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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물방울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창열 화백이 올해 1월 별세했다.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의 주옥같은 작품은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미술관은 2016년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리 잡았다. 김창열은 미술관 건립을 위해 주요 작품 220점을 기증했다. 홍재승 건축가가 설계한 미술관은 독특하다. 하늘에서 보면 중정을 기준으로 거대한 큐브형 건물 8개가 둘러싼다. 이는 김창열이 추구한 회귀의 철학을 건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관람자의 동선 역시 ‘회(回) 자형’을 따른다. 사각형 전시실을 한 바퀴 둘러보고, 로비에 있는 중정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서 미술관 밖으로 나간다. 관람자는 이 동선에 따라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과 설치 작품을 만나고, 작가의 예술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현무암 돌담이 이어진다. 호젓한 진입로를 따르다 보면 현무암처럼 검은 사각형 건물이 불쑥 나타난다. 미술관의 이국적인 건물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로비로 들어가니 한쪽 벽면 전체가 창문이고, 그곳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창문 옆 벽면에 김창열의 설치 작품 ‘물의 나라 이야기’가 있다. 작은 무쇠 상자 20개 안에 유리로 만든 물방울이 있고, 바닥에는 모래가 깔렸다. 작품 옆에 붙은 해설을 꼭 읽어봐야 한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해설과 그 옆에서 상영되는 동영상을 살펴보면, 김창열의 삶과 작품 세계를 가늠할 수 있다. 김창열은 1929년 북녘의 맹산에서 태어났다. 맹산은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로, 어린 시절 작가는 강변 모래밭에서 친구들과 뒹굴며 놀았다. 해방 후 월남해 서울대학교 미대에서 그림을 공부했고, 한국전쟁 때 1년 6개월쯤 제주에 살았다. 전쟁의 상처는 스무 살 김창열에게 ‘맹수가 물어뜯는 고통’ 같았지만,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마음을 치유했다. 김창열이 제주를 ‘제2의 고향’ ‘마음의 고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전쟁 후 서울로 돌아와 박서보, 정창섭 등과 현대미술가협회를 창립했다. 1972년 파리의 초대전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 출품한 ‘밤의 행사’를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물방울을 그렸다. 로비의 다른 쪽 벽면에는 중정으로 나가는 문이 있다. 중정은 전시실을 한 바퀴 돈 다음에 나가야 한다. 전시실로 가는 컴컴한 복도 모퉁이를 돌자, 창문 앞에 설치 작품 ‘물방울’이 보인다. 물방울은 밖에서 들어오는 빛과 풍경을 담아 영롱하게 빛난다. 다시 복도 모퉁이를 돌면 2021년 5월 23일까지 〈물방울의 변주〉가 열리는 2전시실과 3전시실이 나온다. 전시실에는 다양한 물방울 작품이 있다. 김창열은 캔버스, 마포, 목판, 신문, 활자 등 갖가지 소재에 물방울을 그렸다.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천자문을 배경으로 한 물방울 시리즈는 김창열 작업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배운 천자문을 물방울 작업과 연결했다. 천자문 시리즈의 대표작은 2전시실과 3전시실 사이에 있는 ‘회귀’다. 여러 한자 바탕에 빛나는 물방울 하나가 스며들어 사라지기 직전의 모습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김창열은 왜 그렇게 물방울에 집착했을까. 그는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는 모든 것을 물방울 속에 용해하고 투명하게 무(無)로 돌려보내기 위한 행위”라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존재하는 물방울을 영원한 존재로 변화시켰고, 물방울에서 과거의 아픈 기억을 치유하고 삶의 기쁨을 발견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시실을 다 둘러봤으면 중정을 구경할 차례다. 홍재승 건축가의 안목이 빛나는 이곳은 로비에서 유리문을 열고 나가 만나는 ‘빛의 중정’으로, 큐브형 건물 사이에 자리한 야외 공간이다. 중정에는 연못처럼 물이 찰랑찰랑하고, 그 가운데 물방울 3개가 놓여 있다. 김창열의 설치 작품 ‘삼인’이다. 작은 분수에서 물방울이 작품에 떨어지면 무지개가 나타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람 동선은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중정을 한 바퀴 돌아 옥상으로 올라선다. 오르면서 바라보는 중정의 모습이 다채롭다. 옥상에 서면 비로소 미술관의 전체 모습이 그려진다. 다시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면 미술관 입구다. 관람 동선에 계단이 없다. 