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즐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추위를 피해 따뜻한 실내 즐길거리를 찾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추위와 정면승부하며 겨울의 묘미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화천산천어축제다. 화천산천어축제에는 얼음낚시를 비롯해 얼음썰매, 얼음축구, 얼음자전거, 스케이트 등 겨울을 대표하는 놀이가 총집합했다. 겨울에 즐기는 웬만한 놀이는 모두 섭렵해볼 수 있다. 굳이 ‘세계 4대 겨울 축제’, ‘세계 겨울의 7대 불가사의’라는 타이틀을 붙여 설명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대표 겨울 축제로 자리 잡았다. 해마다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화천산천어축제를 찾아드는 이유는 단 하나,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화천산천어축제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산천어 낚시다. 이 ‘손맛’을 잊지 못해 1년을 손꼽아 기다려온 사람도 많다. 추위가 걱정이신가? 지레 겁먹지 말자. 추위에 약하기로 소문난 필자도 산천어 얼음낚시 재미에 빠져 벌써 4년째 연이어 화천산천어축제를 찾고 있다는 사실. 얼음판 위에서 오매불망 산천어가 내 낚싯대를 물어주길 기다리는 시간은 연애 시절 애인을 기다리는 마음만큼 설렌다. 그 애인이 금방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고, 어쩌면 그날 영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만큼은 기대감에 부푼다. 여기저기서 ‘잡았다’라는 소리가 들리면 부러움에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얼음낚시를 하는 동안 오만 가지 감정이 스쳐 지난다. 그러다 낚싯대를 통해 묵직한 떨림이 전해오고 산천어를 낚아 올리는 순간의 기쁨이란 로또 당첨에 비해도 모자람이 없을 듯하다. 기대와 즐거움이 반복되는 시간, 추위라는 방해물이 뚫고 들어올 틈이 없다. 얼음바닥에 엎드려 작은 얼음구멍만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산천어 낚시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만이 이해한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은 ‘우리 엄마 아빠는 언제쯤 산천어를 잡아줄까’ 하는 아이들의 기대 어린 눈빛에 더욱 분발한다. 하지만 어디 낚시가 뜻대로 되는 일인가? 아이들은 기다리는데 산천어는 도무지 낚이지 않는다면 영유아 얼음낚시터를 이용하자. 출렁다리 아래쪽에 마련된 영유아 전용 얼음낚시터는 미취학 아동만 이용 가능하다. 아이 1인당 보호자 1인 동반 입장이 허용된다. 자원봉사자가 아이에게 낚시하는 방법도 설명해준다. 1회 1시간 동안 운영하며 1인당 한 마리까지 잡을 수 있다. 낚시꾼이 적고 산천어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한 마리씩 낚아 올린다. 엄마 아빠가 잡지 못한 산천어를 어린아이가 대신 잡아줄지도 모른다. 영유아 얼음낚시터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일 2회 운영한다. 이용료는 무료. 이도저도 여의치 않다면 좀더 적극적으로 도전해보자. 산천어를 짧은 시간에 내 손안에 넣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이다.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산천어가 노니는 차가운 물에 직접 뛰어 들어가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으면 된다. 낚시처럼 지루하게 기다리지 않고 단번에 산천어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대신 추위를 맨몸으로 이겨낼 용기가 있는 자들만이 얻을 수 있는 행운이다. 어린이 코너도 따로 운영된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참여해 진풍경을 연출한다. 차가운 물속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도 짜릿한 즐거움을 맛본다. 산천어를 잡았다면 이제 산천어를 맛볼 차례다. 낚시터 근처에 구이터와 회센터가 자리한다. 