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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어느 날, 경북 청도를 찾았다. 지금 청도 땅은 붉은 감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쟁반을 닮아 네모난 감, ‘반시’ 때문이다. 달콤하고 향긋한 과즙을 가득 머금어 홍시로 인기 있는 반시는 물이 많아 곶감을 만들기 어렵다. 대신 이 감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쳐 청도만의 명품으로 변신했다. 감을 네 쪽으로 나눠 말린 감말랭이, 감즙을 발효 숙성시킨 감식초와 감와인, 그리고 풋감 즙에 천을 담가 염색한 감물염색이 그것이다. 마을을 온통 감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청도의 가을이 더욱 매력적인 까닭이다. 반시가 익는 10월 말에서 11월 중순까지의 청도는 온통 감빛이다. 사방 어디서든 잘 익은 열매를 가득 달고 선 감나무 한두 그루쯤은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맘때 청도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분주하다. 집집마다 감을 수확해 저장하고, 이를 가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선 감을 따는 일이 만만치 않다. 과수원에서 손쉽게 수확하기 위해 키를 낮춰 재배한 것이 아니라면 지붕을 훌쩍 넘겨 자라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당의 감나무에서 감을 수확하기란 보통 일이 아닌 셈이다. 수확하기는 어려워도 감나무는 여행자의 발길을 쉽게 사로잡는다.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선홍빛 감과 단풍보다 더 고운 빛깔을 가진 감잎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나지막한 담장과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다. 감나무 아래의 산책은 햇살 부서지는 날보다 비 오는 날이 더 좋다. 그 고운 빛을 방해하는 햇살이 없어 찬란하기 그지없다. 길을 걷다가도 직접 반시를 구매할 수 있다. 송금리에는 감 농사를 짓는 농가(와인터널 입구 농가, 010-2822-1476)가 있다. 수확한 반시를 정리하는 농부를 만나면 적당한 크기의 감을 구매할 수 있다. 무거운 상자를 직접 들고 다녀야 하는 수고로움도 없다. 포장해서 택배로 보내주기 때문이다. 단단한 반시를 상자에 넣어 보내주므로 손상될 염려가 없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반시를 배송 받은 후 일주일 정도 상자를 열지 말아야 한다는 것. 감이 투명하고 달콤하게 변신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후 상자를 열어 투명해진 것부터 골라 먹으면 된다. 잘 익은 반시를 바로 먹고 싶다면 작은 상자에 포장해서 판매하는 상인들로부터 구입하면 된다. 감빛을 따라 화양읍 송금리를 걷다보면 감 향기에 젖어든다. 마을 위쪽에 자리한 와인터널에 가득 담긴 감와인의 향기다. 와인터널은 대한제국 말기인 1904년에 만들어진 경부선 철도용 터널이다. 철도 노선이 바뀌면서 100년이 넘도록 사용하지 않던 터널을 청도감와인(주)가 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다. 터널은 오래된 붉은색 벽돌이 아치를 이루며 1km 넘게 이어진다. 연중 온도가 13~15℃이고 습도도 일정하게 유지돼 와인 숙성고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동시에 10만 병을 저장할 수 있으니 와인을 개발하여 숙성시킬 곳을 찾던 그들에게 보물 같은 저장고인 셈이다. 과즙이 풍부한 청도 반시로 만든 감와인은 타닌 성분이 풍부한 감을 재료로 하여 숙취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 한다. 감와인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기술은 숙성 단계에서 쉽게 식초로 변하는 감을 와인 상태에서 발효를 멈추게 하는 것이라고.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만 5년의 시간을 투자했단다. 이렇게 만들어진 감와인은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 대표단의 환영만찬주로 선정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6년 2월 중순경 와인터널에 시음장을 만들고 일반 관광객들에게 쉼터로 개방했다. 와인터널이 청도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된 데에는 터널 입구에 만든 홍보관이 일조를 했을 듯싶다. 이 홍보관에서 다양한 종류의 감와인을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와인 저장고를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한번 방문한 손님을 다시 찾게 하는 매력적인 곳이다. 문의 054-371-1904, http://gamwine.com 화양읍 유등리에 자리한 천연염색공방 꼭두서니는 감물이 빚어내는 다양한 색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는 청도에서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감물 염색법을 만날 수 있다. 김종백 씨가 동네 할머니들에게 전통 감물염색법과 천이 사각거리도록 풀 먹이는 방법을 배우고 실험해 꼭두서니만의 염색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염색장으로 들어서면 풋감에서 추출한 감즙이 발효된 콤콤한 냄새가 손님을 맞이한다. 그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깨끗이 빨아놓은 천을 담가 염료가 잘 스며들도록 20여 분 동안 조물조물 주물러주면 염색이 끝난다. 이렇게 염색한 천을 그대로 꾹 짜들고 나가 햇살 아래 널어놓으면 고운 갈색 천이 바람에 나부끼며 말라간다. 염색을 여러 번 반복하면 원하는 색을 얻을 수 있다. 꼭두서니에는 감물 외에도 다양한 천연염료로 염색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펄럭이는 천 뒤로 보이는 천연염색전시장이 그곳이다. 2005년 12월에 문을 연 이 전시장에는 다양한 감물 염색 제품과 천연염색 제품들이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것처럼 전시되어 있다. 현관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주방에는 낮은 커튼이, 커다란 거실 창에는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긴 커튼이 걸려 있다. 특히 손님방 바닥에 깔려 있는 감물 들인 삼베장판은 염색천의 용도가 무궁무진함을 보여준다. 천은 옷이나 이불 등의 재료로만 사용된다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이곳에서 손수건, 스카프 등을 감물로 염색하는 천연염색체험을 할 수 있다. 반드시 사전예약 후에 찾아갈 것. 항균, 방충, 방염 등의 효능을 지닌 천연염색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문의 054-371-6135, http://cafe.naver.com/ggokdoo 1.주변 음식점 - 꼭두서니공방 옆에 자리한 알미뜽(054-373-5245)은 생오리숯불구이를 단일 메뉴로 내놓는 오리 전문점이다. 숯가마에서 직접 구워낸 숯불을 사용해 오리의 잡냄새와 기름을 제거하기 때문에 담백하고 쫄깃한 육질을 자랑한다. - 석빙고에서 가까운 화양읍 범곡리에는 돼지수육과 멸치국수를 맛깔스럽게 하는 코보식당(054-373-5588)이 있다. 족발처럼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 - 이서면 양원리에 자리한 짬뽕과 피자 전문점 니가쏘다쩨(054-373-9889)도 가볼 만한 맛집이다. 2.숙소 화양읍 삼신리에는 땅 속 1000m 깊이에서 솟아오르는 43℃의 게르마늄 유황 온천수로 이름난 용암온천이 있다. - 이곳의 용암웰빙스파 (054-371-5500, www.yongamspa.co.kr ) 는 온천수가 공급되는 28개의 객실을 갖춘 관광호텔이다. - 인근에도 크고 작은 숙박시설이 밀집해 있다. 여행길과 좀 멀지만 운문사가 자리한 운문면 신원리의 운문산자연휴양림 (054-373-1327, www.huyang.go.kr ) 과 후레쉬모텔(054-371-0700)도 괜찮다. 글, 사진 : 한은희(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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