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바다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다. 해변을 거닐거나 물놀이를 하는 것은 전적으로 마음먹기에 달렸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곳엔 의지와 상관없이 그저 바다를 바라봐야만 했던 사람들이 있다. 수상 휠체어를 만든 여행사, 복지플랜이 존재하는 이유다. 송도해수욕장에 생경한 모양새의 탈것이 등장했다. 튼튼해 보이는 좌석과 거대한 바퀴를 단 서프휠이다. 얼핏 보면 바퀴 달린 선베드 같은데, 실제로는 수상 휠체어다. 이것만 있으면 거동이 불편해 입수가 어려웠던 사람도 자유롭게 바다를 누빌 수 있다. 직접 타 본 서프휠은 생각보다 더 안락했다. 커다란 바퀴 덕분에 구덩이가 많은 모래사장도 거침없이 달렸고, 등받이 조절 기능을 사용해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수륙양용차에 탄 것 같아 신나기도 했다. 서프휠에 앉아 있을 뿐인데, 바다가 눈앞에 훌쩍 다가와 안겼다. 튜브나 패들보드를 타고 입수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안정감이 느껴졌다. 바닷가에서 노는 평범한 일상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이것이 얼마나 큰 감동일지 짐작이 되는 순간이었다. 작지만 큰 감동을 선사한 서프휠. 이것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앞장선 이는 복지플랜의 이현진 대표다. 복지관과 여행사에서 일을 하며 관광 약자가 겪는 어려움을 목격했던 이 대표의 고민으로부터 복지플랜은 시작되었다. “여행을 가면 경험도 해야 하잖아요. 가서 그냥 보기만 하는 게 전부는 아니니까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사회적 약자의 생활에 지장을 주는 물리적·심리적 장애물을 제거하자는 운동 및 정책을 말한다. 지금까지 배리어프리를 표방한 해수욕장이 적지는 않지만, 대부분 데크로 된 통행로를 깔아놓는 데 그쳤을 뿐이었다. 모래사장을 거닐거나 물에 들어가 바다를 온 몸으로 만끽할 수 없는 현실이 늘 아쉬웠다고. 고민을 거듭하며 무장애 여행을 기획하던 이 대표의 눈을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수상 휠체어였다. 일본, 미국, 유럽 각지에서는 이미 수상 휠체어를 활용한 여행 프로그램이 상용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비쌌고, 동양인 체형과도 맞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 바다에 들어가는 분도 많은데, 그분들이 느낄 불안함을 최소화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에게 맞는 수상 휠체어를 개발하기로 했고, 많은 분이 힘을 보태주신 덕에 서프휠이 탄생했죠.” 설계 당시 가장 많이 고려한 건 안전성이었다. 중소조선연구원과 협력해 중소 선박 기준으로 안전성 테스트를 거쳤을 정도로 복지플랜은 서프휠에 진심이었다. 누워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해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을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제작한 서프휠의 가격은 해외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되었다. 서프휠을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는 대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비용은 1시간에 3만 원. 복지플랜에 전화로 신청하면 부산 내 해수욕장 어디든 가져다준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이 대표의 고민에는 끝이 없다. 현재의 서프휠은 밀어주고 잡아주는 조력자가 반드시 필요한 구조다. 그래서 혼자서도 바다 여행이 가능하게끔 자신의 의지로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전동 서프휠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서프휠 이용자는 장애인이나 어르신에 그치지 않는다. 물이 무서운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임산부도 복지플랜을 찾는다. 다만, 현재 복지플랜에서 운영하는 여행 프로그램은 장애인 여행과 노약자를 위한 돌봄 여행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 함께 떠나는 여행을 소망한다. “아무렇지 않게 다 같이 여행을 가는 거죠. 배리어프리라고 특별한 것도 아니고,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돕기 위해 가는 것도 아닌, 모두가 즐기러 가는 여행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서프휠은 오늘도 누군가를 태우고 해변을 누빈다. 그렇게 모두에게 열린 바다가, 열린 여행이 조금씩 더 넓어지는 중이다. 복지플랜 주식회사 - 위치 : 부산광역시 연제구 신촌로 8-1, 5층 - 문의 : 051-911-8298 - 이용요금 : 서프휠 대여 1시간 30,000원 - 홈페이지 : http://www.bokjiplan.co.kr/main #송도해상케이블카 부산 바다를 한층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은 송도해상케이블카에 타는 것이다. 송도해수욕장 동쪽에서 서쪽 끝까지 1.62km 거리를 오가며, 최고 86m 높이에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서쪽 승강장인 송도스카이파크 3층 전망대에서는 푸른 바다 위로 오가는 케이블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암남공원과 작은 무인도인 동섬을 연결하는 송도용궁구름다리에서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송도해변의 관광자원들을 천천히 하나씩 즐겨보자. 