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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와 광양을 잇는 남해고속도로가 2002년 12월 착공 후 10년 만인 지난 4월 27일 개통됐다. 총연장 거리 106.8km. 이 도로의 등장으로 2시간 10분 걸리던 길이 1시간 5분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자연 훼손을 줄이고 지역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터널 33개와 교량 109개가 세워졌다. 이 고속도로의 등장으로 남도 여행이 더없이 즐거워졌다. 전체 도로 구간에는 서영암 나들목을 비롯해 장흥, 벌교 등 총 7개 나들목이 설치됐으며, 오는 12월 고흥 나들목이 추가 개통된다. 목포에서 광양 방면으로 주행할 경우 각 나들목을 통해 여행하기 좋은 곳이 영암, 강진, 장흥, 보성 등이다. 먼저 영암의 명소부터 찾아가본다. 영암 땅을 지날 때면 어디서나 월출산의 기가 여행객의 몸에 전해진다. 금강산, 설악산처럼 바위가 많은 골산이라 기가 세다. 호남의 5대 명산 가운데 하나이자 '호남의 소금강'으로도 칭송받는 월출산은 주봉인 천황봉에서 보자면 북서쪽으로 확 트인 나주평야가, 북동쪽으로는 멀리 지리산을 향해 달리는 산줄기가, 서쪽으로는 목포 앞바다가 보인다. 기암괴석이 펼쳐지는 산줄기 위로 일출과 월출, 그리고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는 월출산이 자랑하는 풍광이다. 월출산은 시대마다 이름이 달랐다. 신라시대에는 '월나산', 고려시대에는 '월생산'이라고 불렸다. 영암의 랜드마크인 월출산에는 대략 5개의 등산로가 있다. 영암읍 개신리 천황사지에서 출발하는 것이 대표적이며 그밖에 도갑사, 강진의 경포대나 무위사 등에서도 오를 수 있다. 월출산 서쪽 자락에 도갑사가 자리 잡고 있다. 창건 연대가 정확하지 않은데, 도갑사 자리에 문수사라는 절이 먼저 있었고, 영암 태생 도선국사가 나중에 그 자리에 다시 절을 세운 뒤 도갑사라 명명했다고 한다. 해탈문(국보 제50호)을 비롯해 오층석탑, 석조여래좌상, 도선수미비 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경내를 빠져나가 미왕재로 향하는 오솔길을 조금 올라가면 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호)을 모신 미륵전을 만난다. 점잖은 모습의 석불을 감상하고 다시 산 쪽으로 더 오르면 도선수미비 앞에 닿는다. 여의주를 문 거북과 용이 화려하게 조각된 도선수미비는 도갑사를 재창건한 도선국사, 그리고 절을 중창한 수미왕사의 행적을 기록한 비석이다. 도갑사 입구의 국장생도 잘 살펴보자. 고려 선종 7년(1090)에 만들어진 것으로 신라, 고려 시대에는 장승을 '장생(長生)'이라고 했다. 사찰 부근에 세운 장생은 절의 영역을 표시하고 사찰을 수호하는 역할을 했다. 도갑사 입구에서 독천리 낙지마을을 향해 내려가자면 왕인박사유적지를 거치게 된다. 이곳은 일본 관광객도 많이 찾는 명소이다. 백제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일본에서 헌정한 왕인정화비가 서 있고 맞은편에 전시관이 자리했다. 문 하나를 더 들어가면 왕인사당이 나온다. 전시관에는 왕인 관련 유적들의 사진과 왕인의 일생을 담은 그림 등이 전시되어 있다. 왕인은 영암군이 자랑하는 위대한 역사 인물이다. 군서면 동구림리 성기동에서 백제 제14대 근구수왕(375~384) 때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월출산 문산재에서 수학한 뒤 대학자가 되었고, 18세 때 오경박사에 등용됐다. 학문의 깊이가 일본에까지 소문나 32세 되던 해(405)에 일본 오진왕의 초청을 받아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때 도공 등 백제의 기술자들도 상당수 건너가 문물을 전수했다. 일본에서 왕인은 아스카 문화의 원조가 되었으며,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오사카 근처에서 여생을 마쳤다. 