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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개항한 지 110년이 훨씬 넘은 유서 깊은 항구도시이자 바다의 도시이다. 바다의 고장인 만큼 서남해안의 다도해와 차진 갯벌에서 나는 갖가지 해산물이 넘쳐나는 곳이기도 하다. 세발낙지, 홍탁삼합, 꽃게무침과 꽃게장, 민어회와 갈치조림은 목포가 자랑하는 ‘5미(味)’이다. 목포 5미와 함께 식도락 여행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전라도 잔칫상에 절대 빠져선 안 되는 것이 바로 홍어다. 잔칫상에 홍어가 없으면 자리를 박차고 되돌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홍어는 손님들에게 꼭 대접해야 할 귀한 음식이다. 홍어는 금어기인 6월을 제외하면 사시사철 잡히지만, 그래도 산란기를 맞아 살이 차지는 겨울부터 초봄까지 나는 홍어를 최고로 친다. 홍어로 만든 대표적인 음식이라 하면 두말할 것도 없이 홍어삼합이다.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지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낸 음식이다. 세 가지를 함께 싸 먹는데 홍어가 발효되면서 발생하는 강력한 향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많지만, 홍어의 알싸한 향과 돼지고기의 담백함, 묵은지의 상쾌함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여기에 막걸리가 어울리면 홍탁삼합이 된다. 옥암동에 위치한 인동주마을은 홍어삼합과 함께 꽃게장까지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전남 신지식인, 남도음식명가, 목포음식 명인의집 등 숱한 간판들이 식당 입구에 화려하다. 인동주마을은 인동초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술을 빚는 곳이다. 인동초는 늘 푸른 잎을 가지고 춥고 기나긴 겨울을 견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금은화 또는 인동덩굴로도 불린다. 잎에 타닌 성분이 있어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감기에 효과가 있으며, 잎과 줄기는 염증과 독을 없애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꽃게장에는 인동초 꽃을 넣어 꽃게의 비릿한 맛을 없애고 입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물을 사용하지 않고 생강, 무, 마늘 등을 이용해 간장의 짠맛을 조절한다. 인동초막걸리와 평화주는 구수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묵직하다. 꽃게장백반(4인 기준)을 시키면 정교자상에 꽃게장과 홍어삼합이 어우러진 푸짐한 한 상을 내준다. 특히 봄에는 홍어애국이 별미로 올라오니 홍어를 제대로 맛보려면 봄날이 가기 전에 들러볼 일이다. 인동주마을에 들렀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인동주다. 인동주마을에서는 인동초를 사용해 인동초막걸리와 인동초평화주라는 술을 빚는다. 누룩과 멥쌀을 사용해 10일 정도 발효시킨 다음 1년 넘게 발효시킨 인동초 꽃과 줄기를 넣어 또다시 5일 정도 숙성시켜 만든다. 홍어삼합과 인동초막걸리면 말 그대로 진정한 홍탁삼합이 완성된다. * 인동주마을 : 목포시 복산길12번길 5, 061-284-4068 민어는 6월부터 9월까지 나는 생선이다. 쌀 한 섬과도 안 바꿀 정도로 여름 보양식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민어(民魚)’로 나와 있을 만큼 예부터 백성들이 즐겨 먹던 생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민들이 맛보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쌀 뿐 아니라 산지에 가야 맛볼 수 있는 귀한 생선이 되었다. 전에는 서해안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전남 영광 이남의 서남해안 인근에서 주로 잡힌다. 민어는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이다. 살은 회로 먹고, 뼈와 머리는 매운탕의 좋은 재료가 된다. 