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변산자연휴양림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첫 해안형 자연휴양림이다. 바다를 품은 숲에서 하루를 묵어갈 수 있다. 그 위치도 격포와 곰소 중간 지점이라, 변산마실길을 거닐며 부안의 바다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변산반도는 전북특별자치도 남서부에서 바다로 돌출한 지형이다. 새만금방조제 남쪽 끝자락 부안군 일대다. 산악 중심의 내륙 쪽을 내변산, 바다 쪽 해안을 외변산이라 부른다. 산과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어 여행지로 인기다. 최근에는 그 중간쯤에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이 새로 개장했다. 그동안 국립자연휴양림은 대개 내륙의 산기슭에 조성되었다. 산과 숲이 조화로운 ‘땅’이 많았다. 해안에 들어선 건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처음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모항에서 내려 약 2km를 이동한다. 자가용 이용자는 국도 30호선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도로변에 매표소가 있고, 내리막으로 굽이쳐 돌면 방문자안내소다. 간략한 안내를 받은 뒤에 휴양림으로 입장하는데 그때부터 바다가 보인다. 비로소 해안형 국립자연휴양림임을 실감한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은 크게 방문자안내소와 산림문화휴양관, 습지생태관찰원으로 나뉜다. 육지 쪽으로 방문자안내소와 산림문화휴양관이 있고, 바다 쪽으로 습지생태관찰원이다. 산림문화휴양관은 3층 건물 2개동이 떨어져 자리한다. 5인실(30㎡) 16실과 7인실(43㎡) 3실, 9인실(57㎡) 4실로 이뤄져 있다. 모든 숙소는 바다 쪽으로 창이 났다. 자연스레 바다를 품는 ‘오션 뷰(ocean view)’다. 해안형 자연휴양림의 장점을 한껏 살려냈다. 숙소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봄볕의 바다를 탐해볼 일이다. 습지생태관찰원은 데크를 지나 해안으로 내려가면 된다. 습지 규모는 아담하다. 그 사이 데크를 걸으며 가볍게 생태계를 관찰한다. 이제 막 봄기운이 돋아나려 한다. 습지생태관찰원에서 다시 한 단 아래로 내려가면 해안이다. 해수욕이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넓고 고운 모래사장은 아니다. 휴양림답게 정적인 산책에 어울리는 아담하고 정겨운 해안이다. 물놀이의 아쉬움은 휴양관 앞 물놀이장에서 달랜다. 현재는 사용이 어렵고 여름철에 개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찾는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바다를 간직한 ‘휴양림’답게 산속 휴양림보다 정적이고 느긋하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매력이 또 하나 있다. 이번에는 동적이다. 산림문화휴양관과 습지생태관찰원 사이에 경계를 짓듯 길이 지난다. 휴양림의 산책로이자 변산마실길 6코스의 일부다.
http://www.ibuan.co.kr/tour05/ 변산마실길은 새만금전시관(서두터)에서 부안자연생태공원에 이르는 총 8코스로 내·외변산을 아우른다. 그 가운데 6코스는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서쪽 고개에서 내려와 휴양림을 가로지른 뒤 동쪽 고개로 이어진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은 산책로가 다양하지 못한 게 일말의 아쉬움인데, 변산마실길 6코스가 자연스레 휴양림의 산책로 범위를 확장한다. 바다를 끼고 고갯길을 걷노라면 간간이 피어난 진달래가 봄 향기를 건넨다. 바다 쪽으로는 소나무 가지 사이로 드러난 푸른빛이 그윽하다. 원하는 만큼 걸음을 냈다가 언제든 돌아오면 그만이다. 변산마실길을 제대로 걷고 싶다면 격포항의 채석강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마실길 4, 5코스를 지나 6코스 초입의 국립변산자연휴양림까지 약 15km 거리로 4~5시간 걸린다. 격포항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면 해질녘에는 국립변산자연휴양림에 다다른다. 다소 먼 거리라 여겨지면 솔섬을 목표로 삼는 것도 좋다. 전북학생해양수련원 앞 바다에 위치한 솔섬은 해질녘 일몰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반대로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을 출발해 곰소염전까지도 걸어볼 만하다. 쌍계재 아홉구비와 곰소염전을 잇는데, 20km 조금 넘는 거리로 5시간 남짓 소요된다. 해질녘에 맞춰 곰소항에 다다르면 솔섬 못지않은 아름다운 노을이 반긴다. 마실길이 아니어도 좋다. 격포나 곰소 일원은 국립변산자연휴양림에 베이스캠프를 정하고 차로 이동해서라도 다녀올 만한 여행지다. 격포는 격포해수욕장과 채석강이 외변산의 진수를 선보인다. 격포해수욕장은 500m 남짓 아담한 해안이지만 서해에서 손꼽는 해수욕장이다. 모래가 곱고 한적하다. 물론 해안 남쪽에 이어지는 채석강의 영향이 적잖다. 채석강은 강(江)과는 무관하다. 그 모습이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강물에 뜬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彩石江)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마치 책이나 판자를 수천 겹으로 포갠 듯 특이한 형상의 단애다. 중생대 백악기(약 7,000만 년 전)의 퇴적암 성층으로 오랜 시간의 켜를 날것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채석강은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 미리 시간을 확인하고 물이 빠졌을 때 찾아야 바위 위를 거닐며 채석강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다.
