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특별한 순간을 꿈꾼다. 이유 모를 설렘을 전해주는 크리스마스가 있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 있는 시기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멋지고 근사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건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낭만을 만끽하며 내실까지 알차게 갖춘 여행으로 특별한 순간을 장식해보면 어떨까? 겨울밤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오색빛축제가 있고, 감성을 두드리는 문화 콘텐츠가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쉽게 떠날 수 있는 곳. 대전 원도심으로 떠나보자. 단언컨대 대전 원도심은 겨울, 그것도 이맘때쯤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지다. 날씨는 추워도 여행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겠다면 무작정 대전행 기차에 몸을 싣자. 대한민국 교통 요충지, 특히 경부선과 호남선이 분기하는 기차여행의 중심지라는 명성답게 서울, 경상도, 전라도, 어디에서든 쉽게 대전에 다다를 수 있다. 시간이 비껴간 듯한 도심 풍광과 아기자기하게 숨어든 문화 콘텐츠만으로도 원도심은 매력적이지만 이맘때 이곳을 찾아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올해부터 첫선을 뵈는 ‘대전오색빛축제’ 때문이다. 평소에도 저녁만 되면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12월 21일부터 25일까지는 스카이로드와 목척교 밑에 오색찬란한 불빛 쇼가 더해진다. 으능정이거리 주변과 목척교 아래 대전천에 조명이 설치된다. 빛이 은행동 거리를 따라 이동하면서 대전천에서 사랑의 열매를 맺는 과정을 표현한다. 영화 <아바타>에 나온 생명의 나무 ‘에이와’를 콘셉트로 한 LED 조형물, LED 별자리 체험을 테마로 한 별자리 포토존 등이 설치된다.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거리 클럽 파티도 눈길을 끈다. 매일 밤 신비로운 풍광을 만들어내는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가 클럽으로 변신한다. 하늘을 뒤덮은 대형 LED 영상 아케이드에서 나오는 신나는 음악과 화면이 흥을 돋우면 클럽 파티가 시작된다. 야외에서 펼쳐지는 DJ 클럽 파티와 함께 대전 원도심을 열정으로 물들인다. 삼바 리듬 타악팀, 국악 비보이, 가장 행렬단으로 이뤄진 거리 퍼레이드, 다양한 장르의 거리 예술가 공연, 예술극장 공연 등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대전역에 내리면 두 번 놀라게 될지 모른다. 대전역 바로 옆에 우뚝 솟은 최신식 한국철도공사 건물 때문에 한 번, 그리고 그 건물과 상당히 대조적인 시가지 풍경 때문에 또 한 번. 대전은 철도와 함께 성장한 도시답게 대전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했다. 이제는 ‘원도심’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은 한때 대전에서 가장 번화하고 화려했던 중심지였다.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으로 이르는 길, 특히 은행동과 대흥동을 중심으로 대전의 모든 상권이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충남도청이 이전하고 외곽으로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은행동, 대흥동 상권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동네는 단순히 ‘낙후된 구시가지’로 전락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전 원도심에는 근대문화유산과 문화 콘텐츠라는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옷가게, 음식점, 카페가 밀집한 모습이 여느 도시의 번화가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찬찬히, 세밀히 들여다보면 독특한 문화 요소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별 특징 없어 보이는 상가들 속에서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빈티지한 근대건축물들이 정겹다. 은행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근대건축물 중 하나는 바로 1958년 농산물 검사소가 자리했던 건물이다. 1999년 ‘대전시 좋은 건축물 40선’에 선정됐음에도 한동안 방치돼 도시 미관을 해치던 이 건물은 2008년 대전창작센터로 다시 태어났다. 국내 최초로 근대건축물을 개조해 복합문화센터로 만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등록문화재 100호로 지정된 곳이라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데, 주기적으로 다양한 미술 전시가 진행돼 특별함을 더한다. 대전창작센터에서 대흥동성당 쪽으로 길을 건너면 대전의 문화 아지트, 대흥동이 나타난다. ‘낡고 오래된 것’이 전해주는 편안함과 은은한 매력에 빠져들고 싶다면 대흥동에서 길을 잃어보자. 길 찾기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이 골목에서 저 골목으로 정처 없이 흘러 다니다 보면 예상치 않았던 보물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는 녹색 대문으로 상징되는 ‘산호여인숙’. 대흥동 터줏대감처럼 자리한 기존 산호여인숙을 그대로 활용한 공간이다. 여인숙의 목적에 충실해 이방인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의 역할과 함께 대흥동이라는 동네 특성을 살려 실험적 예술 공간의 역할도 하고 있다. 대전을 재미나게 여행해보고 싶다면 ‘도시여행자’를 찾아가보자. 국내외 각지를 여행하는 대전 젊은이가 꾸려나가는 여행자 카페다. 여행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대전 지역 여행 안내를 받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자신만의 전시를 열 수 있는 ‘1평 갤러리’ 등 작은 카페에 재미난 요소가 가득하다. 도시여행자를 나와 몇 걸음 걷다 보면 카페처럼 생긴 과일가게 ‘사과나무’가 나타난다. 이런 동네에 ‘웬 과일가게일까’ 싶은데 의외로 찾는 사람이 많다. 지나가다 호기심에 들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이 많다. 매일 매일 주인장이 직접 엄선해오는 과일만을 판매하는데, 과일 맛 하나로 승부를 걸고 있다. 과일을 이용한 몇 가지 음료와 수제 잼, 차 등도 판매한다. 대전 원도심 지역 화폐인 두루 사용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잔잔한 듯하지만 역동적으로 호흡하는 대흥동 여행을 차 갤러리 ‘소산원’에서 차분히 마무리해보자. 소산원은 단순히 차 한잔을 마시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차에 대해 배우고 얘기하며 차를 깊이 있게 음미해볼 수 있다. 일반적인 차 대신 우리 땅에서 나는 산야초를 이용한 향긋한 차가 가득하다. 소산원의 대표 메뉴인 목련꽃차 한 모금을 마시면 마음 가득 꽃향기가 번진다. 2013년 대전오색빛축제 -일시 : 2013년 12월 21일~12월 25일 -장소 : 대전광역시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문화거리 일원, 목척교 대전창작센터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대종로 470 -문의 : 042-255-4700 산호여인숙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로262번길 31-2 -문의 : 070-8226-2870 도시여행자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로260번길 17 2층 -문의 : 070-4656-1997 과일가게 사과나무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보문로260번길 17 -문의 : 010-9446-7388 소산원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112번길 38 -문의 : 042-625-8333 주변 음식점 -부잣집곰탕 : 양곰탕 /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로139번길 10 / 042-256-7746 -진로집 : 두부두루치기 / 대전광역시 중구 중교로 45-5 / 042-226-0914 -귀빈돌솥밥 : 짬뽕 / 대전광역시 중구 중교로 51 / 042-255-9198, 042-242-3355 -태화장 : 짬뽕 / 대전광역시 동구 중앙로203번길 78 / 042-256-2407 숙소 -호텔리베라 유성 : 대전광역시 유성구 온천서로 7 / 042-823-2111 -호텔인터시티 : 대전광역시 유성구 온천로 92 / 042-600-6000, 042-600-6006 -호텔ICC :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123번길 55 / 042-866-5000 -레지던스호텔 라미아 :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로51번길 42 / 042-334-0100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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