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65일 중 2일은 해가 바쁘다. 한 해의 시작과 마지막 날에는 많은 사람이 해한테 소망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요즘은 한가로울 해에게 소망을 전하기 위해 강화도로 향했다. 대미를 장식할 일몰 전 들려볼 만한 곳을 골라봤다. '옥토끼 우주센터 → 북문길 → 낙조대' 코스를 소개한다. '우주'하면 왠지 낯설다. 학생 시절, 과학 시간에 배우고 SF영상물을 통해 접하기도 했지만 우주라는 실체는 개개인에게 구체적이지도, 선명하지도 않은 미지의 세계. 이런 우주를 '노는 것'처럼 알아가고, 탐험하듯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옥토끼 우주센터'이다. 옥토끼 우주센터는 우주에 관한 신지식의 장이 되고자 설립됐다. 아이에게도 쉽게 우주를 알리고, 어른은 동심으로 돌아가 어릴 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즐거운 테마공원이기도 하다. 실외 공간에는 여러 주제의 공원, 사계절 썰매장 등을 조성해 가벼운 나들이에도 제격이다. 옥토끼 우주센터 입구, 우주선을 감싼 바람이 금속으로 굳은 듯한 인상의 외관과 우뚝 솟은 전망탑 그리고 낮고 넓은 건물 옆면 등 전체적인 실루엣이 익숙지 않은 모습이다. 이색적인 분위기와 함께 호기심, 기대감이 상승한다. 센터에 입장하면 우주박물관으로 이어진다. 박물관 전시 주제 순서는 '태양계여행 → 우주개발의 역사 → 항공/로켓발전사관 → 화성탐사관 → 우주생활관 → 우주왕복선 → 국제우주정거장 ISS → 달탐험존 → 대한민국소유주관 → 우주과학체험존'으로 구성돼 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에서 본인이 주장한 '지동설'을 철회했다. 그리곤 재판장을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불과 380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1903년 라이트형제는 12초 동안 36.5m를 날아 최초의 비행을 했다. 이로부터 66년 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 최근 2008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이소연 박사가 우주에 다녀왔다. 이렇게 점점 가까워진 우주, 전시 해설자의 설명이 더해지면서 더욱 가까워진다. 우주인의 생활 모습이 재현된 전시가 재미있다. 우주에서 수면하려면 몸을 고정해야 하고, 식량은 부패방지, 부피를 줄이기 위해 냉동 건조된 음식물로 해결한다. 이외에도 우주에서 대소변을 보는 방법, 샤워하는 방법 등이 전시됐다. 실외는 완만 산기슭을 기반으로 곳곳에 아기자기한 공원을 조성했다. 거대한 공룡 모형을 숲 속에 배치한 '공룡의 숲'에서는 아이들 울음이 터지기도 한다. 높이 10m가 넘는 로봇 조형물을 세워놓은 곳에선 사진 찍는 가족이 흔하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난 아이들이 특이 좋아하는 곳은 4계절 썰매장이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호호 깔깔이 끊이지 않는다. 강화대로에서 북문길로 접어들면 마음의 선율이 요동치는 여정이 시작된다. 순절비, 강화문학관을 지나 고려시대 대몽항쟁의 근거지로, 조선시대 행궁이 세워진 요충지로 이용됐던 '궁지'로 가보자. 비석 두 개가 세워져 있다. '김상용 순절비'이다. 김상용은 조선 인조 때 문신으로, 병자호란 당시 인조의 명을 받아 종묘 위패를 챙겨 강화도로 피난 갔지만, 청군에게 강화도가 함락되자 강화산성 남문루에 화약을 쌓아놓고 불을 붙여 순국한 인물이다. 그의 우국충정을 기리고자 세운 비석을 만난 것이다. 강화도 하면 단군신화, 아픈 역사적 사건들이 떠오르지만, 그것들이 강화도의 전부는 아닐 터. 순절비에서 약 100m 거리에 강화도 특유의 문학세계를 만날 수 있는 '강화문학관'이 있다. 관직에서 물러나 강화도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살았던 문장가 이규보 선생, 강화학파 이건방의 제자이며 최후의 선비라 불리는 정인보 선생 등 강화를 대표하는 문인을 만나보자.
새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네 무궁화 온 세상이 이젠 망해 버렸어라 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지난 날 생각하니 인간 세상에 식사 노릇하기 어렵기만 하구나 <황현, 절명시> 강화문학관에서 오르막을 지나 길이 꺾이는 곳에 고려궁지가 있다. 이름은 고려궁지지만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사다난한 일이 생긴 장소다. 1232년(고려 고종 19), 고려는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로 옮긴다. 몽골군의 침략을 피하기 위한 천도였다. 이후 대몽항쟁기 39년간 이곳은 고려의 왕궁으로 사용됐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왕이 머무는 행궁이 지어졌으며 주위에는 유수부 이방청을 포함해 여러 관청이 들어섰다. 정조 때에는 왕실 서적을 보관하는 외규장각이 세워졌다. 하지만 1866년 프랑스군이 강화도를 습격하면서 외규장각 내 보관 중이던 중요서적이 약탈되고 건물은 불에 탔다. 아직도 그 서적은 프랑스에 있는 실정이다. 나라가 망하자 선비의 도리라며 자결한 황현 선생의 절명시 앞에서, 2003년 복원된 속 빈 외규장각 앞에서 역사가 전하는 여러 가지 중엔 두려움도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그저 잘 먹고 잘 살자는 요즘 세상에 곱씹어볼만한 화제를 안고 이번 여정을 마무리할 낙조대로 향했다. 고려산 낙조대의 풍경은 강화 8경 중 하나이다. 일몰시각보다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기다림을 시작한다. 아래로, 섬사람이 일군 삶터가 옹기종기 모였다. 그 너머로 해가 떨어진다. 곧이어 노을이 날개를 펼치고 이내 접는다. 우주 멀리서 여기까지, 과거 멀리서 지금까지. 해가 지는 찰나의 풍경이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소중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렇게 서서 소망을 지는 해에 담으니 좋지 아니한가. 주변 음식점 -왕자정묵밥 : 묵밥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북문길 55 / 032-933-7807 -별미정숯불장어 : 장어 / 인천광역시 강화군 선원면 더리미길 10 / 032-932-1371 http://www.byulmijung.com/ -신아리랑집 : 젓국갈비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남문안길20번길 11 / 032-933-2025 -장수촌 : 닭백숙 /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중앙로 1162 / 032-932-8544 숙소 -노을내리는아름다운집 :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 933 / 032-933-9677 http://www.casamia1004.com/ -알프스모텔 : 인천광역시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 583 / 032-933-9997 -그린파워모텔 :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 61-2 / 032-937-9994 -프레시아호텔 :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41 / 032-937-6826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 ahn856@gmail.com ) ※ 위 정보는 2013년 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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