www.khoa.go.kr 닭이봉이라는 봉우리도 가깝다. 20분 정도 오르면 격포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채석강 반대편으로는 적벽강도 멀지 않다. 채석강보다 오밀조밀한 바위의 생김이 또 다른 볼거리를 선물한다. 채석강과 마찬가지로 중국 양쯔 강 상류의 적벽과 흡사해 같은 이름을 붙였다. 곰소항과 곰소염전은 격포의 반대편이다. 곰소항은 일제강점기 줄포항이 기능을 상실하며 생겨났다. 항구에서 바라보는 곰소만 건너편은 고창인데, 바다와 어우러진 육지의 풍경이 장관이다. 물길 건너 소요산과 경수산이 어울려 산수를 그린 듯하다. 넓게 펼쳐진 갯벌도 매력적이다. 곰소의 매력은 눈에 보이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부르는 젓갈을 빠뜨릴 수 없다. 곰소는 우리나라 젓갈시장 가운데 손꼽히는 곳이다. 낙지, 명란, 토하 등 몇십 가지 젓갈이 줄을 잇는다. 인근에는 젓갈정식을 잘하는 집이 많다. 한끼 식사로 손색없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곰소염전으로 이동한다. 4월을 넘어가며 소금 채취를 시작하는데 염전 그 자체의 광활한 풍경과 소금창고의 조화만으로 압도한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에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부안의 해안 여행이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은 해안형 자연휴양림이라는 특수성 덕분에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이후 6주차 월요일까지 예약을 받는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예약률도 높다. 하지만 쉽게 포기할 까닭은 없다. 비수기인 경우 숙박예정일 이틀 전까지는 전액, 하루 전까지는 10%, 당일 취소는 20% 공제 후 환불이 이뤄져 예약 취소에 따르는 부담이 적다. 덕분에 예약 취소가 적잖다. 자정 이후 전날 취소분을 노려봄 직하다. 국립변산자연휴양림 주소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변산로 3768 문의 : 063-581-9977 http://www.huyang.go.kr/main.action 부안마실길 문의 : 063-580-4382 http://www.ibuan.co.kr/tour05/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문의 : 063-580-4713 http://www.buan.go.kr/tour/index.buan 1.주변 음식점 계화회관 : 백합요리 / 부안군 행안면 변산로 95 / 063-581-0333 http://www.ijuk.co.kr/ 곰소쉼터 : 젓갈정식 / 부안군 진서면 청자로 1086 / 063-584-8007 http://곰소쉼터.fuv.kr/ 군산식당 : 충무공정식 / 부안군 변산면 격포항길 16 / 063-583-3234 2.숙소 베니키아 채석강스타힐스호텔 : 부안군 변산면 채석강길 33 / 063-581-9911, 063-581-1330 채석리조텔 오크빌 : 부안군 변산면 격포로 196 / 063-583-8046 http://www.csr063.co.kr/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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