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은 복 받은 고장이다. 시인 김영랑 생가를 비롯해, 다산 정약용의 체취가 스민 다산초당과 차밭, 가고 싶은 섬 가우도, 강진군과 영암군을 아우르며 우뚝 서 있는 월출산, 천년고찰 백련사 등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어디 그뿐인가. 마량 수산시장의 맛좋은 해산물과 정갈한 한정식은 없던 입맛까지 한껏 돋운다. 이런 강진에 최근 관광코스가 하나 더해졌다. 이름부터 매혹적인 '남도명품길'이다. 남도명품길은 거창하거나 무겁지 않다. 기존의 길을 이어 만든 소박한 오솔길이다. 길은 강진의 문화와 역사를 한데 잇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다산초당과 백련사가 이 길로 통한다. 길을 걷다 보면 자연의 품 안에서 생태 여행도 즐길 수 있다. 탐진강 하구에서 강진만으로 이어지는 길에 조성된 생태공원이 주인공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약 66만㎡(20만 평)의 갈대 군락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이 갈대 군락 하면 얼른 순천만을 떠올리지만 강진의 갈대군락도 순천 못지않다. 무엇보다 이곳은 생태의 보고다. 2015년 9월 국립환경과학원의 정밀조사 결과 이곳엔 총 1131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해안 11개 하구 평균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또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 등 철새들의 집단 서식지로도 알려졌다. 강진군은 2014년부터 86억의 예산을 들여 생태공원 조성에 착수했다. 총연장 2.8km에 이르는 생태탐방로도 이 사업에 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이따금 갈대군락과 군락 사이가 섬처럼 끊어져 있는데, 탐방로가 이들을 이어주기도 한다. 남도명품길은 크게 두 코스로 갈린다. 1코스는 생태공원에서 갈대군락을 본 다음 남포마을을 거쳐 목리마을, 탐진강을 지나 강진군청 쪽으로 이어진다. 길은 강진만에서 내륙 쪽으로 향하는데, 이는 다산 정약용의 흔적을 따라가는 길이기도 하다. 코스 중간에 복원을 준비 중인 이학래 생가터가 눈에 들어온다. 이학래는 본명이 '청'이고, 자가 '학래'로 1802년 다산 정약용에게 입문한 후, 그가 유배에서 풀려날 때까지 다산의 저술활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금 역사학계에선 이학래를 다산학 수립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제자라고 평가한다. 사의재는 다산의 흔적이 스민 또 다른 명소다. 다산은 1801년부터 1818년까지 만 열여덟 해를 강진에서 보냈는데, 처음 도착해 4년 동안 기거한 곳이 바로 사의재다. 사의재의 외관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사실 정약용은 당대 최고의 석학이었고, 정조 임금은 그를 총애했다. 그러나 노론 진영은 그가 천주교에 기울어져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제거 음모를 꾸몄다. 결국 정약용은 당파싸움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사의재의 초라한 모습은 정쟁으로 말미암아 귀양살이 신세가 된 정약용의 처지와 묘하게 겹친다. 시인 김영랑 생가는 사의재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어린시절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로 시작하는 동요를 배운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시를 지은이가 바로 김영랑 시인이다. 북쪽을 대표하는 이가 김소월이라면, 남도는 김영랑이 단연 으뜸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내 마음을 아실이' 등 시인이 남긴 주옥같은 시편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김영랑 생가는 분위기만으로도 시심을 자극한다. 제2코스는 생태공원을 출발해 강진만을 쭉 따라가다가 석문공원, 만덕산, 백련사, 다산초당으로 이어진다. 강진만을 따라 걷다 보면 철새도래지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이 코스는 '사랑 구름다리'가 볼거리다. 사랑구름다리는 만덕산과 석문산을 이어주는 구름다리로, 강진을 찾은 가족과 연인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고자 콘셉트를 '사랑'으로 정했다. 다리 입구에 하트 모양의 조형물을 세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다리 길이는 111m로 오가는 데 부담이 없다. 다리 중간에서 바라보는 석문산과 만덕산의 풍경은 운치가 넘친다. 다리를 지나면 오솔길 같은 남도명품길이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 오르면 강진만이 바라다보인다. 길을 오르기 부담스럽다면 석문공원에서 휴식을 취하자. 석문공원 바로 앞엔 계곡이 흐르는데, 계곡에 물놀이장이 마련돼 여름이면 가족 단위 여행객들로 넘쳐난다. Tip 강진군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정약용을 테마로 한 남도유배길 4개 코스를, 2010년과 2012년에는 바다둘레길 2개 코스를 조성했다. 남도명품길은 남도유배길 구간을 일부 포함하는 새로운 길로 이해하면 된다. 남도명품길의 출발지인 생태공원에서는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동안 '제1회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10월 29일엔 '제1회 강진 바스락 남도 명품길 걷기여행 축제'가 열린다. 걷기여행 축제 061-430-3341, 갈대축제 061-430-3332 출처 : 청사초롱 글, 사진 : 지유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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