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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나주(羅州), 이름만 들어도 묵직한 무게가 느껴지는 도시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전라도를 대표하는 '목(牧)'의 고장으로 천 년의 세월 동안 남도의 중심에 자리했던 곳이다. 그 긴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살아 있는 역사 교과서가 되는 매력적인 여행지이다. '박물관은 지루해' 라는 아이의 말에 겁먹지 않아도 된다. 나주의 역사는 유리 진열장 속에만 갇혀 있지 않다.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느끼고, 두 발로 직접 밟아 보는 나주의 역사 여행으로 떠나보자. ★ 추천 코스 ★ ① 국립나주박물관: 영산강 유역의 고대 문화를 전시와 실감콘텐츠로 만나는 역사 공간 ② 나주향교: 천 년 역사 도시 나주의 위엄을 전하는 조선시대 교육기관 ③ 나주곰탕 하얀집: 조선시대 나주목 중심 공간인 금성관 바로 앞에 위치한 110년 전통의 나주곰탕 원조 맛집 ④ 남도의병역사박물관: 2026년 3월에 개관한 3만 3천 의병의 함성을 간직한 전국 최초 의병 전문 박물관 나주 역사 여행의 첫 발걸음은 국립나주박물관으로 시작하자. 자미산 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영산강 유역의 고대 문화를 중심으로 나주의 오랜 시간을 한눈에 보여주는 공간이다. 국립박물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심이 아닌 전원 속에 자리 잡은 박물관으로,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푸른 잔디와 나무들이 반기며 마음을 넓혀준다. 전시실을 따라 걷다 보면 단순히 유물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영산강을 따라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한 흐름 안에서 이해할 수 있어 아이와 함께 둘러보기에 좋은 박물관이다. 상설전시는 강과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 살아온 영산강 유역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물로 지정된 석등과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 등 아이가 흥미를 가질 만한 다양한 고대 유물들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상설전시장에 위치한 고분문화실은 국립나주박물관에서 특히 인상 깊은 공간이다. 영산강 줄기를 따라 자리 잡은 고분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사다리꼴, 원형, 장고형 등 독특한 형태의 고분과 독널무덤은 영산강 유역만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무덤 속에서 발견된 토기, 철기, 구슬 같은 껴묻거리도 당시 사람들의 삶과 사회상을 짐작하게 해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아이와 함께라면 실감콘텐츠 체험관도 꼭 들러 보자. 영산강 유역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대형 영상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폭 35m 규모의 파노라마 스크린이 압도적인 몰입감을 준다. 고대 영산강의 모습부터 신촌리 9호분 이야기, 금동신발의 문양까지 영상과 음향으로 생생하게 구현되어, 전시에서 본 내용을 한층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에는 인터랙션 체험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도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다. 관람을 마치고 나면 박물관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박물관 옥상에 올라가면 실제 고분을 직접 두 눈으로 구경할 수도 있으니, 박물관을 떠나기 전 꼭 옥상에 올라가 보길 바란다. 관람 TIP! 실감콘텐츠 체험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되며, 매시 정각과 30분마다 상영이 시작된다. 낮 12시부터 1시까지는 휴식 시간이며, 회차별 인원이 제한되어 있어 예약 또는 현장 접수가 필요하다. 국립나주박물관 -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반남면 고분로 747 - 운영 시간 · 상설, 특별전시실, 어린이 박물관: 09:00~18:00 (입장 마감 17:30) · 실감콘텐츠 체험관: 10:00~18: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휴관 - 이용 요금: 무료 (단, 기획 전시는 경우에 따라 유료) ※ 매주 화요일 휴무 - 문의: 대표전화 061-330-7800, 전시안내 061-330-7885 국립나주박물관에서 나주 도심으로 이동하면, 조선시대 나주의 위상을 보여주는 공간이 이어진다. 나주향교와 금성관은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먼저 나주향교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나주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교육기관으로, 훌륭한 유학자를 제사하고 지방민의 유학 교육과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지은 교육기관이다. 조선시대 교육 시설의 규모를 따지면 성균관 다음이라고까지 지칭될 정도로 규모가 클 뿐 아니라 교육과 제사의 고유 기능을 간직하고 있어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나주향교는 넓은 경내와 단정한 건물 배치가 인상적이라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그중에서도 특히 대성전은 보물로 지정된 건물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향교 건축의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아이와 함께라면 향교 마당에 그려진 상읍례도 안내판을 눈여겨 보자. 옛 교육 공간의 질서와 예법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어서 찾게 되는 금성관은 나주목 객사의 정청으로, 조선시대 나주목의 중심 공간이었다.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시고, 중앙에서 내려온 관리나 사신을 맞이하던 곳으로 당시 나주의 행정적 위상을 보여 준다. 