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은 미술 작품을 전시, 관람하는 공간이다. 넓은 전시 공간이 있고, 작품 앞에는 감상하는 사람들이 서 있는 풍경은 어쩌면 당연하고, 미술관은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대전광역시에 자리 잡은 아주미술관은 미술관에 대한 그런 생각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녹색 물결이 가득한 산자락에 현대적 감각을 물씬 풍기는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서 있다. 현대적 건물 속에 전통 한옥이 숨어 있는 곳이다. 대전 아주미술관은 부조화 속에 조화가 느껴지는 색다른 미술관이다. 아주미술관은 'Asia Museum', 즉 아시아미술관이란 뜻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의 다양한 작품들을 수집, 전시할 뿐 아니라 아시아 미술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아주미술관은 김억중 교수가 설계를 맡아 '빛의 회전'이라는 주제로 건물을 지었다. 해가 뜨고 질 때까지 빛이 움직이는데, 그 빛을 움직이게 하는 통로가 바로 창이다. 미술관에 유난히 창이 많은 이유다. 미술관 입구의 첨탑처럼 높은 공간은 빛의 회전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곳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이 강물처럼 흐른다. 그곳을 지나는 사람은 오래 머물지 않으므로 빛의 흐름을 느끼지 못할 따름이다. 전시 공간에서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2층으로 오르는 길에도 창을 통해 빛이 스민다. 마치 빛을 밟고 오르는 느낌이다. 미술관 앞으로는 기다란 기둥이 세워져 있다. 미술관 건물을 입체적으로 보이게도 하지만, 기둥과 기둥 사이가 하나의 프레임이다. 2층으로 연결되는 레인보우 브리지를 오르거나 2층 뮤제의 야외 공간에서 기둥을 바라보면 풍경을 담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레인보우 브리지도 독특하다. 1층에 조성된 연못을 직선이 아닌 대각선으로 가로지른다. 역시 공간감이 돋보이는 곳이며, 물 위를 걸어 오르는 느낌도 든다. 아주미술관의 전시 공간은 모두 세 곳이다. 이곳들 역시 개성이 넘친다. 전시 공간 전체는 미로처럼 얽혀 있어 작품을 찾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관람객에게 적극성을 요구한다고나 할까? '많이 돌아다니면서 보라'는 몸의 철학, 역시나 미술관을 만든 이의 의도가 담겨 있었다. 어떤 작품들은 3면이 벽으로 막힌 공간에 걸려 있다. 1명 아니면 2명이 간신히 설 수 있는 공간이다.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다정하게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이 작품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아주미술관은 미술을 기본으로 건축, 음악 등이 공존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아주미술관 특별 소장품전이나 유명 작가의 개인전도 열리지만 건축, 만화, 전통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도 열린다.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빛이 감도는 나선형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에서는 여러 작가의 작품을 판매하는 아트숍,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쉬어 가는 공간인 뮤제, 300년이 넘는 역사의 무게를 간직한 전통한옥 항여조를 만난다. 문의 : 아주미술관 042-863-0055 아주미술관 2층에는 특별한 건물이 숨어 있다. 항여조라 불리는 전통 한옥이다. 충남 홍성에 있던 건물 그대로 옮겨왔다. 못을 쓰지 않고 나무를 끼워 맞추는 구조라 가능했다. 300년이 훨씬 넘은 조선시대 건축물 그대로다. 항여조라는 현판은 한옥 내부에 붙어 있다. '항상 아침만 같아라'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노출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 위에 전통 한옥이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이룬다. 노출 콘크리트 건물만 봤을 때는 부조화 속에서도 자연과 어울리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단순하게 본다면 신구 시대의 충돌쯤으로 여길 수 있지만, 항여조 앞마당으로 작오산의 산세가 바로 펼쳐진다. 우리 선조들처럼 자연을 끌어들여 조화를 추구한 것이다. 항여조의 매력 포인트는 너른 잔디밭과 마루이다. 홍성에서 옮겨 오면서 기단 위에 침목을 깔고 마당에는 잔디를 심어 다소 복잡한 느낌도 들지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마루에 앉으면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왕 항여조에 간다면 오후 시간이 좋겠다. 적오산 위로 쏟아지는 햇살이 마당과 항여조를 비춘다. 마루에 엉덩이를 붙이고 기둥에 등짝을 착 기대어 햇살에 몸을 맡겨보자. 햇살에 몸이 나른하게 젖어들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항여조는 전통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쓰이다가 현재는 아주미술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내부로 들어갈 수 없지만 마루 공간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대전에는 국가지정문화재 가운데 천연기념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천연기념물센터가 있다. 천연기념물은 국가유산청장이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심의를 거쳐 지정한 국가지정문화재로 여기에는 동물, 식물, 지질, 광물 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은 2012년 10월 현재 539호까지 지정되어 있지만, 문경 존도리의 소나무를 비롯해 모두 112점의 천연기념물이 해제됐다. 가치를 상실하거나 어떠한 사유로 수명을 다했기 때문이다. 천연기념물센터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거대한 소나무 한 그루다. 인공적으로 만든 소나무가 아니라 실제 소나무다. 이 소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25호로 지정되었던 문경 존도리의 소나무다. 2006년 노거수로 고사하면서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고, 이곳으로 옮겨와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이 소나무를 옮겨올 때 마을 주민들이 반대를 많이 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이곳으로 옮겨왔고, 존도리 주민들도 버스를 타고 마을을 떠난 소나무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지켜봤다고 한다.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린 어르신들도 있었다고 하니 마을 사람들과 소나무의 끈끈했던 인연에 괜히 코끝이 찡해진다. 전시관 내에는 마을, 숲속, 습지, 들판, 강과 바다, 지질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 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살아 있는 열목어(서식지가 천연기념물임), 황쏘가리, 남생이 등 어류와 파충류뿐 아니라 새발자국 화석, 공룡알 화석 등과 암석 등도 직접 볼 수 있다. 주말과 휴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 삽살개와 함께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문의 : 천연기념물센터 042-610-7610 1.주변 음식점 샤브한쌈 : 서구 갈마동 / 샤브한쌈 / 042-524-4433 길갈비빔국수 : 대덕구 상서동 / 비빔국수 / 042-671-3060 궁맛묵은지 : 동구 가오동 / 묵은지닭매운탕 / 042-282-7249 2.숙소 삼호자객관 : 서구 둔산2동 / 042-483-5995 경하온천호텔 : 유성구 봉명동 / 042-822-5656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2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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