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개항 이후 수탈과 저항의 역사를 동시에 품은 목포. 지금은 쇠퇴한 구시가를 걷다 보면 2015년 항구도시 목포에 100여 년 전 근대사의 흔적이 생생하다. 광복 70주년, 근대사의 현장을 직접 걷고 싶다면 호남선을 타고 목포에 가자. 목포는 예부터 지리적 위치 때문에 군사적 요충지였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목포와 이웃한 고하도에서 전력을 증강했고, 지금도 해군의 전략적 요지로 사용된다. 바닷길 때문에 일제강점기 수탈의 관문이 되기도 했는데, 그 안타까운 역사는 근대 역사·문화 기행으로 목포 여행의 한 축을 이룬다. 목포는 1897년 부산, 원산, 인천에 이어 네 번째로 개항했다. 이례적으로 자주 개항한 처음 의지와 달리 호남의 숱한 곡물과 자원을 일제로 옮기는 수탈의 창구가 되고 말았다. 목포 구시가에는 근대사를 대표하는 두 장소가 있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구 목포 일본영사관)과 목포근대역사관 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이다. 이곳을 돌아보고 나면 구시가 곳곳에 남은 근대건축물이나 근대사의 흔적을 더 익숙하게 느낄 수 있다. 모두 목포역 인근에 있어서 천천히 구시가를 걸어 다니며 돌아보기 좋다. 먼저 빨간 벽돌로 지은 서양식 건물이 이색적인 목포근대역사관 1관에 가보자. 이곳은 1900년 일본 영사관으로 쓰기 위해 지었으며,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유달산 기슭에 자리 잡아 목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언뜻 보면 붉은 벽돌로 아기자기하게 지은 르네상스 양식 건물이 낭만적이지만, 일제의 정치적 본거지였다. 역사관 안에는 개항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목포의 역사와 유물, 건축 등이 소개된다. 옛 교복과 모자를 쓰고 만세 운동을 하는 모습도 체험할 수 있다. 밖으로 나오면 역사관 뒤쪽으로 방공호가 있어 당시 상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 계단을 내려와 도로에 있는 푯돌을 유심히 봐야 한다. 커다란 돌에는 ‘국도1·2호선기점’이라고 새겨졌다. 이 푯돌이 있는 삼거리가 국도1호선과 2호선이 출발한 지점이자, 한국 도로 역사의 기념비적인 장소다. 국도1호선은 목포에서 광주, 전주, 익산, 공주, 수원, 서울을 지나 개성과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한반도를 관통하는 939km 도로다. 더 멀게는 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뻗어갈 수 있는 유라시아 횡단로의 시작점이다. 국도2호선은 목포에서 강진, 순천, 진주 등을 거쳐 부산까지 한반도 남쪽을 횡단하는 도로다. 한국의 대표적인 도로인 국도1·2호선이 종횡으로 지나가는 삼거리 한가운데 서니 어쩐지 비장해진다. 영사관이 자리 잡은 뒤 일제는 목포역과 함께 사방으로 도로를 건설하고, 인근에 우체국과 경찰서, 법원, 상공회의소 등 각종 행정기관을 설치했다. 이 일대가 목포 근대사에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지금은 트럭에서 한가롭게 수박을 팔고 졸음에 겨운 동네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이 100년 전 목포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여기서 코너 하나만 돌면 목포근대역사관 2관이다.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으로 사용된 이국적인 석조 건물은 일제의 경제적 본거지였다. 일제가 1920년 조선의 경제를 효율적으로 독점하기 위해 설립했는데, 건물 안팎에 욱일기와 벚꽃 문양을 장식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소작료를 거둔 일제 수탈의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에 1920년대 말 목포와 조선 말기의 모습, 항일운동과 일제강점기 수난의 역사가 사진으로 전시된다. 목포근대역사관 2관 바로 옆에 자리한 카페 ‘행복이가득한집’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근대 가옥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카페 겸 인테리어 숍으로 운영되어 곳곳의 인테리어 소품이 아기자기하고 이색적이다. 근대건축 기행을 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종교 건축이다. 목포에도 목포 최초 개신교 교회와 일본식 불교 사원이 있다. 먼저 구시가 번화가였던 오거리 인근에 있는 구 동본원사 목포별원을 둘러보자. 동본원사는 1930년대 초반에 지은 석조 건물이다. 정식 이름은 ‘진종 대곡파 동본원사’로 목포 최초 일본식 사원이다. 해방 이후 목포중앙교회로 사용된 독특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는 각종 전시회와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 오거리문화센터가 자리 잡았다. 일본식 기와, 위아래로 열리는 작은 창, 아치형 입구 등 독특한 일본 건축을 보며 나무 아래 벤치에서 쉬어 갈 수 있다. 또 목포 양동교회는 목포 최초 개신교 교회다. 1910년 신자들이 유달산 돌로 지은 건물이 지금도 그 당당한 위세를 자랑한다. 구시가에는 외세의 경제적 침략에 대항해 국내 최초로 설립된 민족자본 은행 건물도 있다. 현재 목포문화원으로 쓰이는 구 호남은행은 조흥은행의 전신이며, 목포에 남은 유일한 근대 금융계 건물이다. 지금은 식당이나 잡화점 등이 자리 잡은 구시가 곳곳의 가옥에도 근대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특히 1924년 갑자년에 모자점으로 시작해 여전히 그 후세가 모자점을 운영하는 ‘갑자옥모자점’에 들러볼 만하다. 기념으로 모자나 가방 등을 살 수도 있겠다. 거리에서 근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목포에 가면 100년 전으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 주소 : 전라남도 목포시 영산로29번길 6 문의 : 061-242-0453 목포근대역사관 2관 주소 : 전라남도 목포시 번화로 18 문의 : 061-270-8728 카페 행복이 가득한집 주소 : 전라남도 목포시 유동로 48 문의 : 061-247-5887 갑자옥 모자점 주소 : 전라남도 목포시 수강로12번길 12 문의 : 061-244-0570 목포문화원 주소 : 전라남도 목포시 해안로249번길 34 문의 : 061-244-0044 http://www.mokpoculture.or.kr/ 오거리문화센터 주소 : 전라남도 목포시 영산로75번길 5 문의 : 061-245-8833 목포 양동교회 주소 : 전라남도 목포시 호남로 15 문의 : 061-245-3606 1.주변 음식점 초원음식점 : 갈치조림·꽃게무침 / 전라남도 목포시 번화로 37-6 / 061-243-2234 독천식당 : 낙지 요리 / 전라남도 목포시 호남로64번길 3-1 / 061-242-6528 영란횟집 : 민어 요리 / 전라남도 목포시 번화로 47 / 061-243-7311 http://www.061-243-7311.kti114.net/idx.htm 2.숙소 마리나베이호텔 : 전라남도 목포시 해안로249번길 1 / 061-247-9900 http://www.marinabayhotel.co.kr/ 게스트하우스 목포1935 : 전라남도 목포시 영산로59번길 35-6 / 061-243-1935 http://cafe.daum.net/mokpo1935 신안비치호텔 : 전라남도 목포시 해안로 2 / 061-243-3399 http://www.shinanbeachhotel.com/ 글, 사진 : 이송이(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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