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는 단원구와 상록구로 나뉜다. 그중 단원구 원곡동에는 2009년 지정된 다문화특구가 있어 한국 속 이국적인 풍경을 선보인다.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고, 한국말보다 외국어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곳. 그래서 마치 낯선 이국의 거리에 서 있는 듯하다. 다문화특구로 지정된 원곡동 일대와 다문화음식거리를 차례로 만나본다. 경기도 안산시는 외국인이 가장 많은 고장이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불편한 시선을 던지는 사람도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알량한 편견을 조금만 접어두면 한국 속 작은 세계가 보인다.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일대는 2009년 다문화특구로 지정되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다문화음식거리도 있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각국의 전통음식을 즐길 수 있다. 안산이 다문화의 대표 도시가 된 것은 안산시의 개발 역사와도 맞물린다. 원곡동은 시화호가 조성되기 전까지 바다와 가까운 반농반어의 작은 마을이었다. 안산이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로 개발되면서 원곡동 일대도 서서히 변화했는데, 그 시작은 반월공단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일자리를 찾아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노동자 밀집 거주 지역이 된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면서 또 한 번 변모한다. IMF를 거치고 3D 업종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크게 늘어나 지금에 이르렀다. 70여 개국 외국인 7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니 말 그대로 ‘국경 없는 마을’인 셈이다. 원곡동 일대가 다문화특구로 지정되면서 거리 풍경도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외국인만을 위한 외국인주민센터가 들어섰고, 우리은행이나 하나은행처럼 한자로 쓸 수 없는 은행 이름도 한자로 바꿔 간판을 달았다. 거리에는 우리나라 간판보다 외국어로 된 간판이 더 많고,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는 사람들 역시 대부분 외국인이다. 원곡본동 주민센터 옆에 자리한 외국인주민센터에는 58개국 국기로 만든 키다리아저씨가 ‘우리는 하나,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다. 세계 각국의 방향과 그곳까지의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도 세워졌다. 원곡동 일대를 돌아보기 전에 다문화홍보학습관을 먼저 둘러보자. 다문화홍보학습관은 다문화음식거리가 시작되는 주택가 경로당 뒤편에 자리 잡고 있다. 세계 각국의 악기, 화폐, 인형, 가면 등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만난다. 목탁이 달려 있는 베트남의 독특한 악기인 단모, 나무막대기로 금속 그릇의 테두리를 돌리거나 두드려 소리를 내는 네팔의 싱잉볼, 일명 ‘손가락피아노’로 불리는 칼림바 등 각국의 이색적인 악기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네팔의 싱잉볼과 칠레 북부의 전통악기인 레인스틱이다. 싱잉볼은 휴식이나 명상을 넘어 치유에도 사용되는 악기다.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에 마치 자연으로 돌아가는 듯하다. 레인스틱은 마른 선인장 줄기 안에 자갈을 넣어 만드는데, 세로로 눕히면 빗소리처럼 잔잔하고 가녀린 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다문화홍보학습관은 2층으로 된 작은 공간이지만 다문화를 이해하는 데 적잖이 도움이 된다. 매일 세 차례(10:30, 13:30, 15:00) 1시간 동안 세계 각국의 악기, 의상, 전통춤 등을 체험해볼 수 있는 다문화 놀이체험도 진행한다(단체 5명 이상, 25명 이하). 다문화특구로 지정된 만큼 다문화음식도 빠질 수 없다. 지하철 4호선 안산역 2번 출구로 나가면 오른편으로 길게 길이 나 있는데 일명 ‘다문화음식거리’다. 표지판이 있어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일직선으로 난 거리에 늘어선 상점과 노점상, 흥정하는 사람들의 풍경은 우리나라 여느 시장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다양한 길거리 음식, 동남아의 열대과일과 식재료 등 판매되는 상품들은 대체로 낯설다. 그래서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판매상은 대부분 외국인들로 한국말을 거의 못한다. 손짓 발짓으로 겨우 어떤 물건인지, 값이 얼마인지 알아낸다. 흥정은 아예 엄두도 못 낸다. 우리나라 꽈배기보다 훨씬 큰 꽈배기가 있어서 중국식 이름을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충격적이다. ‘꽈배기’란다. 허를 찔렸지만 그래도 꽈배기만큼 맛있다. 다문화음식거리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음식점도 많다. 가장 많은 음식점을 차지하는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네팔, 우즈베키스탄 등 15개국 170여 곳이나 된다. 그중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인 ‘사마리칸트’와 태국 음식점인 ‘수왈’을 찾았다. 사마리칸트는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홍차와 쌈사, 야채칼국수, 양고기꼬치를 차례로 주문했다. 다른 테이블을 둘러보니 모두 홍차나 녹차를 마신다. 물어보니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식사할 때 꼭 차를 마신다고 한다. 쌈사는 리뾰스카(빵)와 함께 화덕에 구워 먹는 빵인데, 안에 소고기와 양파가 들어간다. 살짝 느끼한 맛이 나지만 홍차가 이내 가라앉혀준다. 양고기꼬치도 우리나라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양고기를 숯불에 굽고 그 위에 양파를 썰어서 낸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입안에 맴돌긴 하지만 이 정도면 우리 입맛에도 맞을 듯하다.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전체적으로 향신료 맛이 강하지 않고 식재료 특유의 맛을 그대로 살려 자극적이지 않다. ‘수왈’은 ‘가족’을 뜻하는 태국말이다. 태국을 대표하는 요리 똠얌꿍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볶음쌀국수인 팟타이가 맛있는 집이다.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쏨땀뿌, 꿔어이띠아우 느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팟타이와 카우팟꿍(태국식 새우볶음밥)을 주문했다. 쏨땀뿌는 참게젓갈을 소스로 사용하는 파파야 샐러드이다. 언뜻 궁합이 안 맞을 것 같지만 은근한 젓갈 향과 파파야, 당근의 조화가 괜찮다. 꿔어이띠아우 느아는 일명 소고기 쌀국수다. 시원하고 담백하면서도 진한 소고기 육수가 일품이다.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 주소 : 경기 안산시 단원구 부부로 43 문의 : 1666-1234 http://global.iansan.net/ 안산시 다문화홍보학습관 주소 :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본로 15 문의 : 031-481-3732 사마리칸트 주소 : 경기 안산시 단원구 다문화2길 3 문의 : 031-492-6984 수왈 주소 : 경기 안산시 단원구 다문화길 18 문의 : 031-494-0338 1.주변 여행지 최용신기념관 : 안산시 상록구 샘골서길 64 / 031-481-3040 단원미술관 : 안산시 상록구 충장로 422 / 031-481-0504 성호기념관 : 안산시 상록구 성호로 131 / 031-481-2574 2.숙소 힐하우스호텔 : 안산시 상록구 석호로3안길 52 / 031-417-6800 한양대학교 게스트하우스 : 안산시 상록구 한양대학로 55 / 031-436-8014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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