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와인과 고급 식재료의 전성시대다. 코로나19는 우리 삶 전반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주류 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외식과 회식의 빈도가 크게 줄면서 사람들은 양 대신 질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소비자들이 독주보다는 가볍고 품위 있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을, 비싼 대신 그 값어치를 하는 희소성 있는 식료품을 소비한다. 전라남도 목포의 '메뉴엣(menuat)'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포착하여 ‘피쉬테리(Fish+Charcu'terie')’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메뉴엣은 메뉴(menu)에 -at을 더해, 어떤 지역에서든 그곳의 특색을 살린 대표 메뉴가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담았다. 구성원은 대표이자 메인 셰프인 김하연을 포함한 세 명으로 메뉴 개발부터 조리까지 전부 직접 참여한다. 와인과 함께라면 떨어질 수 없는 대표 안주가 있다. 육류를 절인 뒤 가공해 만드는 샤퀴테리(Charcuterie)다. 샤퀴테리는 흔히 말하는 햄이다. 다만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공산품이 아니라 유럽 전통 방식을 따라 만든 수제 햄이다. 작은 조각으로도 강렬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어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인기지만, 육류 소비를 지양하는 세미 베지테리언들은 먹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메뉴엣의 피쉬테리는 이러한 육류나 가금류 대신 수산물을 활용한다. 김 대표는 일본 핫토리영양전문학교,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등 유수의 요리아카데미를 수료한 뒤 서울에서 개인 비스트로를 운영했다. 요식업계에 오래 몸담으며 F&B 관련 노하우를 쌓았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고향인 목포로 내려왔다. 목포어묵 오선당 개발사업부에서 어묵메뉴를 개발하는 도중에 운명처럼 떠오른 것이 피쉬테리였다. 목포에는 수도권에 비해 좋은 선도의 수산물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그는 이 고품질의 수산자원을 활용한다면, 목포의 지역색은 살리면서 이전에 없었던 맛의 새로운 '요리'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메뉴엣과 피쉬테리가 탄생했다. 피쉬테리의 가장 큰 매력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맛이다. 첫 맛은 하몽 같은 햄과 비슷한가 싶지만, 혀끝에서 점점 녹아가며 생선이 가진 고소함과 감칠맛이 폭발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 완성된 국산 참다랑어, 민어 피쉬테리에서는 기존 샤퀴테리와는 결이 다른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풍미가 느껴진다. 국산 참다랑어는 등푸른 생선이지만 특유의 비린내가 전혀 없다. 생선 비린내에 예민하고 거부감이 있는 이들을 위한 오징어, 조개, 새우 등을 이용한 절임 음식도 개발 중이다. 피쉬테리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염장, 두 번째는 건조이다. 이렇게 말하면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개발 과정에서 피쉬테리에 사용되는 생선이 결정된다. 농어와 숭어는 잡내와 비린내가 적은 흰 살 생선이지만 건조 후에는 오히려 비린내가 심해 사용하지 않게 됐다. 오히려 붉은 살 생선인 국산 참다랑어가 비린내가 나지 않고 짭짤하면서도 깊은 향을 풍긴다. 1단계 염장 과정에서는 어종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3일에서 최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최적의 상태로 수분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2단계 건조 과정은 숙성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보통 두 달에서 두 달 반 정도가 지나면 살이 단단해지면서 가장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완성된 피쉬테리는 어종마다, 부위마다 맛과 모양, 활용도가 전부 다르다. 민어 등살은 살이 가장 두꺼워서 얇게 썰어 생으로 먹는 것이 등살만의 특징을 느끼기에 가장 좋고, 와인과의 궁합도 최고다. 민어 꼬리는 다른 메뉴의 속재료로 사용한다. 껍질을 까지 않고 말리면 완성품이 너무 짜기 때문에 까지 않고 말리는데, 모양새가 먹음직스럽지 않기 때문이라고.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은 프랑스 요리인 '브랑다드'. 브랑다드는 염장한 대구에 우유를 뿌리고 으깬 감자를 넣어 만든 일종의 메쉬 포테이토인데, 민어 꼬리살 피쉬테리를 브랑다드의 재료로 활용하여 바게트 위에 올려 먹거나 파스타에 넣어 먹는다. 메뉴엣의 서브메뉴는 그날 수산시장에 들어온 수산물로 만들어진 요리로 준비할 예정이다. 수산물의 상태나 선도가 매일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해야만 한다. 피쉬테리는 성공적으로 완성했으나 김 대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피쉬테리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널리 알리기 위해 피쉬테리 쿠킹클래스도 기획 중에 있다. 지역 수산자원으로 수산제품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가 유독 반가운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기후가 변화하면서 조업량이 줄고, 어업이 주된 수입원인 바닷가 지역들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일까? 아니면, 친환경이나 비건이 MZ세대의 주요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그 비전이 밝아서일까? 그 대답이 무엇이 되었든 메뉴엣은 그 이름처럼 조만간 목포를 비롯해 그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메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장소 : 메뉴엣(전라남도 목포시 수강로11-2) - 문의 : 061-981-0350 - 이용시간 : 수~일 12:00~22:00, 매주 월요일, 화요일 휴무 - 이용요금 : 별도 문의 - 홈페이지 : instagram.com/fishterie - 마리나베이호텔 : 한국관광 품질인증 업소 / 전라남도 목포시 해안로249번길 1 / 061-247-9900 / marinabayhotel.co.kr/ - 샤르망호텔 : 한국관광 품질인증 업소 / 전라남도 목포시 신흥로59번길 5 / 061-285-3300 / charmanthotel.co.kr/ - 에스타시옹1913 : 한국관광 품질인증 업소 / 전라남도 목포시 해안로177번길 13 / 061-242-1913 - 용비집 : 민어요리 / 전라남도 목포시 번화로 42-1/ 061-243-7311 - 유달콩물 : 콩국수 / 전라남도 목포시 호남로58번길 23-1 / 061-244-5234 - 장터식당 : 꽃게살비빔밥 / 전라남도 목포시 영산로40번길 23 / 061-244-8880 (글) 최해담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 사진작가 ※위 정보는 2022년 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