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하면 떠오르는 게 잣일 만큼 가평은 잣의 고장이다. 특히 축령산과 서리산 일대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잣나무 숲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에 ‘잣향기푸른숲’이 둥지를 틀었다. 잣향기푸른숲은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숲체험을 즐길 수 있는 산림휴양공간이다. 울창한 잣나무 숲에서 아름드리 잣나무를 끌어안고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은 어떨까. 가평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아침고요수목원이다. 가평 잣향기푸른숲을 가려면 아침고요수목원을 이정표로 삼는 게 좋다. 아침고요수목원 가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약 3.5km를 더 올라가면 잣향기푸른숲에 이른다. 입구에 있는 작은 팻말에 이런 글귀가 반긴다. “환영합니다. 이 숲의 주인은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있는 여러분입니다.” 하루 동안 울창한 숲의 주인이 된다니, 말만 들어도 몸과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듯하다. 주차장에서 매표소를 지나 200m 정도 오르면 잣향기푸른숲의 중심이자 시작점인 축령백림관에 이른다. 잣향기푸른숲은 축령산과 서리산의 해발 450~600m 사이에 조성되었다. 잣나무가 조림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4년 도유림사업소가 개소하면서다. 가평은 산이 많은 고장으로 잣나무가 자라기 좋은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일본인들은 그 점을 간파하고 잣나무의 종자를 생산하기 위한 채종지로 조성한 것이다. 잣향기푸른숲에는 유치원생부터 가족, 연인 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탐방로는 축령백림관을 시작해 잣향기목공방, 출렁다리, 화전민마을, 힐링센터, 기체조장, 풍욕장, 사방댐과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사방댐에서 절고개를 거쳐 축령산이나 서리산까지 등산도 가능하다. 축령백림관은 전국 최초의 잣 관련 전시관이다. 잣나무의 생육 환경과 특징, 소나무와의 차이점 등 기본적인 내용과 함께 잣 생산과정과 생산도구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왕이면 잣나무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 잣나무는 소나뭇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우리나라가 원산지다. ‘Pinus koraiensis Siebold & Zucc.’라는 학명을 통해 대한민국이 원산지임을 알 수 있다. 잣나무는 일본 학명을 가진 소나무를 대신해 ‘한국소나무(Korean Pine)’라 부르기도 한다. 나무속이 붉어 ‘홍송’, 잎 5개가 한 묶음으로 돼 있어 ‘오엽송’이라고도 한다. 치유의 숲은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산림의 다양한 환경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이다. 치유의 숲이 조성된 곳은 횡성 청태산자연휴양림, 양평 산음자연휴양림, 장성 축령산편백림, 가평 잣향기푸른숲 등이 있다. 가평 잣향기푸른숲은 잣나무 숲에 조성된 산림치유공간이다. 특히 경기도 내에서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내뿜는 숲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보내는 하루는 그 자체로 힐링의 시간이다. 잣향기푸른숲에서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힐링센터를 시작으로 명상 공간에서 숲속명상을 하고, 기체조도 해본다.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물가두기 사방댐까지 오른 뒤 풍욕장과 물치유장을 거쳐 되돌아 내려오는 코스다. 먼저 힐링센터에서 몸 상태를 체크한다. 심박변이도(HRV)를 통해 스트레스지수를 파악하고 체질량을 측정한다. 이 두 가지를 통해 산출한 결과표를 가지고 간단한 건강 상담이 이어진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체험은 숲속명상과 기체조다. 명상시간은 호흡명상 또는 바디스캔 등 산림치유사에 따라 프로그램이 조금 다르게 진행된다. 바디스캔은 한마디로 자연에 몸을 맡겨보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숨을 쉬면서 들숨과 날숨을 통해 숨의 느낌과 온도를 느낀다. 