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과 창덕궁 중간에 북촌이 있다면 경복궁의 서쪽, 인왕산 밑에는 세종마을이 있다.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장소를 포함한 동네라는 데서 지명이 유래됐다. 흔히 ‘서촌’이라고도 불려왔는데 2011년 종로구에서는 세종대왕 탄신 614주년을 맞아 ‘세종마을’로 명명했다. 세종마을의 전체 면적은 1.8㎢이다. 각 방위별 경계를 보면 동쪽은 효자로와 창의문로, 서쪽은 인왕산로, 무악동 경계선, 홍제동 경계선, 남쪽은 사직로, 북쪽은 부암동 경계선과 창의문이다.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를 보면 오늘날의 세종마을이 얼마나 멋진 풍경 속에 들어선 마을인지를 짐작하게 된다. 이곳의 필운대는 삼청동, 회현동, 남산, 낙산계곡 등과 더불어 조선시대 한양 도성 안의 명승지로 손꼽혔다. 세종마을 골목탐사 나들이는 경복궁역에서 자하문터널로 이어지는 자하문로를 중심으로 해서 두 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즐기는 것이 편하다. 자하문로 서쪽편에는 인왕산과의 사이에 사직단, 필운대, 이상 옛집, 이상범가옥, 통인시장, 헬레나공방, 윤동주하숙집 터, 서울교회, 우당기념관, 선희궁 터, 송강 정철 집터 등이 있다. 반면 자하문로 동쪽편에는 경복궁 담장과의 사이에 대림미술관, 진아트갤러리, 통의동 백송 터, 보안여관, 쌍홍문 터 등이 있다. 어느 쪽을 먼저 여행하든 자하문고개 서쪽 편에 조성된 윤동주시인의 언덕과 세종마을 중앙부의 전통시장인 통인시장은 필수 방문지이다. 경복궁역 2번 출구가 세종마을 골목투어의 기점 구실을 한다. 자하문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우리은행을 지나 자하문로와 자하문로9길이 만나는 대로변에서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표지석을 볼 수 있다. ‘서울 북부 준수방에서 겨레의 성군이신 세종대왕이 태조 6년(1397) 태종의 세째 아드님으로 태어나셨다’라는 글이 까만 대리석에 새겨져 있다. 세종마을의 상징 표석치고는 찾기가 다소 어렵다. 여기서 다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 우리은행 뒤편으로 돌아가면 시인 이상의 옛집을 보게 된다. 도로변 유리창 벽면 위에 ‘통인동 154-10 이상의 집’이라는 글씨가 작은 크기로 쓰여 있고 기와지붕 위에서는 한글을 형상화한 네온들이 그의 시처럼 어지럽게 헤엄쳐 다닌다. 아직까지 옛집 앞에는 그럴싸한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여행객들은 주변 상가 주인들에게 여러 차례 물어보는 수고를 들여야만 한다. 다음으로 찾아가볼 곳은 청운자동차공업사 옆 골목에 들어선 이상범화백의 가옥과 화실(등록문화재 제171호). 골목길에서 닫힌 대문 위로 살짝 보이는 한옥 기와만 봐야 한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청전 이상범화백(1897∼1972)은 근대 한국화의 대가로 ‘청전양식’이라는 독창적인 화풍을 남겼다. 두 사람의 예술가를 만난 발걸음은 이제 배화여자고등학교로 옮겨진다. 배화여고 별관 뒤 암벽에 ‘필운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곳에서 조선 선조 때의 재상 백사 이항복이 살았다. 그는 자신의 집 뒤 바위에 ‘필운대’라고 써놓고 학문과 정치를 연구했다. 봄날, 이 자리에 만개한 복숭아꽃, 살구꽃 향기에 취하면서 경복궁 등 한양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감흥은 백성들의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이제는 학교 건물에 가려 그와 같은 진경을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배화여고 생활관 근방에서 건물 사이사이로 언뜻 보이는 풍경들이 옛날의 명성을 짐작케 한다. 세종마을의 전통시장인 통인시장은 서민들의 애환을 살갑게 느껴보는 곳이다. 통인시장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지금의 자리에 공설시장이 설립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한국전쟁 이후 체부동, 누하동 등으로 피난민이 모여들면서 노점상과 점포가 늘어났고 경복궁 일대 상권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필운대로의 푸른마트에서부터 자하문로의 효자생선에 이르기까지 시장골목은 중간에서 한번 살짝 휘어질 뿐 거의 직선으로 이어진다. 약 70여 개의 점포가 있어 시장 구경에는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통인시장 서쪽 출입구의 맞은편 골목길은 9번 마을버스 종점이 있는 옥인공원(옛날 옥인아파트 자리에 조성)으로 이어진다. 