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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탄광마을 사람들의 일상은 어땠을까. 영월 마차리 탄광문화촌은 1960~70년대 강원도 탄광마을의 모습과 주민들의 삶을 꼼꼼하게 재현해놓은 곳이다. 석탄을 캐는 갱도뿐 아니라 탄광에 기대 살던 사람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요즘은 전기 스위치 하나면 모든 게 해결되는 참 편한 세상이 됐다. 탄광마을 나들이는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편리한 것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자원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갱도 속은 여름에 선선하고 겨울에 따뜻해 겨울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탄광문화촌 여행은 마차리의 역사를 먼저 되짚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탄광문화촌이 들어선 북면 마차리 일대는 실제로 탄광 광업소가 있던 마을이다. 1935년 영월광업소가 들어서고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이곳은 벌마차로 불리기 시작했다. 벌마차에는 70년대까지 광산에 근무하는 광부와 그 가족들을 위한 우체국, 파출소, 이발소, 술집 등이 옛 모습 그대로 형성돼 있었다. 마차집이라는 선술집과 마차상회라는 가게를 재현해놓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탄광마을로 떠나는 시간여행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공간은 마차리 탄광생활관이다. 생활관에는 광부들의 사택과 공동변소에서부터 양조장, 학교 등 당시 주민들의 생활상이 입체적으로 전시돼 있다. 탄광생활관에 들어서면 술집, 양조장 등 유흥업소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예전 광부들은 힘든 작업 환경 때문에 일이 끝나면 항상 선술집을 찾았다. 고단한 육체노동에서 오는 피로를 시원한 탁주 한 사발을 들이켜는 것으로 해소하고는 했다. 이런 이유로 60년대 탄광촌 양조장은 이른 아침부터 주전자를 들고 술심부름을 오는 꼬마들의 모습이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탄광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 가장 활기를 띤 가게들은 술집, 다방 등 남성들의 유흥업소였죠. 생활관 귀퉁이에 위치한 이발소도 남자들이 많았던 탄광촌의 중요한 시설 중 하나였습니다. 해설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발관 등 대부분의 상점에서는 광업소 사번만 적어주면 계산과 공제가 가능했다고 한다. 광부사택 주변에서는 그들의 생활상이 좀 더 생생하게 드러난다. 광부사택은 부엌 한 칸에 방 한 칸이 전부로 최소한의 주거시설만 갖추고 있다. 광부 가족들은 수도나 화장실을 이웃과 공동으로 이용했고, 공동변소 주변에서는 협업하여 가축을 키우기도 했다. 이렇게 사육한 돼지와 닭 등이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광산 근로자들에게 요긴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탄광촌에서는 항상 물자가 부족해 마차상회가 생필품과 각종 부식, 양곡, 장난감 등을 도매로 들여와서 판매하는 만물상 역할을 했다. 미로 같은 골목을 빠져나와 배급소, 복지관 등을 거치면 마차리 학교가 나타난다. 마차리 학교는 1960년대 초등학교 교실을 그대로 재현한 영상자료실이다. 이곳에서는 교실에 놓인 의자에 앉아 우리나라의 석탄산업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영상수업 시간이 마련돼 있다. 탄광촌 서민들의 삶을 둘러보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광부들의 일터를 구경할 차례다. 갱도체험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길목에는 예전 광산에서 이용됐던 작업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원통형 드럼에 로프를 감아 석탄을 들어 올리는 권양기, 광부들을 작업장까지 수송하던 인차, 광산에서 채굴한 광석이나 석탄을 운반하던 광차도 보인다. 이 가운데 인차는 꼭 가정에서 쓰는 욕조를 닮았다. 갱도체험관에 도착하면 60년대 갱도 속으로 직접 들어가보는 흥미진진한 체험이 시작된다. 작업복 입어보기, 일일광부체험 등 간이체험도 곁들여진다. 관람객들은 초입에 있는 갱도사무실에서 안전수칙을 숙지한 뒤 안전모와 작업복을 직접 착용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슬슬 지하 갱도로 접어들면 이제부터 '체험 삶의 현장'이 느껴지는 진지한 시간이다. 화면과 스피커를 통해 실제 탄광의 모습과 효과음이 고스란히 재현된다. 검은 얼굴에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광부의 얼굴과 그들의 지친 한숨소리가 비로소 갱도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준다. 탄광 안은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금기시되는 행위들이 있었다고 한다. 현지 해설사는 갱도 안에서는 휘파람을 불거나 큰 소리를 내는 것이 금기시됐습니다. 부부싸움을 한 뒤에도 갱도에 들어가지 않았죠. 폭발 위험이 있으니 담배도 금물이었고, 개고기를 먹고 들어서는 것도 삼갔다고 전한다. 갱도 공간은 굴진, 채탄, 운반 등의 과정을 차례로 보여준다. 지하 깊숙이 매장된 석탄을 생산하기 위해 갱도를 발파하고 곡괭이나 드릴 등으로 채탄하는 과정이 사실감 있게 재현돼 있다. 작업장 가는 길의 마지막 공간은 막장 작업장이다. 희박한 공기에 의지해 유독가스인 일산화탄소 중독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던 광부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갱도 체험장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도시인들에게 소중한 연료가 될 석탄을 캐내기 위해 땅 속 깊은 막장에서 검은 가루를 뒤집어쓰고 땀 흘렸던 광부들의 노고와 애환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70~80년대 석탄산업 재해로만 매년 평균 170여 명이 채탄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탄광마을에서의 이색체험은 그들을 기리는 위령탑 앞에서 고마움을 되새기는 것으로 차분히 마무리된다. * 마차리 탄광문화촌 이용안내 홈페이지 : http://www.coaltour.com/hb/machari 운영시간 : 10:00~18:00(동절기에는 17시까지 /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요금 : 어린이 1,000원, 청소년 1,400원, 성인 2,000원(20인 이상 단체 할인) 문의 : 033-372-1520 * 주변명소 강이 어우러진 영월의 풍취를 제대로 느끼려면 선암마을과 선돌을 빼놓지 말자. 서면 서강변의 선암마을은 한반도의 지형을 쏙 빼닮아 유명해진 곳이다. 선암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나무 벤치에 앉으면 마을 주변을 휘감아 흐르는 아름다운 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소나기재 인근의 선돌도 우뚝 솟은 바위와 서강이 어울린 풍광이 일품이다. *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을 경유해 중앙고속도로 제천IC에서 빠져나온다. 38번 국도를 따라 영월읍내로 향하다가 413번 지방도를 거쳐 북면 방향으로 달리면 탄광문화촌이 보인다. - 글, 사진 :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 위 정보는 2012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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