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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는 대개 전시물을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남긴다. 하지만 손끝에 닿은 감촉이나 귓가에 머문 소리, 평소 닫혀 있던 공간을 들여다본 경험이 더 오래 남기도 한다. 청주에는 감각을 깨우는 전시가 많다. 손과 귀로도 만나는 여행을 떠나 보자. ★ 청주 실내 여행 추천 코스 ★ - 청주고인쇄박물관: 『직지』를 찍은 흥덕사 터 옆에 세운 국내 유일의 고인쇄 전문 박물관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전시장으로 연 국내 첫 수장형 미술관 - 국립청주박물관: 금속문화를 중심에 둔 충북의 대표 국립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에 들어서면 정면에 커다란 책 한 권이 펼쳐져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책장을 채운 것은 모두 금속활자다. 국가무형유산 금속활자장 보유자인 임인호 선생이 5년에 걸쳐 전통 밀랍주조법으로 활자 3만여 개를 되살려 78개 판을 짜고 『직지』를 재현했다. 『직지』는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찍은 책으로, 오랫동안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졌던 구텐베르크의 성서보다 78년 앞선다.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제1전시관의 주인공은 『직지』다. 고려의 승려 백운화상이 부처와 큰스님들의 가르침 가운데 요긴한 대목을 가려 엮은 책이다.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술과 흥덕사 이야기도 함께 다룬다. 입구 벽에는 하권 표지를 크게 옮겨 놓았다. 표지에는 프랑스어 손글씨 메모와 경매번호,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도서번호가 그대로 남아 있다. 책이 프랑스로 건너간 내력이 표지 한 장에 담겨 있다. 원본은 하권 한 책뿐이고, 진열장 속 책은 복제본이다. 제2전시관은 우리 인쇄문화의 흐름을 시대순으로 보여 준다. 목판에서 금속활자까지, 글씨체와 인쇄 기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활자 실물과 인쇄본, 주조 도구를 한자리에 모았다. 한글 금속활자로 찍은 『석보상절』도 이곳에 있다. 인쇄 과정을 인형으로 재현한 모형도 있다. 승려 모습의 인형들이 활자를 다듬고, 판을 짜고, 먹을 바른다. 옆 벽에는 활자 만드는 순서를 그림으로 담았다. 밀랍에 새긴 글자를 흙으로 감싸 굳히고, 열을 가해 밀랍을 녹여 낸다. 그 빈자리에 쇳물을 붓고, 흙을 깨면 활자가 나온다. 전시관 한쪽에는 직접 만져 보는 인쇄판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금속활자판, 목판, 목활자판이다. 글자는 모두 좌우를 뒤집어 볼록하게 새겼다. 손바닥을 얹으면 도드라진 획이 손끝에 닿는다. 금속활자판은 서늘하고 매끈하다. 목판과 목활자판은 한결 따뜻하고 나뭇결이 느껴진다. 다음 전시관으로 가는 길에는 빛과 그림자로 『직지』를 그린 설치 작품 〈활자의 자취〉가 걸려 있다. 천장에서 내려온 가는 줄 끝에 글자판이 제각각 매달려 있다. 흩어진 글자는 빛을 받아야 벽 위에서 '직지' 두 글자로 모인다. 제3전시관은 다른 나라에서는 책을 어떻게 찍었는지 보여 준다. 일본과 중국, 유럽의 인쇄문화를 차례로 다룬다. 종이를 뜨던 발 옆에 서양의 활판 인쇄기를 두었고, 벽에는 구텐베르크가 갓 찍은 인쇄물을 살피는 그림을 걸었다. 전시관을 다 돌고 나면 마지막으로 '미디어아트로 만나는 직지'가 나온다. 어두운 방 안에서 활자가 벽과 바닥을 채운다. 활자가 모여 흥덕사 금당이 되고, 꽃이 되어 흩날린다. 『직지』가 세상에 나와 세계로 건너가기까지를 영상으로 풀었다. 박물관을 나서면 바로 옆이 흥덕사지다. 잔디밭 한가운데 금당 한 채와 석탑 하나가 자리한다. 흥덕사는 오래도록 기록 속에만 남은 절이었다. 1985년 발굴 조사에서 '흥덕사'라는 글자를 새긴 청동 유물이 나오면서, 이곳이 『직지』를 찍은 절터로 드러났다. 