대형 구이통에 산천어를 넣고 노릇노릇 구워먹거나 싱싱한 회로 즐길 수 있다. 내가 잡은 산천어로 해먹는 요리라 더욱 값진 맛이다. 산천어를 구워주거나 회를 떠주는 비용은 한 마리당 2,000원. 설사 산천어를 잡지 못했더라도 축제장 주변 다양한 먹거리 공간에서 산천어 요리를 즐겨보자. 산천어축제 공식 먹거리터에서 산천어회, 산천어비빔밥, 산천어구이 등을 판매한다. 배머리교 상류에 위치한 산천어식당에서는 산천어우동, 산천어가스, 산천어어묵 등 산천어를 활용한 이색 요리를 선보인다. 산천어 모양을 한 산천어빵과 산천어가 들어간 소시지 등 간식거리도 축제장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좀더 특색 있는 산천어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화천읍내에 위치한 음식점 ‘대청마루'를 찾아가자. 산천어 보양돌솥밥이라는 이색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뜨끈뜨끈한 돌솥밥 안에 산천어가 푸짐하게 들어간다. 비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데, 막상 먹어보면 비린 맛은 전혀 없고 고소하다. 산천어축제 기간에만 맛볼 수 있는 특미 중 특미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산천어 낚시 외에도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게 또 하나의 장점이다. 축제장 중심에 마련된 얼곰이성에서는 얼음조각과 얼음터널, 얼음미끄럼틀을 즐긴다. 그 앞으로는 대형 얼음썰매장이 조성되어 있다. 나무로 만든 1인용 앉은뱅이 썰매부터 여러 명이 앉아서 타는 가족얼음썰매와 얼음 위를 달리는 자전거까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그 밖에도 튜브를 타고 즐기는 눈썰매, 긴 통 형태로 된 트랙을 타고 내려오는 봅슬레이, 얼음판 위에서 펼쳐지는 얼음축구와 컬링, 아이스하키 등 곳곳에 체험거리가 넘쳐난다. 그렇다고 얼음 관련 놀이만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화천에 문을 연 조경철천문대에서 나와 천체투영실을 운영한다. 에어돔으로 만든 공간에서 별자리를 보고 천체망원경을 통해 태양 흑점을 관측하기도 한다. 나무를 가지고 조물조물 노는 목재체험장도 있다. 축제장 밖 즐길거리도 놓치지 말자. 화천읍내 다목적광장에 가면 산천어커피박물관과 실내얼음조각광장, 산천어시네마가 사이좋게 자리한다. 산천어커피박물관은 지난해 12월에 문을 열었다. 커피 관련 다양한 수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한쪽에는 카페 공간이 마련되어 시음도 가능하다. 차가워진 몸을 녹이며 쉬어가기 좋다. 실내얼음조각광장으로 가는 길은 마치 냉동창고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온통 얼음으로 가득한 겨울왕국이 펼쳐진다. 거북선, 이순신 장군 동상, 숭례문을 비롯해 타지마할, 바티칸 성당, 비너스 등 다양한 얼음조각 작품이 전시 중이다.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빙등제의 조각기술자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이다. 커피박물관과 얼음조각광장은 선등거리와 인접하고, 산천어축제 기간 중 오후 9시까지 문을 열기 때문에 축제장 행사가 끝난 후 저녁 무렵 방문해도 된다. 화천산천어축제 주소 : 강원 화천군 화천읍 산천어길 137 일대 문의 :1688-3005 http://www.narafestival.com/01_icenara/ 주변 음식점 대청마루 : 돌솥밥, 산천어 보양돌솥밥 / 화천군 화천읍 중앙로5길 8 / 033-442-1290 옛골식당 : 외도리탕, 동태찌개 / 화천군 화천읍 중앙로4길 13-3 / 033-441-5565 어가육가 : 한우불고기 / 화천군 화천읍 중앙로7길 23 / 033-441-9252 숙소 파로호 한옥펜션 : 화천군 화천읍 평화로 167 / 033-441-1488 http://www.paroho.kr/ 아쿠아틱리조트 : 화천군 하남면 원천리 578 / 033-441-3880 http://www.aquaticresort.com/ 화천목재체험장 주택관 : 화천군 하남면 영서로 5289-11 / 033-441-9928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8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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