그 골목 안에 화가 박노수 가옥과 시인 윤동주 하숙집 터가 숨어 있다. 박노수 가옥은 조선 말기의 한옥과 중국식, 서양식 수법들이 섞인 절충식 가옥인데 대외적으로 개방하진 않는다. 집터 뒤쪽에는 추사 김정희가 당시 문인들과 풍류를 즐기던 것을 기념해 송석원(松石園)이라고 새긴 바위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필운대로로 나와서 북쪽의 우당기념관, 서울농학교, 서울맹학교 등을 향해 올라가면 리즈솝공방, 헬레나공방, 송석원 터 표지석을 차례로 지난다. ‘송석원’도 조선시대 때는 꽤나 소문난 경승지였던 모양이다. 표지석에는 ‘송석원은 인왕산 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 이곳에 정조 때 평민시인 천수경이 시사를 지어 송석원이라 하였고 1914년 순정황후 윤씨의 백부 윤덕영도 프랑스풍 저택을 짓고 송석원이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서울농학교, 서울맹학교 맞은편의 우당기념관은 독립운동가 우당 이희영선생과 형제(건영, 석영, 철영, 시영, 호영) 및 애국지사 등을 기념하는 곳이다. 우당과 형제들은 전 재산을 처분, 막대한 독립운동자금을 만든 뒤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독립군을 양성했던 분들이다. 세종마을 탐사 여행의 대미는 윤동주시인의 언덕에 올라 그의 시를 음미하면서 마을 전체 풍경을 조망하는 것으로 맺는다. 공원에는 윤동주의 대표 작품인 ‘서시’를 새긴 시비가 세워져 모두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되는 이 시는 한국인의 가장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이다. ‘서시정’이라는 이름의 정자, ‘인왕산에서 굴러온 바위’라는 설치작품 등이 공원에 들어서 있다. 언덕 정상에서 동쪽으로 눈길을 주면 창의문과 백악산이, 서쪽을 보면 서시정과 인왕산이 보인다. 세종마을 탐사 후에는 경복궁과 사직단 등도 함께 답사하면 좋다. 특히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에 가면 다양한 세시놀이를 즐겨볼 수 있다. 1월 22일부터 24일까지의 설 연휴 기간 중 세시체험으로는 윷점보기, 토정비결, 세배하고 사진 찍기, 윷놀이, 투호놀이, 제기차기 등이 벌어진다. 만들기 체험으로는 연 만들기, 복주머니 만들기, 클레이점토로 띠 동물 만들기, 한지저금통 만들기 등이 준비된다. <당일여행코스> ① 경복궁역→세종대왕 나신 곳 표석→이상 옛집→이상범가옥→필운대→통인시장→우당기념관→윤동주시인의 언덕→창의문→부암동골목 ② 경복궁역→통의동 백송→진아트갤러리→사진갤러리 류가헌→통인시장→윤동주시인의 언덕→창의문→경복궁 <1박2일여행코스> 첫째날 / 경복궁역→세종대왕 나신 곳 표석→이상 옛집→이상범가옥→필운대→통인시장→우당기념관→윤동주시인의 언덕→창의문 둘째날 / 통의동 백송→진아트갤러리→사진갤러리 류가헌→경복궁→국립민속박물관→국립고궁박물관→광화문광장 - 관련 웹사이트 주소 종로구청 문화관광 http://tour.jongno.go.kr 통인시장 상인회 http://tonginmarket.co.kr - 문의전화 종로구청 관광산업과 02-2148-1853 통인시장 상인회 02-722-0911 -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 2번 출구 이용, 통인시장까지 도보 남대문, 시청역, 경복궁역에서 9번 마을버스 이용 - 자가운전 정보 (1) 경부고속도로 반포나들목→남산 3호터널→광화문광장→배화여자대학교 (2) 경부고속도로→한남대교→남산 1호터널→경복궁 앞→윤동주시인의 언덕 - 숙박정보 한글하우스 : 통의동, 070-8948-8850 북촌한옥체험관 : 계동, 02-743-8530 서울한옥체험관 : 계동, 02-745-0057 안국한옥체험관 : 안국동, 02-736-8304 락고재 : 계동, 02-742-3410 - 식당정보 곽가네수랏간 : 세종마을 내, 쌈밥, 02-735-3268 메밀꽃필 무렵 : 세종마을 내, 칼국수, 02-734-0367 칼국수에 빈대떡 : 세종마을 내, 보쌈, 02-725-7009 영화루 : 세종마을 내, 중식, 02-738-1218 대림정 : 세종마을 내, 육회비빔밥, 02-735-5050 - 주변 볼거리 인왕산, 서울성곽, 창의문, 북악스카이웨이, 인왕스카이웨이, 북촌한옥마을, 삼청공원, 성북동, 길상사, 부암동골목길, 교남동골목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독립문, 선바위, 홍지문, 세검정, 황학정 글, 사진 : 유연태(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2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의 모든 콘텐츠(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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