왕인 박사의 묘는 일본 오사카 히라카타 시에 있다. 일본의 고대 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하여 일본인들로부터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영암 사람들은 자신들의 고장이 '백제시대 왕인과 통일신라시대 도선을 배출한 고장'임을 언제든 잊지 않고 자랑한다. 학산면 독천리에는 낙지요리 전문 식당이 밀집해 있다. 영산강 하굿둑의 등장으로 독천마을 주변에서 낙지를 잡기는 어려워졌지만, 낙지요리의 명성만은 꿋꿋이 전해진다. 많은 식당에서 낙지초무침, 연포탕, 낙지구이, 낙지볶음 등 다양한 낙지요리로 입맛을 유혹한다. 영암 땅에서 광양 방면으로 조금 진행하면 강진군이다. 이미 여러 차례 강진의 대표적 답사지, 이를테면 다산초당, 다산유물전시관, 백련사 등과 강진읍내 영랑생가, 청자도요지 등을 다녀온 여행객이라면 월출산 인근의 무위사, 월남사지, 강진다원 등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먼저 무위사부터 들른다면 차분한 분위기가 답사객의 발치에 이슬처럼 녹아내린다. 영암의 도갑사에 비해 답사객이 많지 않다. 중심 전각인 무 위사 극락보전(국보 제13호)에는 아미타여래삼존벽화(국보 제313호), 백의관음도(보물 제1314호), 내벽사면벽화(보물 제1315호) 등 불화가 모셔져 있으니 꼼꼼히 살펴보도록 한다. 천불전 앞의 무위사 선각대사탑비(보물 제507호)도 눈길을 끈다. 신라 말에서 고려 초까지 무위사에서 주지로 8년간 머무르며 중창을 이끈 형미 스님을 기리는 비이다. 후불탱화 관음보살에 얽힌 전설은 유명하다. 극락보전 완성 후 주지 스님이 백일기도를 드리던 중 남루한 행색의 노승이 찾아와 벽화를 그리겠다고 했다. 조건은 단 하나, 49일 동안 법당 안을 들여다보지 말라는 것. 그러나 궁금증에 안달이 난 주지 스님이 문틈으로 몰래 법당 안을 엿보았는데, 노승은 보이지 않고 파랑새 한 마리가 붓을 물고 그림을 다 그린 다음 관음보살의 눈동자를 그리려던 순간이었다. 인기척에 놀란 파랑새는 붓을 떨어뜨리고 법당 밖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그 파랑새는 다름 아닌 관음보살이었던 것. 인간의 무지로 인해 결국 관음보살도의 관음보살은 눈동자가 없는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월출산은 명산이니 그런 영험한 산에 좋은 차가 없을 리 없다. 월출산 남쪽의 강진다원을 찾은 여행객들은 제주나 보성, 하동에서 본 것과는 또 다른 풍광에 감탄하며 사진을 찍기 바쁘다. 이 지역은 일교차가 크고 안개가 자주 끼어 차 맛이 떫지 않고 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 한다. 일제강점기 때 차밭이 조성됐고 1980년대 초부터는 국내 대기업이 33ha(약 10만 평) 규모로 다원을 넓혔다. 차밭에서 하루 종일 돌아가는 바람개비는 '방상팬'이라고 부른다. 차나무의 어린 새순을 서리의 피해로부터 막아주는 시설이다. 이제 길은 강진과 보성의 중간, 정남진의 고장 장흥 땅으로 이어진다. 장흥토요시장, 보림사, 우드랜드, 수문포해수욕장, 이청준 생가, 천관산자연휴양림, 슬로시티 유치면, 정남진전망대, 소등섬 등 가볼 곳이 많다. 여행 시기가 더운 여름철인 만큼 편백 숲을 거닐고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리는 '정남진 물축제'를 즐기는 것이 현명한 여행법 아닐까? 정남진 물축제의 테마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신나는 물놀이', 자연의 기운을 채우는 '행복한 숲', 활력을 재충전할 수 있는 '편안한 휴식'이다. 다양한 행사는 문화, 체험, 생태, 교육, 향토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주행사장인 탐진강에는 우든보트, 리버카약, 편백나무 뗏목, 희망의 줄배, 수상자전거, 오리보트, 바나나보트 등 물살을 가르며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다양한 보트가 준비된다. 