지금의 금당과 석탑은 발굴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세웠다. 여행 TIP 박물관 주차장은 시설 개선 공사로 2026년 10월 16일 오전부터 11월 30일까지 쓸 수 없다. 이 기간에는 청주예술의전당 주차장에 차를 대고, 박물관 안내데스크에서 주차권을 받으면 된다. 공사 상황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 있다. 길 건너 근현대인쇄전시관과 금속활자전수교육관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한국관광공사의 무료 오디오 가이드 '오디(Odii)'를 들으면 여행지의 숨은 이야기를 알 수 있다. .odii-widget-frame {width: 100%;max-width: 630px;margin: 0 auto;}.odii-widget-frame iframe {display: block;width: 100%;height: 320px;border: 0;} 청주고인쇄박물관 - 주소: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직지대로 713 - 운영 시간: 09:00~18: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14:00까지 휴관 - 문의: 043-201-4266 청주 도심 북쪽 내덕동, 담배를 만들던 옛 연초제조창 건물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들어섰다. 이곳은 국내 첫 수장형 미술관이다.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를 관람객에게 열어 전시로 보여 준다. 소장품 1만 2,000여 점 가운데 5,000여 점을 청주에 두었다. 미술관이 모은 작품은 대부분 수장고에서 다음 전시 차례를 기다린다. 수장고에서는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맞춘 채 작품 상태를 살펴 기록하고, 전시나 연구를 위해 옮길 채비를 한다. 1층 개방 수장고에서는 문짝을 연 커다란 나무 상자들이 먼저 눈에 띈다. 작품을 옮길 때 쓰는 운반용이다. 상자 안에는 이동식 옷걸이에 전구와 조화를 매단 양혜규의 〈여성형 원주민〉이 꺼내지 않은 채 서 있다. 작품 아래에는 종이 상자와 노란 끈도 그대로 놓여 있다. 단장을 마친 전시실과 달리, 여기서는 수장고의 날것과도 같은 모습이 드러난다. 철제 선반이 줄지은 안쪽은 창고 같은 분위기다. 개방 수장고에는 환경 변화에 비교적 강한 조각과 공예 작품을 주로 놓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미술에 새 방향을 제시한 장 뒤뷔페의 〈집 지키는 개 II〉, 고단한 샐러리맨의 몸을 길게 늘인 구본주의 〈미스터 리〉도 여기서 만난다. 명제표에는 작가와 제목 등 최소한의 정보만 담는다. 2층 '소장품 단채널 비디오 아카이브'에서는 미술관이 가진 영상 작품 100여 점을 골라 본다. 화면 앞 긴 의자에 앉아 헤드폰을 쓰면 영상과 함께 소리가 흘러나온다. 더 많은 자료는 3층 라키비움에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보이는 수장고'에 앞서 '터치 앤 워치'가 나온다.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꾸민 공간이다. 작품 설명 안내판에는 점자를 찍었고, 해설대에 손을 얹으면 음성 해설이, 옆 화면에서는 수어 해설이 나온다. 복도를 따라 더 들어가면 유리창 너머로 수장고 선반이 길게 늘어섰다. 그림 가운데 몇 점은 복도에서 보도록 바깥을 향해 걸었다. 같은 층 '보이는 보존과학실'에서는 평일 오후 1~3시에 보존 전문가가 작품 상태를 진단하고 손상된 부분을 손보는 실제 작업을 유리 너머로 볼 수 있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도서관, 기록관, 미술관을 합친 공간이다. 미술 도서와 작가 도록, 국립현대미술관의 출판물, 한국 현대미술가 자료를 모았다. 큰 창 옆 책상에 앉아 책장을 넘기며 쉬어 가기 좋다. 3층 전시실에서는 미술은행 20주년 특별전 《돌아온 미래: 형태와 생각의 발현》이 2027년 7월 31일까지 열린다. 미술은행은 작품을 모아 여러 곳에 빌려준다. 전시는 20년 동안의 소장품과 대여 기록을 되짚는다. 작품 57점을 선보이고, 대여가 많았던 작품 가운데 10점은 수장고에서 꺼내 놓았다. 