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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한민국 구석구석은 2019년 8월 일주일 살아보기 여행 시즌 2 <내가 처음 만난 일주일> 이벤트를 진행, 총 열 팀에 특별한 여름휴가를 선물했습니다. 체험 선정자들이 영월, 충주, 경주, 보성, 남해에서 보내온 생생한 여행기를 지금부터 공개합니다. 우리 부부는 여행 마니아다. 나는 대학교 때부터 중국, 유럽으로 혼자 여행을 다녔고, 건축을 전공한 남편은 여행이 좋다는 이유로 항공사에 취직했다. 결혼 후에도 한 달에 한 번은 주말여행을, 일 년에 두세 번은 일주일 이상 장기 여행을 할 줄 알았다. 현실은 달랐다. 남편과 내가 같은 날에 휴가를 내는 것은 아주 어려웠다. 어쩌다 시간이 맞아도 둘 중 한 사람에게 꼭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아이를 낳은 후에는 대중교통이나 숙박시설 이용에 제약이 생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꾸준히 여행을 다녔다. 주말이나 황금연휴에 하루 이틀 휴가를 내고 해외로 나갔다. 힘들게 얻은 여행인만큼 비행기를 타고 먼 곳에 가서 특별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결국 10년 이상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말았다. 짧은 여행으로는 회사 업무와 집안일을 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제주도에서 몇 주 머물면서 충분히 쉬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대한민국 구석구석 일주일 살아보기 여행 시즌 2 이벤트에 당첨돼 충주로 떠나게 되었다. 이 여행이 우리 가족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충주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과가 유명하다는 것 외에 특별히 아는 것도 없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 첫날 숙소로 가는 길에 불쑥 모습을 드러낸 충주호는 “우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웠다.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 안에 충주호 캠핑월드가 있었다. 충주호 바로 옆에서 아침저녁으로 물안개와 별을 볼 수 있는 글램핑 & 오토캠핑장이다. 우리는 수영장 딸린 글램핑장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기로 했다. 이전에도 글램핑을 해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시설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곳은 처음 봤다. 웬만한 호텔이 부럽지 않았다. 아이들은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신나게 놀았다. 잠자리, 사마귀, 메뚜기 따위를 잡으러 다니다가 땀이 나면 수영을 하고, 해먹에 누워 장난을 치고, 예쁜 돌을 찾아와 텐트 옆에 장식을 했다. 놀다가 먹는 밥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아이들 먹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충주는 물가가 싸고 맛집이 많아 치즈돈가스와 우동, 떡볶이부터 반찬이 스무 가지 넘게 나오는 더덕구이 정식까지, 매 끼니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일주일 만에 1.5kg씩 몸무게가 불었다. 하루는 여행 중 여섯 번째 생일을 맞은 딸을 위해 네 식구가 힘을 합쳐 오븐 없이 케이크를 만들고 고기를 구웠다. 글램핑의 낭만이 하늘을 찌르는 순간이었다. 부러워하던 아들은 자기 생일에도 캠핑장에 가서 만두를 잔뜩 빚자고 했다. 여행 계획을 짤 때 충주와 단양, 제천 등 주변 도시에 수상 레저, 짚라인, 패러글라이딩 등 액티비티를 즐길만한 곳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겁 많은 어린 딸을 제외하고 남편과 아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 했지만 남편은 의미가 없다며 나중을 기약했다. 고민 끝에 아이와 어른 모두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물 좋은 곳에 가기로 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수안보 온천이다. 수안보 온천은 3만 년 전 자연적으로 솟아난 우리나라 최초의 천연 온천이다. 몸에 좋은 원적외선과 각종 광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오래전부터 질병을 치료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한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나온 뒤 확실히 피부가 부드럽고 촉촉해진 것을 느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온천에 갔을 땐 왜 이 맛을 몰랐을까. 월악산 자락에 위치한 송계계곡도 물 좋기로 유명하다. 차갑고 깨끗한 물에 몸을 담그고 한여름 무더위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아이들은 물고기를 잡겠다며 계곡을 온통 헤집고 다녔다. 남편도 신이 나서 합세했다. 세 사람이 장난감 어망으로 건져 올린 물고기는 수십 마리나 되었다. 물이 너무 맑아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 덕분이다. 잡은 물고기는 소문을 듣고 몰려든 다른 아이들까지 모두 다녀간 뒤 도로 놓아주었다. 수주팔봉은 달천 주변에 있는 여덟 개의 바위 봉우리를 말한다. 493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우뚝 서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했다. 산을 오르자 신선한 공기와 짙은 풀 냄새가 코끝에 밀려왔다. 머릿속에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니 이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풍경에 익숙해져 갈 때쯤 정상에서 구름다리를 만났다. 위에서 보니 꽤 아찔한 높이였지만 아이들은 매우 좋아했다. 아이들에게 달과 별을 보여주기 위해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을 찾았다. 책이나 TV에서만 보던 별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분명 신기한 경험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천체관측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해시계 만들기, 천체 투영실에서 별자리 공부하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했다. 조금 어려울까 봐 걱정했던 아이들이 흥미를 보여 다행이었다. 딸은 별을 관찰하더니 오빠와 별자리를 주제로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나와 남편도 덩달아 두 눈을 크게 뜨고 밤하늘 매력에 빠져들었다. 충주자연생태체험관은 숙소 사장님의 추천으로 방문한 곳이다. 규모는 작지만 입장료가 저렴하고 뱀, 도마뱀, 거북이 등을 가까이서 보거나 만져볼 수 있었다. 다른 동물원에서 입장료를 열 배나 비싸게 내고도 인파에 치여 동물들과 제대로 교감을 나누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곳은 천국과 다름없다. 여행 중 하루는 온전히 아이들의 것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은 충주 라바랜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라바와 실내 키즈카페, 야외 놀이동산이 한곳에 모여있다. 한낮 폭염 때문인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체적으로 시설이 깨끗했고 실내공간도 시원했다. 아이들은 놀이동산 안팎과 근처 물놀이장을 오가며 뛰어놀았고, 나와 남편도 오랜만에 놀이기구를 타며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라바랜드를 우리 가족 한나절 놀이터로 선택한 건 잘 한 결정이었다. 우리 가족이 충주에서 꼭 먹고 싶었던 요리가 있었다. 이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꿩 요리다. 마지막 날 먹으려고 아껴두었던 꿩요리는 끝내 먹지 못했다.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 순위가 밀리고 밀린 탓이다. 그래도 그 핑계로 조만간 한 번 더 충주에 가기로 했으니 크게 아쉽지는 않다. 숙소 근처에 있는 농장에서 사과 한 박스를 샀다. 매일 지나쳤던 곳이라 친숙하게 느껴졌나 보다. 농장주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과 만 원어치만 더 달라고 했더니 알이 작아 팔지 못하는 사과를 한 박스나 주셨다. 시골에선 물건값을 깎는 재미가 있는데 이렇게 인심이 후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집으로 가는 길, 일주일간의 여행을 되짚어 보았다. 그러다 문득 우리 가족이 단 한 번도 TV를 켜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해외여행 중에도 TV를 꼭 봤었는데 말이다. 이번 여행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더니 아들이 웃으며 대답했다. “엄마, 저도 충주와 사랑에 빠졌어요!” 후기 제공: 일주일 살아보기 시즌 2 ‘내가 처음 만난 일주일’ 이벤트 체험 선정자 김진희 님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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