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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아랑 사또전〉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드라마는 억울하게 죽은 밀양부사의 딸 이서림과 어머니를 찾아 밀양으로 온 김은오가 저승과 이승을 오가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 드라마는 경남 밀양시에 내려오는 ‘아랑 전설’을 원형으로 삼았다. 옛 소설 〈장화홍련전〉도 아랑 전설에서 발전한 것이라고. 아랑 전설이 원형이라 전해지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경상남도를 대표하는 민요 밀양아리랑이다. 밀양 사람들이 정절을 지키려다 죽음을 당한 아랑 낭자를 기리며 부르던 노래가 밀양아리랑이라 한다. 지금도 밀양에는 아랑 낭자를 기리는 아랑사가 있다. 밀양 사람들은 영남루 아래 자리한 아랑사에 들어서는 연인의 모습을 보면 현지인인지, 외지인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아랑 낭자의 마음을 배려해 남녀가 떨어져 들어오면 현지인, 사랑을 이루게 해달라고 기원하며 함께 들어오면 외지인이라고. 아랑사 옆의 언덕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가면 밀양아리랑 시비가 보이고, 그 옆에 밀양아리랑을 들을 수 있는 음향 시설이 있다. 안내판의 빨간 단추를 누르면 스피커에서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온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친숙한 아리랑이다. 날 좀 보소 / 날 좀 보소 / 날 좀 보소 / 동지섣달 꽃 본 듯이 / 날 좀 보소 /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 아라리가 났네 / 아리랑고개로 날 넘겨주소 // 정든 님이 / 오시는데 / 인사를 못 해 / 행주치마 입에 물고 / 입만 방긋 /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 아라리가 났네 / 아리랑고개로 날 넘겨주소. 밀양아리랑은 다른 아리랑보다 매우 빠르고 흥겹다. 때문에 아랑 전설에서 만들어진 노래가 아니라 너른 들녘에서 농사를 지으며 부르던 농요라는 의견도 있다. 산과 강, 들이 모두 있는 밀양은 예부터 곡식과 과일 농사가 많은 풍요로운 고장이다. 연중 따뜻한 날씨에 수확하는 기쁨도 컸다. 하지만 들이 넓으니 농사는 고달팠고, 그것을 밀양아리랑이 달래줬다는 이야기다. 이는 밀양에 전해지는 민요가 아닌 소리 아리랑이 감내게줄당기기(경상남도 무형문화재 7호)의 앞소리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앞서 흥을 돋우고 마음을 모으는 과정이다. 볏짚으로 게줄을 꼬며 ‘아리 당다쿵, 스리 당다쿵 아라리가 났네’를 부르는데 남자들은 지게 작대기를 두드리며, 여자들은 나무바가지를 두드리며 장단을 맞춘다고. 밀양아리랑은 광복군의 군가로 사용되기도 했다. 만주로 이주해 독립운동을 하던 밀양 사람들의 아리랑에 가사만 바꿔 부른 광복군아리랑이다. 밀양에서 사라져가는 밀양아리랑의 원형이 연변에 남아 있는 이유다. 세월이 흐르며 다양하게 변형된 밀양아리랑은 100여 수가 전한다. 이중 광복군아리랑을 비롯한 몇몇 아리랑은 밀양시립박물관 아리랑 코너에서 만날 수 있다. 밀양시립박물관에는 춘정 변계량, 점필재 김종직 등 대학자를 배출한 밀양의 학맥과 밀양12경도, 영남 유림이 발행한 성호선생문집책판 등이 전시되었다. 밀양의 독립운동사를 살필 수 있는 전시관 입구에는 다양한 태극기 모양을 공부할 수 있는 태극기 스탬프 체험 공간도 있다. 밀양아리랑 시비 앞에 자리한 영남루(보물 147호)는 밀양의 중심이다. 밀양강과 그 너머의 산들이 만들어낸 풍경이 아름다운 이 누각은 장식이 화려하다. 눈을 부라리며 아래를 감시하는 금치호랑이 기와, 용과 태양이 새겨진 기와, 다양한 연꽃이 새겨진 동그란 기와,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 신선들, 연못을 헤엄치는 오리, 학을 타고 가는 신선, 상서로운 기운을 내뿜으며 염소를 앞세우고 걷는 신선, 천장의 네 귀퉁이에 그려진 사신도 등이다. 영남루의 장식이 이처럼 화려한 것은 국가의 행사를 많이 치른 장소였기 때문. 한양에서 영남대로를 지나 부산의 다대포로 가는 조선통신사도 이곳에서 보름씩 머무르며 피로를 풀었다. 당시에는 당상관이 아니면 누각에 오를 수 없었다고 한다. 누각의 현판에서 당시의 상황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만 해도 좋은데 떠들썩하게 잔치를 벌이느냐’는 문익점의 현판이다. 영남루처럼 밀양강을 굽어보는 곳에 작은 사찰이 있다. 영남사의 암자였던 무봉사다. 