민어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부위가 바로 부레다. 홍어에 애가 있다면 민어에는 부레가 있다. 민어가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하도 시끄러워 바닷가 어부들이 잠을 못 이룰 정도라고 하는데, 바로 이 부레로 만들어내는 소리다. 옥암동에 위치한 허사도는 민어회정식과 민어굴비정식을 내는 곳이다. 민어회와 민어전뿐 아니라 민어 부레도 맛볼 수 있다. 민어가 제철이 아닌지라 지금은 쉽게 맛볼 수 없다. 민어를 맛본 그날은 해제면 지도까지 가서 공수해온 귀한 민어였다. 광어나 우럭처럼 쫄깃한 식감은 아니지만, 씹을수록 밀려오는 고소함과 감칠맛은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민어 부레는 약간 질긴 듯하지만 오래 씹으면 입안에 퍼지는 고소함이 민어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제철이 아니지만 다가오는 6월, 산란기를 맞은 민어들이 바닷속에서 울부짖기 시작하면 민어를 맛보러 목포로 향할 일이다. * 허사도 : 목포시 평화로 112, 061-285-4888 전라남도 서남해안 갯벌은 수많은 생명체가 기대어 사는 차진 갯벌이다. 타우린을 많이 함유하여 ‘갯벌 속의 인삼’이라 불리는 낙지 역시 이 차진 갯벌에서 난다. 발이 새 다리처럼 가늘어서 이름 붙여진 세발낙지는 목포와 무안에서 많이 나며, 일명 ‘뻘낙지’로 불린다. 낙지만큼 영양이나 맛을 따라올 것이 없다. 특히 가을낙지는 쇠젓가락을 휘게 하고, 누워 있는 소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낙지요리만도 연포탕, 갈낙탕, 낙지볶음, 낙지호롱, 낙지초무침 등 10여 가지가 넘는다. 그중에서 연포탕은 낙지요리의 백미다 온금동에 위치한 인도양은 연포탕을 잘 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낙지요리는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먹을 수 있지만, 산지에서 맛보는 낙지는 우선 신선도가 뛰어나다. 목포수협 위판장에서 바로바로 가져오기 때문이다. 낙지요리는 양념이 많으면 낙지 고유의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특별한 비법은 없다. 잘 우려낸 육수에 대추, 은행, 황기 등의 한약재를 넣고 끓인 뒤 중간 크기의 활전복과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뻘낙지를 넣으면 끝. 연포탕을 제대로 즐기려면 육수에 넣은 낙지를 적당히 데쳐야 한다. 너무 익히면 질기고 낙지 본연의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 인도양 : 목포시 해안로 47, 061-243-0777 목포의 갈치요리는 목포 연근해산 먹갈치를 사용한다. 주로 흑산도와 추자도 인근에서 잡힌다. 갈치는 흔히 은갈치와 먹갈치로 나뉘며 제주 은갈치, 목포 먹갈치라고 부른다. 하지만 은갈치와 먹갈치의 차이는 낚시로 잡느냐, 그물로 잡느냐의 차이다. 낚시로 잡으면 은갈치, 그물로 잡으면 먹갈치란다. 그러니 갈치 맛의 차이는 대동소이할 터. 맛의 미묘한 차이는 미식가들에게 맡기자. 요즘은 갈치가 귀해 ‘금갈치’를 넘어 ‘다이아갈치’라 불릴 정도로 비싸다고 한다. 그만큼 어획량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비쌀 때에는 큰 먹갈치 한 마리에 8만 원을 호가한다고 하니 갈치도 귀한 생선의 반열에 오른 듯하다. 갈치조림으로 유명한 곳은 초원음식점이다. 갈치를 수매하는 중매인들도 자주 와서 먹는다고 하니 25년이나 된 초원음식점의 명성을 익히 알 만하다. 초원음식점의 갈치조림은 고구마대와 김치, 무를 넣고 자작자작하게 조려 낸다. 약간 짭짤하지만 강하게 다가오는 매콤한 뒷맛이 매력적이다. * 초원음식점 : 목포시 번화로 37-6, 061-243-2234 1.주변 음식점 신안뻘낙지 : 연포탕 / 목포시 청호로 16 / 061-243-8181 http://blog.naver.com/dbdb8181 독천식당 : 연포탕 / 목포시 호남로64번길 3-1 / 061-242-6528 금메달식당 : 홍어삼합 / 목포시 후광대로143번길 8 / 061-272-2697 영란횟집 : 민어회 / 목포시 번화로 47 / 061-243-7311 2.숙소 로얄모텔 : 목포시 통일대로 12 / 061-282-6659 윈저모텔 : 목포시 통일대로 16 / 061-282-9349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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