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대표하는 열 가지 맛이 있다. ‘대구육개장’ ‘막창구이’ ‘뭉티기’ ‘동인동 찜갈비’ ‘논메기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 국수’ ‘무침 회’ ‘야끼우동’ ‘납작만두’를 ‘대구 10미(味)’라고 한다. 누구는 막창을, 또 누구는 납작만두를 먼저 떠올릴지도 모른다. 어떤 이는 10미에 들지 않지만 떡볶이나 단팥빵을 떠올릴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니 이번 대구 여행에서 1순위는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막창구이, 다음은 커피다. 대구는 강릉 못지않게 커피의 성지로 이름났다. 글 김숙현 사진 대구광역시, 한국관광공사 DB ‘대구의 맛을 탐하다’라는 주제로 짠 대구 여행의 코스는 이렇다. 앞산카페거리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고, 해가 질 무렵 앞산케이블카를 타고 앞산전망대에 올라 대구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본 다음, 안지랑곱창골목으로 이동하기. 맛과 멋을 챙기고 인생 사진까지 찍는 완벽한 동선이다. 먼저 앞산카페거리로 향한다. 거리를 한 바퀴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갈 생각이다. 앞산네거리에서 현충삼거리, 남명삼거리에서 대덕성당 일대가 ‘T 자형’으로 카페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넓은 도로 양쪽으로 카페가 늘어섰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테이블 몇 개 놓인 작은 카페까지 크기도, 종류도 다양하다. 길을 걷다 눈에 띈 유리창이 넓은 2층 건물 카페로 들어간다. 오후 햇살이 따스하고, 창 너머 앞산 전망이 기막힌 곳이다. 가로등이 은은하게 켜지는 저녁에도 분위기 있을 듯싶다. 앞산카페거리는 굵은 벚나무 가로수가 인상적이다. 벚꽃이 만발하는 봄에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꽃길이 펼쳐진다. 주차장이 넓고, 규모가 큰 카페가 많아 여유로운 실내에 인테리어가 멋지고, 앞산 전망이 아름다운 게 장점이다. 입으로 커피를 음미하고, 눈으로 앞산 풍경을 누린다. 잠시 뒤 저곳에 올라가야 하지만 긴장할 필요 없다. 앞산케이블카가 안전하고 편안히 데려다줄 테니까. 해가 저물기 전에 앞산케이블카로 이동해야 한다. 앞산공원 가장 안쪽에 탑승장에 주차장이 있으니 끝까지 올라가면 된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앞산 풍경도 그럴듯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200m 걸으면 앞산전망대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도시는 하나둘 불을 밝힌다. 가장 먼저 환하게 빛나는 건 이월드와 83타워다. 노란 불빛이 따스하다. 하늘은 검푸르게 물들고, 도시는 색색 불빛으로 채워진다. 천천히 시작되는 대구의 야경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앞산전망대에는 단연 커플이 많다. 어깨를 감싸 안고 야경을 감상하는 뒷모습이 보기 좋다. 살짝 촉촉해진 감성을 마무리하고 안지랑곱창골목으로 향한다. 쫄깃한 곱창과 고소한 막창을 생각하면 입에 침이 고인다. 주차장 입구 포토 존에서 인증 사진을 찍으며 안지랑곱창골목에 들어선다. “진짜 대박!” 골목 입구에 서니 절로 탄성이 나온다. 곱창 집이 이렇게 많을 수가! 안지랑곱창골목은 그야말로 곱창 전문점 천지다. 500m 남짓한 거리에 곱창 집이 50군데가 넘는다는 말이 사실이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아니라 앞에도, 옆에도, 건너편에도 온통 곱창 간판이다. 저녁때라 인기 있는 식당은 빈 테이블이 몇 개 남지 않았다. 맛있는 집에 사람이 몰리는 법이니 가장 붐비는 식당을 골라 문을 연다. 고소하면서도 누릿한 냄새가 가득하다. 재빨리 겉옷을 벗어 동그란 의자 안에 넣고 주문한다. 곱창 한 바가지(500g)와 막창으로 시작하고, 염통꼬치를 추가한다. 안지랑곱창골목의 인기 비결은 저렴한 가격도 한몫하지만, 무엇보다 콕콕 찍어 먹는 양념 맛이 제대로다. 곱창은 골목 상인들이 한곳에서 공동 구매하기 때문에 차이가 없다. 다만 집집마다 막장이라고 부르는 양념은 비법이 있다. 기본은 같아도 가게마다 막장 맛이 다르다. 된장에 콩가루, 설탕, 사이다, 땅콩 가루, 고춧가루 등을 섞어 만드는데, 최고의 비율을 찾는 게 잘되는 식당의 비결이다. 고소한 곱이 가득 든 막창에, 양념이 잘 배어 쫄깃한 곱창, 쫀득쫀득 씹는 맛이 일품인 염통까지 먹는 동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혹시 곱창이나 막창을 싫어하는 일행이 있어도 삼겹살 같은 메뉴가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 오히려 막창과 곱창의 맛을 제대로 보고 ‘입덕’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니 주위로 눈이 간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20대가 많고, 아이와 같이 온 가족, 고등학생, 직장 동료 등 구성이 다양하다. 안지랑곱창골목은 젊음의거리로 지정되기도 했다. 값이 저렴하고 양이 푸짐해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모이다 보니 거리에 활기가 있고, 흥이 넘친다. 안지랑골 곱창데이, 안지랭이장터 등 다양한 행사도 이어진다. 지난 2018년 핼러윈에는 괴상한 복장과 분장을 한 내외국인이 몰려 파티를 열기도 했다고. 젊은 입맛을 사로잡은 곱창과 열기가 있으니 안지랑곱창골목의 내일은 더 즐거울 예정이다. ✔ 주소 대구 남구 대명로36길 19(안지랑시장) ✔ 문의 053-627-8906(대구관광정보센터) ✔ 홈페이지 https://nam.daegu.kr/tour/index.do ✔ 식당 - 안지곱창막창 : 곱창, 막창|대구 남구 대명로36길 63|053-622-3086 - 영생곱창 : 곱창, 막창|대구 남구 대명로36길 64|053-629-7308 - 대덕식당 : 선지국밥, 선지국수|대구 남구 앞산순환로 443|053-656-8111 ✔ 숙소 - 리버틴호텔(한국관광품질인증제) : 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193|053-269-4000| http://rivertain.com - 표충재전통체험관(한국관광품질인증제) : 대구 동구 신숭겸길 17|053-428-9980| https://tour.daegu.go.kr - 호텔수성(베니키아) : 대구 수성구 용학로 106-7|1899-1001| www.hotelsusung.co.kr ✔ 여행 팁 앞산케이블카 주차장은 오후 6시 이후에 탑승장까지 차를 가져갈 수 있다. 그 전에는 도보 10분 거리의 주차장에 세우고 걸어가야 한다. 안지랭이장터는 안지랑곱창골목에서 금·토요일 저녁 6~10시에 열리는 플리 마켓이다. 판매자가 많지는 않지만, 열 테이블 이상 꾸준히 나온다. 인테리어 소품, 액세서리 등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제품이 대부분이다. ※ 위 정보는 2019년 4월에 갱신된 것입니다.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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