평일에 방문한다면 4층 특별수장고에도 들러 보자. 작품 보호를 위해 한 번에 10명만 입장이 가능하고, 입구에서 실내화로 갈아 신는다. 조용한 방 안에 작품이 액자째 걸려 있다. 박수근, 이중섭처럼 익숙한 이름도 보인다. 같은 방에서는 미술관이 소장한 1980년대 이후 일본 현대 판화도 선보인다. 한쪽 벽에는 쿠사마 야요이가 2000년에 찍은 실크스크린 연작 열 점이 나란하다. 모자와 호박, 과일 바구니, 나비, 튤립을 작가 특유의 물방울무늬로 메웠다. 여행 TIP 특별수장고 전시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열린다. 평일 오후 2~5시 매시 정각에 10명씩 선착순으로 들어간다. 4층 입구에서 직원 안내에 따라 기다리면 된다. 한국관광공사의 무료 오디오 가이드 '오디(Odii)'를 들으면 여행지의 숨은 이야기를 알 수 있다. .odii-widget-frame {width: 100%;max-width: 630px;margin: 0 auto;}.odii-widget-frame iframe {display: block;width: 100%;height: 320px;border: 0;}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 주소: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 운영 시간: 10:00~18:00 (입장 마감 17: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휴관 - 문의: 043-261-1400 도심을 가로질러 동쪽 우암산 자락으로 가면, 산을 등지고 낮게 앉은 국립청주박물관이 나온다.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건물이다. 전시동 여러 채를 산자락에 흩어 놓았고, 비스듬한 지붕선이 뒷산 능선과 겹친다. 서까래를 드러낸 듯한 지붕은 전통 처마를 현대식으로 옮긴 모습이다. 전시실보다 먼저 손님을 맞는 건 야외의 석상들이다. 입구 옆은 관복 차림의 문인석 한 쌍이 지킨다. 본래 무덤 앞에 두던 석물이다. 축대 위에는 크기가 제각각인 석인상이 줄지었고, 아래 잔디밭에도 몇 기가 더 세워져 있다. 다양한 표정의 석상을 마주하며 전시실에 들기 전 옛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국립청주박물관 상설전시실은 금속을 주제로 한다. 고고실은 금속이 등장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 돌로 만든 찌르개를 지나면 청동 검이 나온다. 금관실과 미술실은 전시 환경을 고치느라 잠시 문을 닫았다. 2026년 12월 29일에 다시 문을 연다고 한다. 청명관 특별전시실에서는 금속 유물을 감각으로 만나는 특별전 《빛·울림·힘-금속, 감각을 깨우다》가 열린다. 특별전은 2026년 11월 8일까지 진행된다. 캄캄한 첫 방에서는 6세기 신라의 서봉총 금관이 홀로 빛을 내고 있다. 다음 방에서는 청주 운천동에서 나온 통일신라 동종 곁에서 헤드폰으로 종소리를 듣고 마지막 방에서는 조선 사인검과 같은 무게인 2.7kg 철판을 들어 본다. 청련관에는 디지털 대장간과 4D 시네마가 나란히 있다. 디지털 대장간에서는 옛 장인들이 쇠를 다루던 일을 화면으로 체험한다. 철광석을 찾아보고, 쇠부리가마에서 쇠를 녹여 보고, 사인검도 만든다. 4D 시네마에서는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영상을 본다. 사라진 사인참사검을 찾아 철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는 〈철의 여행〉 등 다섯 편을 상영한다. 국립청주박물관 - 주소: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143 - 운영 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30) ※ 매주 월요일(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평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문의: 043-229-6300 | 글, 사진: 김덕식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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