그곳에 통일신라의 석조여래좌상(보물 493호)이 있다. 11월, 밀양의 산들은 단풍과 억새로 장관을 이룬다. 대표적인 곳이 천황산이다. 해발 약 1020m까지 이어진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가 있어 쉽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드는 때는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렵다.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에 내려 사자봉을 지나 사자평까지 다녀오는 데 왕복 3~4시간이 걸린다. 다시 케이블카로 하산할 계획이라면 오전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다. 오후 3시 이후에는 하산하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얼음골에서 나오는 길에 3대를 이어 도예를 하는 청봉요에 들러보자. 도예와 다도 체험은 물론, 청봉 2대와 3대 작가의 다양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 밀양아리랑 답사 / 영남루→무봉사→아랑사→점심 식사(밀양시장)→밀양시립박물관→밀양향교→저녁 식사 가을 억새 여행 /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하부승강장→상부승강장→전망대→천황산(사자봉)→점심 식사(도시락)→재약산(수미봉)→사자평(억새)→상부승강장→하부승강장→청봉요(도예 체험)→저녁 식사 문화 답사 / 영남루→밀양시립박물관→점심 식사(퇴로마을)→가산저수지 둘레길→밀양연극촌→위양못 둘레길→퇴로마을→저녁 식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영남루→무봉사→아랑사→점심 식사(밀양시장)→밀양시립박물관→퇴로마을→저녁 식사(숙박) 둘째 날 /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하부승강장→상부승강장→전망대→천황산(사자봉)→점심 식사(도시락)→상부승강장→하부승강장→청봉요(도예 체험)→귀가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밀양시 문화관광 http://tour.miryang.go.kr - 밀양시립박물관 http://museum.miryang.go.kr -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www.icevalleycablecar.com - 퇴로고가농촌체험마을 www.doonggee.com ○ 문의 전화 - 밀양시청 문화관광과 055-359-5644 - 밀양시립박물관 055-359-5589 - 영남루 관리사무소 055-356-2452 - 무봉사 055-354-3296 -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055-359-3000 - 청봉요 055-353-5592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밀양, KTX 하루 12회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IC→밀양.청도 방향 왼쪽 길로 진입→밀양시립박물관→약 1km 앞 삼거리 좌회전→약 500m 앞 삼거리 좌회전→약 130m 앞 상설시장 입구 건너편에서 영남루1길 따라 좌회전→영남루(아랑사, 무봉사) ○ 숙박 정보 - 재약콘도모텔 : 단장면 시전2길, 055-351-1194, www.jaeyak.co.kr - 밀양관광펜션 아름드리 : 단장면 표충로, 055-351-0082, www.areum-dri.co.kr - 알프스관광펜션 : 단장면 아불1길, 055-352-5763, www.alpspension.kr - 아시아드모텔 : 시청서2길, 055-355-6611 - 퇴로고가농촌체험마을 : 부북면 퇴로로, 070-7313-7022, www.doonggee.com ○ 식당 정보 - 샘물상회 : 두부.라면,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전망대 위쪽, 055-356-7664 - 약산가든 : 흑염소불고기.더덕정식, 단장면 시전2길, 055-352-7786 - 밀양할매메기탕 : 메기매운탕, 밀양시 용평로, 055-356-6664 - 시장식당 : 보리밥, 밀양시장 내, 055-352-0945 - 뜰마당 : 손두부.비빔밥, 부북면 퇴로로, 055-355-1700 ○ 이색 체험 정보 퇴로고가농촌체험마을 : 밀양시 부북면에 자리한 전통 한옥 마을이다. 이곳에서 한옥에 숙박하며 계절별로 다양한 농사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에 있는 밀양치즈스쿨에서 치즈 만들기 체험도 진행한다. ○ 주변 볼거리 표충사, 만어사, 표충비각, 밀양연극촌 - 글, 사진 : 한은희(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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