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촌체험이 한창인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는 경기도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하는 지역이다. 같은 양평군이지만 주말 나들이 코스로 오래전부터 인기를 누려온 서종면이나 양수리와 달리 산음자연휴양림이 조성된 2000년대 들어서야 비로소 외지인의 발길이 잦아졌다. 사람 손을 덜 탄 덕분일까. 여름이면 울창한 숲과 계곡에서 캠핑과 트레킹을, 겨울에는 추억의 썰매타기와 연날리기를 즐기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숨은 명소로 꼽힌다. 1월 마지막 주말 오전, 양평군 단월면 산음2리 마을회관 앞 얼음썰매장은 한겨울 맵찬 바람이 무색하리만치 후끈 달아올랐다. 산음생태치유마을 겨울산촌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썰매시합이 막 시작되려던 참이다. 다 같이 하늘 쳐다보고 함성 준비! 하나아~ 두울~ 셋~ 함성 시작!! 와아아아아아~~~ 출발선에 나란히 앉은 아이들은 진행 도우미를 자처한 마을 어른의 구령에 맞춰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투지를 불태우고, 이를 지켜보는 엄마 아빠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바쁘다. 불과 30분 전만 해도 썰매 타는 법을 몰라 일일이 가르쳐주어야 했지만, 어느새 속도 내는 법까지 터득하고 한창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아이들이다. 1등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에 마음은 급한데, 썰매가 마음만큼 빨리 움직여주지 않는다. 속은 좀 상하지만 괜찮다. 점심 먹고 팽이치기와 얼음축구에서 실력을 보여줘야지! 올 겨울 처음으로 산촌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산음리 주민들은 전통썰매 두 종류를 직접 만들었다. 아직 어려 혼자서 썰매를 탈 수 없는 유아들은 엄마 아빠가 끌어주는 손잡이 달린 개량(?) 썰매를 탄다. 아~ 배고파! 추운 줄 모르고 놀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 빨갛게 달아오른 뺨을 부비며 비닐하우스 식당에 들어서자 뜨뜻한 온기에 정신이 다 몽롱하고, 군고구마 익어가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먹음직스러운 매콤한 떡볶이 한 접시, 무럭무럭 김을 피워 올리는 구수한 어묵도 식구 수대로 한 대접, 이왕 먹는 김에 컵라면도 추가요~ 식당은 마을 부녀회원들이 책임지고 운영한다. 떡볶이와 어묵, 빈대떡, 삶은 달걀, 군고구마까지 모두 겨울놀이에 빠져선 안 될 단골 메뉴들이다. 가족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사이좋게 나눠먹은 후 향긋한 유자차와 커피, 코코아로 입가심을 하고 나면 행복감과 졸음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산음리의 겨울산촌체험은 하루 코스와 1박2일 코스, 두 종류로 운영된다. 1박2일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위한 첫날 저녁과 둘째 날 아침, 점심 역시 부녀회원들이 준비한다. 메뉴는 소박하지만 건강한 시골밥상과 산나물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점심 식사가 끝나면 한쪽에서 솟대 만들기 체험이 시작된다. 받침으로 쓸 둥근 나무, 장대 역할을 할 나뭇가지, 새의 몸통과 머리 부분이 될 나뭇조각을 참가자 수만큼 준비한 후 솟대의 의미를 설명해주자 아이들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손끝 야무진 초등학생 누나는 선생님 설명을 듣자마자 혼자서 척척 만들어나가고, 어린 남동생도 아빠의 도움을 받아 어느새 뚝딱 솟대 하나를 완성했다. 솟대 외에 짚신 만들기, 제기 만들기, 팽이 만들기 등 다양한 민속공예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배도 부르고 얼었던 몸도 녹았으니 이제 다시 얼음판으로 나갈 차례. 이번엔 팽이치기와 얼음축구다. 나무를 깎아 만든 전통 팽이는 요즘 아이들에겐 생소한 놀이도구다. 당연히 돌리는 법도 모른다. 마을 어른이 시범을 보이자 신기해하는 아이들. 누구의 팽이가 안 죽고 오래 살아남나 한 판 시합이 벌어진다. 일등 먹은 아이는 어깨가 으쓱. 남자아이들에겐 얼음판에서 벌이는 축구 시합도 인기다. 산음리 겨울산촌체험은 산음숲자연학교(부설 산음숲예술치료센터. 촌장 조준호)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올 겨울 처음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산음숲자연학교는 자연이 좋아 양평에 터를 잡은 조준호, 원정언 씨 부부가 폐교를 임대해 2년간 구석구석 손을 본 뒤 2011년에 개장한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다. 잔디가 파릇해지는 계절이면 울긋불긋 텐트들이 운동장을 가득 채우고, 교실을 개조해 만든 목공예체험실, 미술체험실, 표현예술치료실 등에선 춤명상, 미술치료, 다도, 숲치료, 전통주 빚기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겨울산촌체험은 2월 말에 끝나지만, 2월 25일과 28일부터 새로운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운동장에서 캠핑을 하며 힐링 요가, 댄스, 산촌놀이, 트레킹, 목공예 체험 등 다양한 가족놀이를 즐기는 '가족힐링캠프'는 금~일요일 2박3일 일정이고, 차와 곡주를 즐기며 자연과 벗하고 휴식을 취하는 '차곡차곡 시주풍류'는 토~일요일 1박2일 일정이다. 산음숲자연학교 -주소 : 경기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231번지(구 산음초교) -문의 : 031-771-2504 http://www.atherapy.co.kr/ 겨울산촌체험 -기간 : 2012년 2월 29일까지 -일정 및 참가비 : 하루 코스 : 10:00~16:00 (2만 2,000원), 1박2일 코스 : 1`0:00~익일16:00 (7만 원) 가족힐링캠프 -기간 : 2012년 2월 28일부터 -일정 및 참가비 : 금요일 16:00~일요일 14:00 (가족당 21만 원) 차곡차곡 시주풍류 -기간 : 2012년 2월 25일부터 -일정 및 참가비 : 토요일 12:00~일요일 13:00 (1인당 20만 원) 글, 사진 : 이정화(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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