장흥읍 억불산 자락은 편백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억불산은 해방 이후 산림 채벌이 심해 거의 민둥산이 되다시피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장흥 출신 고 손석연 선생이 1958년 억불산을 매입해 그곳에 편백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오늘날 울창한 편백 숲을 이루게 되었다. 그 안에 들어선 편백숲 우드랜드(061-864-0063)는 한옥, 황토흙집, 통나무집 등의 숙박시설과 편백노천탕, 편백톱밥찜질방, 편백톱밥산책로 등의 시설을 갖춘 휴양과 치유의 공간이다. 목재문화체험관, 목공건축체험장, 생태건축체험장 등도 보유하고 있어 체험 기능까지 더했다. 편백나무 움막, 원두막, 토굴 등의 풍욕장과 숲길 산책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 심신 안정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목포~광양 고속도로는 보성군 벌교읍도 지난다. 벌교에서는 태백산맥문학관과 소설에 등장하는 김범우의 집, 소화의 집, 현부자네집 등을 관람하고 벌교 특미인 꼬막정식 등으로 여행에 지친 미각을 달래준다. 태백산맥문학관은 문학기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빼놓지 않고 방문한다. 1만 6,000여 매 분량에 달하는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 육필 원고, 700여 점의 기증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방문객들은 '소설을 위한 준비와 집필', '소설 태백산맥의 탈고', '소설 태백산맥 출간 이후', '작가의 삶과 문학' 순으로 전시물을 관람하면서 치열한 문학정신으로 우리 사회의 숨소리를 기록한 소설가의 삶에 빠져들게 된다. 벌교를 여행할 때면 대부분 꼬막을 맛본다. 꼬막은 수심 10m 이하의 얕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조개류로 보성을 비롯한 순천, 고흥의 대표적 특산물이다. 꼬막을 이용한 요리로는 삶은 꼬막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꼬막회, 삶은 꼬막에 간장 양념을 얹은 꼬막숙회, 살만 발라 끓인 꼬막죽, 그리고 그저 불판에 굽기만 하면 되는 꼬막구이 등이 있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울→목포 : 경부고속도로 → 천안논산고속도로 → 공주서천고속도로 → 서해안고속도로 → 목포IC 서울→광양 : 경부고속도로 → 천안논산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전주광양고속도로 → 광양IC * 대중교통 서울→목포 : 센트럴시티터미널(02-6282-0114)에서 1일 29회(05:30~24:00) 운행, 4시간 소요 서울→광양 : 동서울터미널(1688-5979)에서 1일 14회(06:30~22:10) 운행, 4시간 소요 2.맛집 영암 청하식당 : 학산면 독천리 / 연포탕 / 061-473-6993 강진 흥진식당 : 강진읍 남성리 / 한정식 / 061-434-3031 장흥 바다하우스 : 안양면 수문리 / 바지락무침 / 061-862-1021 보성 태백산맥꼬막맛집 : 벌교읍 회정리 / 꼬막정식 / 061-858-6100 3.숙소 영암 월출산온천관광호텔 : 군서면 해창리 / 061-473-6322 / www.wolchulspa.co.kr 강진 프린스행복호텔 : 강진읍 남성리 / 061-433-7300 장흥 수문리조트 : 안양면 수문리 / 061-862-7000 / www.soomoonresort.com 보성 그랜드모텔 : 벌교읍 벌교리 / 061-858-5050 - 글, 사진 : 유연태(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3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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