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고 반가운 비 님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우중충하고 귀찮기만 한 비가 연이어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장마가 걷히고 난 후에는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겠지요. 불쾌지수가 높아질수록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보다는 조금 한적한 곳을 원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오늘은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 경북 안동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안동 하회마을 '안동=하회마을'이 생각날 정도로 하회마을은 뭐니 뭐니 해도 안동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여행지이기도 한데요. 오래전부터 전통가옥들이 모여사는 마을 형태가 지금껏 유지 및 보존이 잘 되고 있으며 한국의 전통마을 문화를 잘 보여준다고 하여 지난 2010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하회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지금도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고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마을 곳곳에 유서 깊은 오래된 고택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요. 마을 안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조선시대 '하늘이 내린 재상'이라 일컬었던 서애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이라는 곳입니다. 충효당 앞마당에는 1999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하회마을 방문을 기념하여 심었던 구상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이곳은 종택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류성룡 선생이 거처했던 곳은 아니고, 충효당이 지어지기 이전의 집에서 지냈으며 지금의 충효당은 류성룡 선생이 돌아가신 후, 후손들이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충효당 건물 뒤쪽으로는 영모각이라는 또 다른 건물이 있는데, 이곳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저서와 유품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라고 합니다. 마을 골목 하나 사이로 충효당과 마주 보고 있는 양진당은 풍산 류씨의 대종가라고 하는데요. 원래는 입암 류종영 선생의 호를 따서 입암 고택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사랑채는 고려 건축양식, 안채는 조선 건축양식을 따서 고려 시대와 조선시대의 건축양식이 공존하는 집이기도 하지요. 하회마을에서는 드물게 정남향의 집이기도 하며 원래는 99칸으로 전해왔지만, 임진왜란 때 일부 소실되어 지금은 53칸만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하회마을 한가운데에 심어져있는 커다란 느티나무의 고목 부근에는 삼신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월 대보름 때 마을의 안녕과 무병,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가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합니다. 수령이 600년 정도 되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우뚝 자라 있는 모습과 함께 나무 옆에는 마치 하회탈이 웃는 모양을 한 장승이 서 있는데, 마을 사람들뿐 아니라 여길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무 주위로는 각자 소원을 적어 놓은 하얀 종이들이 빽빽하게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을을 모두 둘러보고 돌아 나오는 길은 만송정 솔숲 길을 따라 나오면 됩니다. 이 소나무 숲은 서애 류성룡의 형이었던 겸암 류운용이 강 건너편 바위 절벽 부용대의 거친 기운을 완화하기 위해 소나무 1만 그루를 심었다고 하여 만송정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 하회마을 주소 :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종가길 2-1 관람시간 09:00~18:00(동절기) / 09:00~19:00(하절기) 입장료 : 대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대중교통 안동역, 안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46번 버스 이용 부용대 하회마을 만송정 솔숲 너머로 흐르는 낙동강과 함께 강 건너편 멋들어진 바위 절벽이 바로 부용대입니다. 저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 전체를 내려다보는 모습은 정말 장관인데요. 그래서 하회마을을 오게 된다면 마을 안쪽만 관광하기보다는 이 부용대에 꼭 함께 오르기를 추천드립니다. 차를 타고 낙동강을 건너 부용대 주차장까지 오게 되면, 여기서부터 부용대까지는 조금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요. 하회마을 쪽에서 바라본 부용대는 언덕이 높아 보여 힘들게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막상 오르다 보면 생각보다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략 10~15분 정도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금방 부용대에 다다를 수 있지요. 숲길이 끝나는 지점,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절벽 아래쪽으로 마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모양과 강줄기가 마을을 돌아 나가는.. 이름 그대로의 하회(河回)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게 됩니다. 조금 전까지 마을 안에서 들러봤던 마을의 각 고택들을 한눈에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으니 또 다른 느낌입니다. 고풍스러운 기와집 형태의 양반 댁과 소박한 초가집 형태의 일반 평민 댁들이 잘 조화되어 살아가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습니다. 화천서원 선비의 고장 안동의 대표적인 서원이라고 하면 대부분 병산서원 그리고 도산서원을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부용대를 올라가는 입구에 위치한 화천서원은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병산서원이 서애 류성룡을 기리기 위한 곳이라면, 화천서원은 류성룡의 형이였던 류운용과 관련이 깊은 서원인데요. 류성룡 못지않게 형님인 류운용의 학덕도 높았던 편이라 따르는 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화천서원은 부용대 입구 쪽에 있어 부용대를 가신다면 꼭 한번같이 들러보시면 좋은 곳인데요. 