시종일관 평지이거나 경사가 완만해, 보행 약자도 어렵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 미술관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한다.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에서 나오면 제주현대미술관을 둘러볼 차례다. 미술관 정문 앞, 관람객에게 손을 뻗은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손을 내밀어 그 손을 잡고 싶다. 상설전시관에서 2021년 3월 5일부터 〈김흥수展〉, 야외조각공원에서 2025년 8월까지 이승수 작가의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전시가 이어진다. 특히 곶자왈인 야외조각공원에서 열리는 전시가 볼 만하다. 원시적인 숲에서 만신창이가 된 인간의 형상은 마치 우리의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제주현대미술관은 곶자왈 특유의 풍요로운 숲을 품어, 작품과 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을 둘러보며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성이시돌목장은 젊은이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그들은 푸른 초원과 테쉬폰(Cteshphon), 우유갑 모양 조형물 등에서 인생 사진을 남긴다. 목장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테쉬폰은 아일랜드 출신 패트릭 맥그린치(Patrick J. McGlinchey) 신부가 제주 중산간의 황무지를 목초지로 개간하는 과정에서 도입한 건축물이다. 맥그린치 신부는 1961년 국내 처음으로 성이시돌목장에 테쉬폰을 여러 채 지었다. 테쉬폰은 곡선형으로 연결된 구조로 시공하기 쉽고, 제주의 강한 바람에 잘 견뎠다. 1960∼1970년대 주택과 창고, 돈사 같은 용도로 제주 곳곳에 보급됐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들러본 곳은 알려지지 않은 왕이메오름이다. 아덴힐CC리조트 주차장 입구에서 200m쯤 더 가면 오름 입구가 나온다. 이 오름은 호명목장의 사유지인데, 도민과 관광객을 위해 개방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고 다녀가야 하는 곳이다. 오름에 들어서면 울창한 삼나무 숲이 반긴다. 서늘한 숲을 지나면 길은 오름 꼭대기로 이어진다. 능선에는 활엽수가 가득하다. 능선을 한 바퀴 돌고, 분화구로 내려갈 수 있다. 잔디가 깔린 분화구 바닥은 고요하고 평온하다. 오름의 축복을 한가득 안고 제주 여행을 마무리한다. 〈당일 여행 코스〉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제주현대미술관→성이시돌목장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제주현대미술관→성이시돌목장 둘째 날 / 방림원→왕이메오름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 제주현대미술관 ○ 문의 전화 - 제주시청 관광진흥과 064)728-2757 -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064)710-4150 - 제주현대미술관 064)710-7801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제주국제공항 정류장에서 151번 급행버스 이용, 동광환승정류장에서 820번 관광지순환버스 환승,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정류장 하차. * 문의 : 극동여객 064)753-0310 관광지순환버스 064)746-7310 ○ 자가운전 정보 제주국제공항→노형로→평화로→용금로→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 숙박 정보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늘송파크텔 : 원노형5길, 064-749-3303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제주알(R)호텔 : 서광로14길, 064-757-7734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제주메이플호텔 : 원노형3길, 064-745-6775 · 한국관광 품질인증 이란? ☞ 숙박, 쇼핑 등 관광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품질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제도로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되며, 다양한 사후관리를 통해 품질을 유지합니다. ※ 더 많은 품질인증업소가 궁금하시다면? KQ 접속! - 꽃신민박 : 한경면 용금로, 010-3829-5836 - 이끌림민박 : 한경면 저지1길, 0507-1305-3349 - 제주힐링리조트 : 한림읍 금악서길, 064)796-3533 - 절물자연휴양림 : 제주시 명림로, 064)728-1510 ○ 식당 정보 - 웃뜨르항아리 : 보말칼국수·전복비빔밥, 한경면 중산간서로, 010-4917-1124 - 뚱보아저씨 : 갈치구이정식·육개장, 한경면 중산간서로, 064)772-1112 - 한라당몰국수 : 고기국수·멸치국수, 한경면 중산간서로, 064)773-0679 - 뉴저지김밥 : 김밥, 한경면 중산간서로, 064)772-3255 ○ 주변 볼거리 금악오름, 낙천아홉굿마을, 수월봉, 환상숲곶자왈공원 ※ 위 정보는 2021년 4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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