 가장 가깝다. 에어컨, 미니냉장고, 헤어드라이어, 와이파이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앞마당에서 바비큐도 가능하다. ※ Activities / Program - 천연염색 체험 손수건, 면티, 에코백, 스카프를 쪽, 녹차, 감, 양파, 코치닐 등 천연재료로 염색하는 체험이다. 최소 참여 인원 5인, 소요시간 1시간. 체험비는 손수건 1만 원, 그 외 2만 원. - 천연염색 옷 입고 다도 체험 친환경 섬유에 천연염색을 들인 우리 옷을 입고 다도를 배우는 체험이다. 최소 참여 인원 2인, 소요시간 1시간. 체험비는 1인당 1만 원. - 도자기 만들기 흙과 손물레를 이용해 직접 접시와 그릇, 머그잔, 드리퍼 등 생활자기를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최소 참여 인원 5인, 소요시간 2시간. 체험비는 1인당 1만 원. 굽는 비용과 택배비 별도. ※ Travel information - 위치 : 전라남도 보성군 개기로 1529-45 - 가격 : 디자인방 12만 원, 편백방 10만 원, 쪽방 5만 원, 녹차방 5만 원, 황토방 3만 원(1인), 홍화방 3만 원(1인) ※주말 및 성수기 요금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 전화번호 : 061-852-5622 - (사)한국 천연염색 숨 홈페이지 ※ 찾아가기 호남고속도로 송광사TG로 나온다. 문길삼거리에서 벌교·보성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곡천삼거리에서 보성·광주 방면으로 다시 우회전한다. 복내사거리에서 이양·광주 방면으로 우회전, ‘천연염색 공예관’ 간판을 보고 우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 인근 여행지 - 대한다원 보성녹차밭 1939년에 개원한 국내 최대의 다원이다. 차밭 풍경과 다원 입구에 길 양편으로 수령 50년 이상은 됐음직한 아름드리 삼나무가 펼쳐내는 풍경이 뛰어나다. 곧게 뻗은 숲길은 한낮의 따가운 햇살도 침범하지 못할 만큼 무성해 산책 코스로도 좋다. 숲길을 지나 차밭에 들어서면 산비탈을 굽이치며 가득 메우고 있는 차나무가 선경을 연출한다. 산 사면을 타고 직선으로 혹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휘어지며 생동감 있게 펼쳐진 차밭의 이랑은 삐죽 솟은 나무와 울퉁불퉁한 산등성이의 불규칙한 선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선의 미학을 연출한다. - 득량역 추억의 거리 득량역은 1930년 12월 25일, 일제강점기에 개통한 간이역이다. 현재까지도 S-트레인과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 10회 정차한다. 역사 인근은 2011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추억의 거리로 꾸며져 있다. 득량역 추억의 거리에는 반세기 넘게 영업 중인 이발소와 옛 교실 내부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득량국민학교, 다방 등 1970~80년대 건물들이 그 시절의 모습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옛 의상을 입고 곳곳의 포토존을 거닐며 아기자기한 추억을 남기기 좋다. 글 : 최재원(여행작가) 사진 : 장명확(사진작가) ※ 위 정보는 2020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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