서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엔 ‘부용 카페’라는 작은 카페가 있어 날이 더울 땐 이곳에서 잠시 시원한 음료를 한잔하며 쉬어 가는 것도 좋습니다 카페를 나와 안쪽으로 더 들어가게 되면 비로소 화천서원 입구가 나오게 되는데요. 부용 카페와 화천서원은 이 조그만 문을 사이에 두고 연결이 되어 있는 형태였습니다. 화천서원 역시 병산서원과 마찬가지로 당시의 서원 양식을 본따 ‘ㅁ’자 형태의 배치가 돋보이는 곳이었어요. 병산서원 보다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나름 서원의 양식을 제대로 갖춘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천서원 현판이 걸려있는 강당인 숭교당 쪽에서 아래쪽 문루인 지산루 방향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지산루의 경우.. 병산서원으로 따지면 만대루 역할을 하는 곳인데, 더운 여름철 저 마루 위에 앉아있으면 낮잠이 절로 들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입니다. 지산루는 신발만 벗으면 누구나 올라갈 수 있는 곳이므로 지산루에 올라가서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과 시원한 풍경을 감상하며 쉬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병산서원 하회마을에서 차로 30여 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병산서원은 다들 아시다시피 서애 류성룡 선생을 기리기 위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 유교 건축물의 백미라 일컬어질 만큼 안동 여행을 가게 되면 하회마을과 더불어 꼭 들러봐야 할 명소로도 알려진 곳인데요. 사계절 중에서 병산서원이 가장 아름다울 때가 다름 아닌 여름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바로 여름 한철 지금 이맘때쯤 병산서원 주변의 선홍빛 배롱나무꽃이 피어나는 시기라 서원의 풍경과도 너무나 잘 어울려 멋들어진 풍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배롱나무꽃은 서원의 대문이라 할 수 있는 복례문에서부터 시작해 만대루를 지나 안쪽까지 구석구석 예쁘게 잘 피어 있답니다. 병산서원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 곳으로 알려진 이곳이 바로 만대루 인데요. 실제로 만대루 위에 오르게 되면 앞쪽으로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강 건너편으로는 커다란 병산이 마주하고 있어 정말 병풍이 둘러쳐진 듯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회마을 전체 풍경을 부용대에서 내려다볼 수 있듯이, 병산서원 역시 강 건너편 병산 정상 부근에서 서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기도 한데요. 다만 병산을 오르는 길은 좀 많이 가파르고 생각보다 많이 걸어 올라 가야 하기에 체력에 자신 있거나 시간 여유가 되시는 분들이라면 병산서원을 둘러보고 난 후… 맞은편 병산에 올라 서원을 내려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병산서원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30번지 입장료 : 없음 도산서원 도산서원은 안동시내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고,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있는 곳과는 완전 반대 방향에 위치해 있어 안동 여행코스를 짤 때 놓치기 쉬운 곳 중의 하나인데요. 만약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도산서원도 꼭 한번 들러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도산서원은 1000원짜리 지폐의 주인공인 퇴계 이황 선생을 기리기 위해 모신 곳으로, 건축물을 크게 둘로 구분하게 되면 퇴계 선생이 직접 거처하면서 제자들을 가르쳤던 도산서당과 퇴계 선생이 돌아가시고 난 후 학덕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도산서원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도산서원의 현판은 그 유명한 한석봉의 글씨로도 유명한데요. 선조 때 한석봉을 시켜 도산서원의 현판을 쓰게 하고 편액을 하사받음으로 인해 당시 조선 최고의 서원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본당인 전교당을 중심으로 좌우로 유생들이 거처하면서 공부를 했던 동재와 서재가 마련되어 있고, 서원의 출입문인 진도문 양쪽에 있는 광명실이라는 건물은 책을 보관하는 서고로 사용이 된 곳이라고 합니다. 퇴계 이황 선생의 초상화와 함께 도산서원 역시 1000원짜리 지폐 뒷면에 나오기도 했는데요. 아쉽게도 신권이 발행되면서 뒷면의 도산서원 풍경은 바뀌었다고 합니다. 혹시 1000원짜리 구권 지폐를 가지고 계시는 분이라면 직접 도산서원 가실 때 들고 가셔서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도산서원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도산서원 길 154 / 054-840-6599 관람시간 : 09:00~18:00 (하절기) 09:00~17:00 (동절기) 입장료 : 어른 15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600원 대중교통 : 안동시내에서 67번 시내버스 (약 40분 정도 소요) 월영교 안동을 여행하는 중… 해가 지고 난 후.. 숙소나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운 분들은 저녁에도 가 볼 만한 여행지가 있으니 바로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월영교입니다. 월영교는 상아동과 성곡동 사이 낙동강 안동호 위에 놓여진 길다란 목책교인데요. 2003년에 지어진 월영교는 그 길이가 387미터에 이르러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다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낮에 와도 아름다운 월영교는 특히 어둠이 내릴 무렵… 붉은 저녁노을과 함께 목책교에 달아 놓은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면서 아름답고 멋진 야경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확실히 낮에 보는 월영교 보다는 밤의 조명이 들어왔을 때 낙동강 위로 반영이 함께 담겨진 월영교의 모습이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한낮에는 30도가 넘는 폭염 때문에 걷기조차 힘들었는데, 이렇게 어둠이 내리고 시원한 강바람까지 불어오는 아름다운 월영교 위를 걸어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외지에서 온 여행자 뿐만 아니라 안동시민들도 이곳이 좋은 휴식처인 듯 많은 분들이 시원한 강바람을 쐴 겸 산책을 많이 나온 듯 보였습니다. 주말과 휴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분수도 틀어준다고 하니, 주말 안동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면 저녁 분수가동시간에 맞춰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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