송도해상케이블카 - 위치 : 부산광역시 서구 송도해변로 171 - 문의 : 051-247-9900 - 운영시간 : 1월~12월, 12월 09:00~20:00 / 3월~6월, 9월~11월 09:00~21:00 / 7월~8월 09:00~22:00 (탑승권 발권은 폐장시간 30분 전까지 이용 가능함) - 이용요금 : 자유이용권 대인 30,000원, 소인 25,000원 - 홈페이지 : https://busanaircruise.co.kr/main/main.html #흰여울문화마을 흰여울문화마을은 해안가 절벽 골목길을 따라 아담한 집과 상점이 복닥복닥 붐비는 마을이다. 피난민이 땀 흘려 일군 삶의 터전이지만, 산토리니를 연상케 하는 동화 같은 색감 때문에 사진 명소로 이름을 알렸다. 탁 트인 이송도전망대를 지나, 형형색색 무지개 계단을 따라, 흰여울해안터널로 이어지는 길이 특히 백미다. 영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이 촬영된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흰여울문화마을 - 위치 : 부산광역시 영도구 흰여울길 379 - 문의 : 051-403-1861~2 (영도문화원) - 운영시간 : 연중무휴 - 홈페이지 : https://www.ydculture.com/huinnyeoulculturetown/ #닥밭골벽화마을 닥밭골은 1953년 부산역전 대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당시 이 마을에 닥나무가 많이 나서 닥밭골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붙었다. 평범하던 마을에 변화가 찾아온 건, 2010년 구본호 미술작가를 중심으로 여러 주민과 봉사자가 모여 마을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2022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식 모노레일도 들어섰다. 망양로에서 중앙공원로까지 192개에 달하는 계단을 다니기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서였다. 벽화와 모노레일이 만나니 포토존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찾아왔다. 예술에 배려를 더한 소소한 풍경을 즐기다 보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닥밭골벽화마을 - 위치 : 부산광역시 서구 망양로170번길 17-4 - 문의 : 051-240-6421 (동대신2동 주민센터) - 운영시간 : (닥밭골벽화마을) 연중무휴, (소망계단 모노레일) 평일 07:30~20:00, 주말 10:00~17:30 ◆ 새로운 지역관광의 미래를 그리다, 산학연관 이을 프로젝트 ‘이을 프로젝트’는 산학연관(지역 내 관광 산업체, 학교, 연구소, 지자체)이 협력해 하나의 사업단을 구성하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독창적인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부터 공모전을 통해 숨은 지역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비즈니스의 기회로 발전시키는 데 힘썼다. ‘이을 프로젝트’ 사업단과 함께 여행자에겐 색다른 경험을, 주민에겐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상생’의 가치를 온 몸으로 느껴보자. .strongkhy{ font-size: 1.0em; font-weight: 600; background-color: #eef7ff; padding: 2%;} ◆ 산학연관 이을 프로젝트 기사 보기 - 누구에게나 활짝 열린 부산 바다를 위하여 복지플랜주식회사 | 2020년도 이을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으며, 수상 휠체어 등 관광 약자를 위한 무장애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부산 바다 위에 나만의 공간을 띄우다, 블루윙 패들보드 체험 블루윙(주) | 2022년도 이을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으며, 다양한 해양 레포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 영양 산골 오지에서 즐기는 별빛 샤워 ㈜별따는영양 | 2023년도 이을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으며, 천문 관측과 자연 체험을 결합한 별빛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남해의 멋과 맛을 저장한 냉동창고, 스페이스 미조 주식회사 아랑지 | 2022년도 이을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으며, 지역 자원을 활용한 전시·공연·문화 체험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미조를 운영하고 있다. - 귀촌 선배의 생생한 경험담이 솔솔, 이야기가 있는 산촌의 일상 속으로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 2019년도 이을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으며, 지역 농산어촌을 기반으로 체험형 산림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 원주 피노키오숲에서 누리는 산림 치유의 힘 피노키오숲사업단 | 2023년도 이을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으며, 자연과 산림을 활용한 숲 치유와 한방 의료를 결합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나의 작은 가족, 댕댕이와 함께 떠나는 시골 여행 ‘뚜렁이 페스타’ 주식회사플라이투게더 | 2023년도 이을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으며, 반려견과 반려인이 함께하는 시골 여행 ‘뚜렁이페스타’ 등 다양한 로컬 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strongkhy{ font-size: 1.0em; font-weight: 600; background-color: #eef7ff; padding: 2%;} - 글, 사진 : 김기쁨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4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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