바람 소리, 계곡 물소리, 숲이 일렁이는 소리가 몸을 정화해주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손을 비비고, 이때 생긴 열을 온몸으로 전한다. ‘1%의 체온이 건강을 좌우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체온이 1도 오르면 면역력은 37%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여 분의 바디스캔이 끝나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뿐해진다. 기체조는 삼림욕체조라고도 한다. 몸을 움직이는 체조를 통해 내 몸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시간이다. 체조의 효과는 간단하게 증명된다. 손끝을 움직이는 체조를 하면 허리를 돌렸을 때 최대로 보이는 각도가 더 넓어진다. 간단한 체조를 통해 알게 모르게 굳어 있거나 바뀐 내 몸을 알아보고 조금씩 교정해본다. 잣향기푸른숲의 숲체험은 잣나무 숲속에 조성된 탐방로를 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숲을 직접 느껴보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축령백림관 전시관에서 시작해 화전민마을과 숲길을 거쳐 물가두기 사방댐에 오른 뒤 순환 임도로 내려오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상황에 따라 체험 코스는 조정할 수 있다. 숲체험은 잣나무 숲과 원시 그대로를 간직한 자연을 온전히 느껴보는 시간이다. 수령 80년이 넘는 잣나무가 하늘을 뚫을 기세로 쭉 뻗어 있는데, 어른 둘이 껴안아야 할 정도로 굵다. 이보다 더 크고 굵은 잣나무도 많다.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향긋한 꽃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덩굴식물인 칡꽃이다. 칡덩굴을 살짝 걷어내면 자줏빛 꽃이 진한 향기를 풍긴다.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참나리꽃도 한창이다. 분홍빛 광릉갈퀴와 자줏빛 영아리도 자태를 뽐낸다. 길 한가운데 두더지가 지나간 흔적도 반갑다. 힐링센터 인근에는 화전민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1960~70년대까지 이곳에 거주했던 6가구의 집터에 너와집, 귀틀집, 숯가마, 초정을 세우고, 집안에는 화전민들의 생활도구와 농사도구를 전시해 40~50년 전 화전민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중 숯가마는 화전민들에게 중요한 생계수단이었다. 연료가 귀했던 시절, 참나무 숯을 구워 장에 내다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화전민마을을 지나면 잣나무 숲을 따라 오붓한 흙길이 이어진다. 위로 쭉쭉 뻗은 우람한 잣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다. 얼마쯤 걷다가 이제 신발을 벗고 숲길을 걷기 시작한다. 한 발자국 옮길 때마다 발바닥에 부드러운 흙과 나무들이 떨군 부산물의 느낌이 전해져온다. 흙길과 데크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숲체험은 절정에 이른다. 맨발로 걷다가 출렁다리를 지나면 계곡에서 발을 씻는다. 계곡물이 얼음장처럼 시원하다. 축령백림관으로 내려오면 숲체험은 마무리된다. 잣향기푸른숲은 목공 체험을 제외하면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예약은 경기농정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상시 숲체험 외에도 임산부를 위한 숲태교, 아이들을 위한 '토끼와 거북이' 등 특화된 숲체험도 진행한다. 상설 체험 외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미리 문의할 것. 잣향기푸른숲 -주소 : 경기 가평군 상면 축령로 289-146 -문의 : 031-8008-6769 ※ 체험 프로그램 예약 시 경기농정 홈페이지 상단 ‘예약’으로 들어가면 ‘수목원 체험예약’에 잣향기푸른숲이 있다. http://farm.gg.go.kr/sigt/89 주변 음식점 언덕마루 가평잣두부집 : 잣두부전골 /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248 / 031-584-5368 채원 : 잣메밀막국수 /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206 / 031-585-0104 https://chaewonfood.modoo.at/ 숙소 잣향기푸른숲펜션 : 가평군 상면 축령로 171-24 / 031-585-8385 http://purunsup.penbang.com 독박골 대청마루 : 가평군 상면 축령로 143 / 031-584-8113 http://gp114.com/new/business/business_view.html?pn_no=363 별빛마을펜션 : 가평군 상면 축령로 149 / 031-585-9110 http://solps.com/contents/travel.html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8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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