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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거리는 바람결을 따라 이리저리 물결치는 억새 군락이 눈부시다. 깊어가는 가을 들녘엔 초록빛 움튼 밭과 새하얀 풍력발전기가 은빛 억새 군락과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어댄다. 길 따라 달리는 여행자의 마음은 이미 길 너머 반짝반짝 빛나는 억새밭에 가 있다. 제주의 가을은 역시 억새다. 섬 전체가 억새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가을이면 제주도 어딜 가나 억새를 만날 수 있다. 드라이브로 만끽하는 제주의 가을. 길 따라 억새가 만발했다. 동부 중산간 도로 중 하나인 금백조로는 가을철 억새 드라이브 코스로 첫손가락에 꼽힌다. 주도로인 비자림로(1112번)에서 백약이오름 방향으로 빠져 나오면 바로 금백조로로 이어진다. 이곳부터 시작된 은빛 물결은 굽이굽이 길을 따라 서귀포시 수산리까지 이어지며, 또 다른 주도로인 1119번과 합쳐지면서 점점 사그라진다. 마치 숨겨진 비밀의 도로처럼 금백조로 구간에 들어서면 예상치 못했던 풍경들과 만나게 된다. 너른 평원에 펼쳐진 은빛 억새길이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기분에 젖게 만드는가 하면, 때때로 굴곡진 언덕길이 나타나 그 너머 풍경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오름들 사이로 거대한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도 이색적인 볼거리다. 따스한 가을 햇살을 머금은 억새는 바라만 봐도 마음이 포근해진다.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물결칠 때면 자유로운 영혼 그 자체가 된다. 멋진 풍경을 차창 밖으로 스쳐 보내는 게 아쉽다면 수산리에서 잠시 쉬었다 가자. 도로변에 주차시설과 함께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기념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전망대에 오르면 억새로 뒤덮인 길을 따라 멀리 성산일출봉까지 보인다. 수산리 언덕길을 내려가면 곧 1119번 도로와 만난다. 약 30분에 걸쳐 펼쳐지는 억새의 향연은 가을철 제주 여행을 빛내는 특별한 순간으로 남는다. 동부 산간 지역과 성산을 두루 둘러볼 요량이라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금백조로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이동하는 길마저 훌륭한 여행 코스가 된다. 서귀포 산록남로(1115번)는 주변 경치와 함께 흐드러지게 피어난 억새 군락을 감상하기 좋은 길이다. 한라산 중턱을 동서로 가로지르며 위쪽으로는 한라산, 아래쪽으로는 서귀포 앞바다를 두루 감상할 수 있다. 가을이면 찰랑대는 억새까지 더해져 한층 더 멋스럽게 느껴진다. 돈내코유원지 위쪽에 자리한 산록도로 휴게소를 지나면 곧바로 산록남로로 연결된다. 길 양옆으로 늘어선 억새의 호위를 받으며 달리는 기분이 유쾌하다. 여기서 조금만 가면 서귀포 동홍동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그대로 지나치기엔 너무 아깝다. 전망대에 오르면 서귀포 시내와 더불어 바다 위로 솟아오른 문섬, 범섬, 섶섬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것처럼 벅찬 감동이 차오른다. 그대로 뒤로 돌면 봉긋이 솟은 미악산과 그 너머로 운무에 휩싸여 신비로운 자태로 서 있는 한라산과 조우하게 된다. 운무가 걷히는 날엔 백록담 남벽까지 선명하게 눈에 담을 수 있다. 천하일품 절경이 어디 따로 있을까. 꽤 오랜 시간 앉아 있다 다시 길을 나선다. 도로변에 피어난 억새와 멀리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며 가는 길은 여유롭기만 하다. 한라산 자락이 길게 이어져 초록빛 평원을 이룬 구간에 다다르면 산록남로 억새 드라이브는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다. 간혹 바쁜 길을 재촉하는 이들이 옆을 쌩쌩 지나쳐가긴 하지만 대체로 차량 통행이 적어 한적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길을 가는 동안 녹차미로공원, 방주교회 등 볼거리도 몇몇 나타난다. 드라이브 길이 좀 길다 싶으면 한두 군데 정도 돌아보고 가도 좋다. 특히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방주교회는 꼭 한번 들러보기를 권한다. 건축물이 무척 특이하고 아름다워 일부러 물어물어 찾아오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황야처럼 펼쳐진 너른 들판도 마음을 탁 트이게 만들어준다. 교회 옆에 있는 앤티크풍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도 좋다. 좀더 호젓하게 드라이브 기분을 즐기고 싶다면 산록북로를 추천한다. 산록남로와는 반대로 한라산 북쪽 중턱을 가로지르는 길로 잘 닦인 길을 전세 낸 듯 한가롭게 달릴 수 있다. 한라산 전경을 한쪽에 두고 사방이 신록뿐인 산간의 운치를 마음껏 누리기에 좋은 길이다. 서부 오름의 랜드마크인 노꼬메오름을 지나면 본격적인 억새길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바람결에 이리저리 파도쳐대는 억새 군락이 마치 어서 오라 손짓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길 너머로 억새밭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누가 일부러 키운 것도 아닐 텐데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빛 벼같이 억새가 아주 풍년을 이뤘다. 노을빛 아래 펼쳐진 억새길은 좀더 차분하고 사색적인 기분을 만들어준다.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억새풀이 솜털처럼 보드랍게 느껴진다. 아쉬운 마음에 차에서 내려 지나온 길을 한참 바라본다. 바람에 몸을 내맡긴 억새는 질풍노도의 시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청춘을 닮았다. 해질 무렵 노을빛에 곱게 물들어가는 억새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년의 자화상 같다. 산록북로는 한라산 정상 등반길 중 하나인 관음사 코스 입구를 지나간다. 사시사철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을 지나치면 얼마 지나지 않아 5.16도로와 만나게 된다. 억새길은 계속 이어지지만 이곳부터는 차량 통행이 많기 때문에 호젓한 드라이브는 포기해야 한다. 또 연속 커브길이 많아 운전에 유의해야 한다. 주변 음식점 닐모리동동 : 한라산빙수 / 제주시 서해안로 452 / 064-745-5008 http://nilmori.com/ 황금륭버거 : 황금륭버거 / 서귀포시 대정읍 칠전로 434 / 064-773-0097 숙소 바다하우스 : 제주시 애월읍 애월해안로 218 / 064-799-6192 제주올레하우스 : 제주시 구좌읍 덕행로 450-23 / 064-783-1152 http://www.ollehouse.kr/ 제주에코스위츠 : 서귀포시 중문상로 207-13 / 064-738-9975 http://jejueco.com/wordpress/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0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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