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은 대형마트가 주지 못하는 소통이고 교감이다. 정선오일장은 쇼핑 부문 2012년 ‘한국관광의 별’이다. 우리나라 오일장을 대표한다. 옛 재래시장의 정감 어린 풍경이 고스란하다. 여기에 풍성한 이벤트가 장터를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 물론 풍성한 먹을거리도 빠뜨릴 수 없다.
글 박상준 , 사진 문일식 굽이굽이 산길이다. 정선으로 향하는 길은 연신 좌우와 상하를 굽이치며 열린다. 첩첩산중의 강원도 아리랑고개를 실감한다. 11월에 눈이 내려 4월까지 이어진다니 1년에 절반은 눈구경을 할 수 있는 동네다. 한 많은 <정선아리랑>의 연원을 묻지 않아도 알 법하다. 이런 정선이 유독 들썩이는 날이 있다. 5일에 한 번, 끝자리가 2와 7일로 끝나는 날이다. 바로 정선오일장이다. 인근 산골에 사는 사람들과 정선나루터를 오가는 행상들이 모여 자연스레 장터를 꾸린 게 시작이었다. 그 전통이 발전해 지난 1966년 정선오일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느 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시골 장터였다. 그러다 1993년 철도와 연계한 ‘정선오일장 관광열차’가 생겨나며 상황이 바뀌었다. 함백산, 가리왕산 등으로 둘러싸인 청정 자연과 내륙 오지 재래시장이 주는 정감, 그리고 정선의 산나물 등 특산품이 결합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이 났다. 재래시장의 북적대는 다정이 그리운 도시 사람들이 하나둘 달려왔다. 이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 가운데 하나다. 정선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청량리와 정선을 잇는 열차가 어김없이 오간다. 차량이나 버스로 정선을 찾는 여행자들도 일부러 정선오일장에 맞춰 온다. 찾는 이들이 늘어나니 장터도 커졌다. 토요일마다 주말장도 운영한다. 평소에는 오일장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정선아리랑시장(옛 정선중앙시장)에서 재래시장의 풍경을 어렵잖게 접할 수 있다. 정선오일장 여행은 아케이드 형태의 정선아리랑시장을 출발지로 삼으면 좋다. 시장 입구에 ‘얼른 와요! 여가 장터래요!’라는 문구가 붙었다. 대부분의 방문자들이 자연스레 강원도 사투리의 독특한 억양을 흉내 낸다. 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그 주변으로 크고 작은 좌판이 줄을 잇는다. 상점과 노점이 너나없이 어울려 장터를 이룬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역시 정선의 산나물이다. 봄철이 특히 절정이다. 곤드레에서 곰취, 취나물, 며느리취, 누르대, 두릅 등 산나물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굳이 철을 따질 까닭도 없다. 곤드레 모종에서 무침, 장아찌, 냉동 곤드레 등 곤드레 종류만도 여러 가지다. 계절별 특산품도 다채롭다. 여름에는 영지버섯, 가을에는 더덕이나 감자, 고추 등이 눈길을 끈다. 황기나 당귀 등 약재도 보인다. 어디 산나물뿐일까. 시장을 거닐다 보면 아줌마들의 일바지(몸뻬)나 예스런 짚신, 각설이의 엿가락 하나도 괜스레 탐이 난다. 순수 국내산이냐 수입산이냐 의심할 까닭도 없다. 상인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자치규약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농·특산물이 정선 지역에서 생산된 자연식품이다. 시장 상인들이 목에 걸고 있는 ‘정선 5일장 신토불이증’이 그 증거다. 시장협동조합에서 발급해 우리 농산물에 대한 믿음을 더한다. 시장 안 이야기가 있는 아리랑골목도 재미나다. 문인들의 아리랑 시와 벽화들이 정겨운 구간이다. 재래시장 나들이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정선오일장에는 정선의 전통 먹을거리들이 즐비하다. 콧등치기국수와 올챙이국수는 그 이름부터 재미나다. 콧등치기는 뗏목꾼들이 장국에 말아먹던 메밀국수다. 면발이 억세서 먹을 때 콧등을 친다고 해 콧등치기다. 올챙이국수는 어렵잖게 알아볼 수 있다. 옥수수묵을 굵은 체에 내려서 그 생김새가 헤엄치는 올챙이를 닮았다. 국수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메밀총떡이라 불리던 메밀전병도 별미다. 메밀전병에 김치와 돼지고기 다진 소를 넣어 굽는데,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입에 군침이 돈다. 수수부꾸미와 배추전 등도 입맛을 돋운다. 한끼 식사를 원한다면 단연 곤드레밥이다. 정선 여행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곤드레를 넣고 지은 밥에 간장양념을 더해 쓱쓱 비벼 먹는다. 비빔밥보다 부드러우면서 산나물의 향취가 느껴진다. 먹을거리가 많으니 시장 나들이를 먹자골목에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차례 허기를 면하고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본 뒤 가벼운 식사를 해도 좋다. 속이 든든해졌다면 이제 볼거리를 찾을 일이다. 시장 풍경 자체가 특별하고 정감 있는 볼거리지만 상설공연도 흥을 돋운다. 장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토요일에는 정오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이벤트공연장에서 떡메치기, 아리랑 공연, 노래자랑 등을 진행한다. 휴가철에는 종종 금요일에도 공연이 열린다. 매주 토요일 저녁 7시에 올리는 인형극도 볼 만하다(2014년은 9월 27일까지). 좀더 형식을 갖춘 극을 원할 때는 정선아리랑극도 볼거리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해 15년째 지속하고 있다. 정선오일장이 열리는 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정선문화예술회관 3층에서 공연한다. 정선아리랑상품권 5,000원으로 관람하는데, 상품권은 정선아리랑시장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오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정선시티투어(033-563-9053)도 선착순 유료로 진행된다. 기차와 연계한 하루 여행으로 안성맞춤이다. 민둥산역을 출발해 아라리촌과 정선역, 정선오일장, 정선문화예술회관 구간을 기본으로 스카이워크 또는 화암동굴을 경유하는 두 가지 코스가 있다. 정선역에서 기차가 도착하는 시각에 맞춰 출발한다. ✔ 주소 - 강원 정선군 정선읍 봉양7길 39 ✔ 문의 - 정선아리랑시장 033-563-6200 / blog.naver.com/jungsun_mk ✔ 식당 - 회동집 : 콧등치기국수 / 정선군 정선읍 비봉로 58-1 / 033-562-2634 - 대박집 : 메밀전병 / 정선군 정선읍 5일장길 34 / 033-563-8240 - 동박골식당 : 곤드레밥 /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 1314 / 033-563-2211 ✔ 숙소 - 상유재 :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 1321 / 033-562-1162 - 가리왕산자연휴양림 : 정선군 정선읍 가리왕산로 707 / 033-562-5833 - 정선아라리촌 : 정선군 정선읍 애산로 37 / 033-562-7062(정선군시설관리공단) ✔ 여행 팁 시티투어 버스(1644-9053)를 이용하면 정선 오일장과 주변 관광지를 쉽게 둘러볼 수 있다. 오일장이 열리는 정선아리랑시장을 둘러보고 정선아리랑극을 관람한 뒤 화암동굴이나 화암약수터와 그림바위 미술마을을 선택해서 구경할 수 있다. 아리랑극 공연이 없는 날에는 아라리촌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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