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먹는 즐거움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선조들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을 남겼고, 요즘에는 ‘먹방 투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여행에서 먹는 것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제주 여행이라고 예외일까. 아름다운 해안도로와 아늑한 숲속 마을을 품은 제주 서부 지역, 그곳에 숨은 맛집을 찾아 떠나보자. 애월리사무소 안에 자리한 제주 슬로비는 서울 홍대에 있는 카페 슬로비의 2호점이다. 청소년 요리 대안학교 영셰프 스쿨 출신 요리사들이 운영하는 청년 레스토랑으로 직접 개발한 독특한 요리들이 눈길을 끈다. 게다가 지역에서 난 식재료와 제철 식품들을 이용해 만드는 로컬 푸드라는 점에서 입맛 까다로운 이들도 호평을 내놓는다. 이 집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농부의 수프와 제주 돌빵은 슬로비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빛나는 음식이다. 당근과 감자 등 제주 농부들이 정성껏 길러낸 농산물을 이용해 뭉근하게 끓여 낸 수프는 보기보다 훨씬 맛있고 한 끼 식사로 충분할 만큼 든든하다. 수프에 곁들여지는 제주 돌빵이 백미다. 현무암을 연상시키는 검은 빵을 수프에 찍어 먹는데 둘의 조합이 무척 잘 어울린다. 이름은 돌빵이지만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이 반전인 빵이다. 제주 돌빵은 슬로비에서 매일 직접 구워내며 별도 판매하기도 한다. 하루에 일정량만 구워내기 때문에 주말이나 휴일에는 금세 동이 난다.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애월비빔밥은 싱싱한 제철 나물과 버섯을 주재료로 만든 음식이다. 얼핏 보기엔 소박해 보이지만 맛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재료며 상차림이며 여느 비빔밥과 다르지 않건만 특별한 맛이 나는 것은 이 집만의 비밀 레서피 때문이다. 간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좋은 맛이다. 첫 숟가락부터 끝마무리까지 깔끔하게 떨어진다. 이외에 파스타를 비롯한 여러 가지 메뉴들이 계절이나 달마다 제철 재료에 따라 다르게 요리되어 나온다. 신선한 재료에 매번 다른 음식을 맛보는 재미는 덤이다. 레스토랑 한쪽에 제주도 여행 기념품을 판매하는 코너도 있으니 음식이 나오는 동안 찬찬히 구경해보자. 제주 슬로비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열며 매주 화요일은 휴무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카페 두봄은 밖에서 보기엔 일반 가정집 같지만, 깔끔한 인테리어와 세련된 분위기의 내부가 반전의 매력을 풍긴다. 아담한 정원을 지나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잠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넓은 카페 안은 자리마다 느낌이 조금씩 달라 그날 기분에 따라 자리를 고르는 재미가 있다. 물론 어느 곳에 자리를 잡든 그 공간만의 분위기에 금세 젖어들게 되지만 말이다. 돌담에 ‘핸드메이드. 프레쉬 버거(handmade. fresh burger)’라고 크게 써붙여놓은 것처럼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는 수제 버거다. 모양새는 일반 버거와 비슷하지만 내용물은 천지차이다. 한살림 우리밀빵을 사용하며, 속 재료로 쓰이는 채소들도 대부분 유기농이다. 바질 같은 일부 향신료는 직접 키운 것들을 사용한다. 버거를 만드는 주인장이 유기농과 친환경 농작물 재배에 관심이 많다 보니 내놓는 먹거리들도 덩달아 건강식이다. 건강식 하면 왠지 맛이 없을 것 같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편견을 버려도 좋다. 까망버거는 말랑한 버거빵 안에 알맞은 두께의 흑돼지 패티와 토마토,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들이 조화를 이뤄 맛도 그만, 영양도 그만이다. 곁들여 나오는 샐러드도 싱싱함이 물씬 배어나온다. 이곳만의 특별한 메뉴로 두봄버거와 콩버거도 있다. 고기 패티 대신 두부와 감자, 치즈를 넣은 두봄버거는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중인 이들도 걱정 없이 맛볼 수 있다. 채식주의자와 고기를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는 콩버거가 제격이다. 고기의 식감을 제대로 살려 맛은 맛대로, 건강은 건강대로 챙길 수 있다. 제주현대미술관이 자리한 저지리 문화예술인마을은 관광객들로 북적한 여느 지역들과 달리 한적하다. 책 한 권 들고 가서 사색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 저지리 마을과 꼭 같은 느낌을 지닌 아담한 카페 ‘담담’이 있다. 문화의 향기가 그윽한 저지리 마을 가운데 단정하게 들어선 카페 건물은 주변과 조화를 이룬 모습이다. 그다지 튀지도 않고 깔끔해서 언뜻 보면 예쁘게 꾸며진 가정집 같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이 같은 느낌은 더욱 강해진다. 마치 이웃집에 초대되어 온 듯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다. 그 편안한 느낌에 누구라도 첫눈에 단골이 되어버린다. 물론 카페 분위기만 좋은 건 아니다. 늘 친절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주인 내외를 닮아 커피와 케이크가 환상적인 맛의 궁합을 이뤄낸다. 도시 생활을 접고 제주로 내려온 주인 내외는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커피를 내리고 매일같이 빵과 케이크를 굽는다. 커피에 관한 한 전문가적 수준을 자랑하는 주인아저씨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 맛이 일품이다. 커피를 공부하면서 정리하고 모아놓은 자료집이 책 한 권을 써도 될 분량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구워내는 홈메이드 빵과 케이크들이다. 안주인이 매일 그날의 빵을 양껏 구워 내놓는다. 한살림에서 공급받는 무농약 우리밀과 유기농 당근, 비정제 설탕 등으로 만든 당근케이크는 늦게 가면 늘 빈손으로 돌아와야 할 정도로 인기다. 달지 않고 쫀쫀한 식감을 자랑하는 브라우니와 시나몬롤도 한번 맛보면 자꾸만 생각난다. 슬로비 주소 : 제주시 애월읍 애원로 4 애월리사무소 문의 : 064-799-5535 카페 두봄 주소 :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남로 12 문의 : 064-792-4222 담담 주소 : 제주시 한경면 저지12길 60 문의 : 064-773-5932 1.주변 여행지 애월한담산책로 : 제주시 애월읍 한담리 제주현대미술관 : 제주시 한경면 저지14길 38 / 064-710-7801 http://www.jejumuseum.go.kr/ 환상숲 곶자왈공원 :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594-1 / 064-772-2488 http://jejupark.co.kr/ 2.숙소 For 安(포 안) : 제주시 한림읍 옹포2길 12 / 064-796-4900 http://www.forahnjeju.com/ 함덕삼다펜션 : 제주시 조천읍 조함해안로 488 / 064-782-1700 나.미.송 :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서문로 59 / 064-794-0416 http://cafe.daum.net/namisong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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