실제 안내판을 보면 금성관은 나주목 관아와 향교가 함께 자리한 역사 공간의 중심축에 있었고, 나주가 오랫동안 호남의 중심지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다만, 현재 금성관은 해체 수리 공사가 진행 중이라 내부 관람은 어렵다. 현장 안내판에도 원형 복원을 위한 정비 사업이 진행 중임이 안내되어 있어, 지금은 금성관의 역사적 의미를 알고 외부 공간과 주변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방식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대신 나주향교 담장길과 금성관 일대는 옛 도심의 분위기가 잘 남아 있어, 아이와 함께 천천히 걸으며 나주의 시간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주향교 -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향교길 38 - 운영 시간: 09:00~18:00 - 문의: 061-334-2369 금성관 바로 앞에는 오랜 시간 관광객과 현지인의 발길이 이어져 온 나주의 대표 곰탕집이 있다. 바로 ‘하얀집’이다. 나주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한 끼를 꼽자면 단연 이곳이다. 1910년 나주 목사 내아 장터의 ‘류문식당’에서 시작해 11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식당으로, 현재는 길형선 명인이 그 전통을 잇고 있다. 나주 하면 곰탕, 곰탕 하면 하얀집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켜온 곳이다. 하얀집의 곰탕은 맑고 담백한 국물이 특징이다. 새벽부터 오랜 시간 정성껏 우려낸 육수에 신선한 한우를 더해, 기름기는 덜고 깊은 맛은 살렸다. 수도권에서 흔히 접하는 뽀얀 곰탕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맑은 국물 안에 고기의 구수한 풍미가 차분하게 배어 있어, 한 숟갈 뜨는 순간 나주식 곰탕만의 매력이 또렷하게 전해진다. 부드럽게 익은 한우 고기와 밥이 어우러져 아이부터 어른까지 부담 없이 즐기기에도 좋다. 든든하게 즐기고 싶다면 수육곰탕도 좋은 선택이다. 일반 곰탕보다 고기의 식감이 한층 부드럽게 느껴져, 여행 중 한 끼 식사로 만족감이 높다. 역사 여행으로 차곡차곡 쌓인 하루의 피로를 따뜻한 국물 한 그릇으로 편안하게 풀어내기 좋은 곳이다. 나주곰탕 하얀집 -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금성관길 6-1 - 운영 시간: 08:00~20:00 ※ 매주 수요일 휴무(수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휴무) - 대표 메뉴: 곰탕 - 문의: 061-333-4292 나주 여행의 마지막 장소는 2026년 3월 5일 문을 연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이다.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의 의병 전문 박물관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스스로 일어나 싸웠던 남도의병의 역사를 기리고 기억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국립나주박물관에서 고대의 시간을 만났다면, 이곳에서는 보다 가까운 시대의 뜨거운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전시는 중앙홀 ‘이름의 길’에서부터 시작된다. 의병에서 독립군으로 이어진 항일의 흐름 속에서 남도의 이름들이 하나의 형상처럼 모여,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어지는 제1전시실에서는 임진왜란 전후부터 대한제국 전후까지 남도의병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다. 의병장의 초상과 문집, 지도 등을 통해 당시의 상황과 의병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제2전시실에서는 의병에서 독립군으로 이어진 항일 투쟁의 흐름을 영상과 기록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영상실에서는 의병정신이 현대까지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한눈에 보여주고, 기록물 전시실에서는 매천 황현 선생이 남긴 기록과 의병 관련 자료들을 통해 시대의 무게를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전시를 따라가다 보면 의병이 특정한 몇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름 없이 싸웠던 수많은 사람들의 역사였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관람의 마지막에는 무명 의병 추모실이 기다린다.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쓰러져간 남도의병들의 희생을 기리는 공간으로, 전라남도 22개 시·군과 광주에서 수집한 23개의 작은 추모비가 조용히 놓여 있다. 앞선 전시가 역사를 ‘이해하는 시간’이었다면, 이곳은 그 역사를 잠시 마음에 새겨보는 공간에 가깝다. 아이와 함께 “나라를 지킨 사람들”을 기억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다. 나주는 서두르지 않아야 제맛인 여행지다. 수천 년의 역사가 쌓인 땅에서,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역사가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가 추억이 된다. 의로운 기개가 흐르는 의향(義鄕)의 도시 나주가 온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관람 TIP!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은 나주 시내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공산면 신곡리)에 위치해 있다. 국립나주박물관, 나주향교·금성관 등 시내 코스를 먼저 둘러본 뒤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하면 동선이 자연스럽다. 남도의병역사박물관 - 주소: 전라남도 나주시 공산면 의병박물관길 1 - 운영 시간: 09:00~18:00 (17:00 입장 마감)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휴관 - 문의: 061-286-7087 | 글, 사진: 김민정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4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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