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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0월 마지막 날, 전주 남부시장 내에 한옥마을 야시장이 문을 열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100m 길이의 시장 통로에 35곳의 이동판매대가 들어선다. 다양한 먹을거리와 예술 작품이 줄을 잇는다. 2층에 자리한 청년몰과 더불어 남부시장만의 특별한 장터 풍경이다. 전주는 교동의 한옥마을을 어슬렁거리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구석구석 재미난 요소가 많은 까닭이다. 한옥에서 하루를 묵어갈 수 있고 전통체험도 가능하다. 영화 촬영지로 이름난 전동성당과 조선 왕조의 역사가 서린 경기전 등 문화재도 값지다. 오목대에 올라 마을 전경을 감상해도 좋다. 전통의 거리지만 크고 작은 갤러리와 카페 등도 반긴다. 먹을거리도 빠질 수 없다. ‘가맥(가게 맥주)’처럼 특별한 먹을거리에서 바게트버거, 치즈 츄러스, 지팡이 아이스크림 등 소소한 군것질거리까지 다채롭기 그지없다. 근래에는 한옥마을 여행과 연계할 밤 문화도 생겨났다. 서쪽 끝 풍남문 옆에 있는 남부시장이 그곳이다. 전주는 예부터 시장이 이름을 떨쳤다. 조선 후기에는 조선의 3대 시장으로 꼽혔다. 사대문 밖에는 어김없이 장이 섰다. 남부시장의 전신 격인 풍남문 옆 남문밖장은 그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 싸전다리 주변 싸전과 매곡교 인근 우시장 등이 열려 북적댔다. 여느 재래시장이 그렇듯 부침을 겪기는 했어도 여전히 전주를 대표한다. 800여 개 점포에서 1200여 명이 채소와 건어물, 주단, 잡화 등을 판다. 피순대와 콩나물국밥 등 전주의 먹을거리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지난해 10월 31일에는 야시장이 첫선을 보였다. 2013년 안전행정부에서 추진한 야시장 사업으로 부산의 부평깡통야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위치는 남부시장 안 1층 북쪽 입구에서 청년몰 입구에 이르는 아케이드 통로다.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면 그 사이로 35개의 이동판매대가 줄 지어 자리하며 상설 야시장의 개시를 알린다. 7시 남짓이면 벌써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 나들이 나온 가족에서 데이트하는 연인들까지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동절기에는 오후 10시까지, 하절기에는 자정까지 문을 연다. 풍남문 쪽에서 들어서면 생활 디자인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자수와 생활도자기 공예품 등이 차례로 이어진다. 곁에는 머플러나 털모자 같은 패션 소품을 파는 판매대다. 장식용 수공품과 액세서리도 빠질 수 없다. 아무래도 여성 고객들이 몰리는 편이다. 동쪽의 상가 번영회 쪽 입구로 들어서도 무방하다.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 시장 지도나 기본 정보를 얻어 출발할 수 있다.풍남문 쪽에서 진입하든, 번영회 쪽에서 진입하든 길이 만나는 교차점에 이르면 야시장의 꽃이랄 수 있는 먹을거리가 등장한다. 향토 먹을거리에서 동남아 야시장의 별미까지 군침이 절로 돈다. 남부시장 상인회의 심사를 거쳐 입주한 야시장 간이 매장이다. 상인들의 구성도 흥미롭다. 특히 대학생이나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판매자들이 두드러진다. 풍남문 쪽에서 중앙 교차점에 못 미친 곳에 ‘총각네스시’가 있다. 전주대학교 한식조리학과 선후배 4명이 의기투합한 곳이다. 조리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고 손님을 맞는다. 전공은 한식이지만 야시장 콘셉트에 맞춰 초밥과 길라면 등을 낸다. 가격도 저렴하다. ‘훈남’ 넷이 신명나게 만들어내니 가장 복작댄다. 풍남문 쪽에 총각네스시가 여심을 매혹한다면 반대편 천변주차장 쪽으로는 '달달한두여자네'가 남심을 뒤흔든다. 관광과를 졸업한 대학 동기 허지언, 박미리 씨가 운영한다. 푸드 트럭을 준비하다 야시장 소식을 듣고 판매대를 신청했단다. 직접 개발한 팬케이크 핫도그가 주력 메뉴다. 일종의 크레이프로 누텔라 초콜릿과 고구마 등이 견과류와 어울려 달콤하면서 고소하다. 그 사이에는 동남아 이주 여성들이 선보이는 이국적인 먹을거리들이 기다린다. ‘베트남MART’에는 베트남의 튀김만두 짜조(cho gio)를 낱개로 판매하고 있다. 초저녁부터 불티가 나 유명 맛집 못지않게 긴 줄이 이어진다. 결혼 8년차 이주 여성 황수진(황 티휘) 씨는 우리말이 능숙하다. 전주에서 만난 베트남 이주 여성들과 베트남MART를 꾸렸다. 우리 재래시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도 사귈 수 있어 즐겁단다. 바삭한 짜조의 식감도 그녀들의 신명을 닮았다. 가까이에 있는 ‘오아시스’에서는 우즈베키스탄 만두 삼사와 우라마 등을 판다. ‘스마일 타일랜드’는 꾸에띠오와 팟타이 등 태국 쌀국수를 저렴하게 판매한다. ‘오스만케밥’의 터키 케밥과 필리핀 음식 룸삐아도 맛깔스럽다. 전주 전통음식도 있다. ‘효자시니어클럽’에서는 구운 비빔밥을 낸다. 비빔밥을 주먹밥처럼 만들어 달걀을 입힌 후 철판에 구워낸다. 할머니의 정성에 손맛까지 더해졌다. 녹두전과 불양념곱창, 소시지, 꼬치 같은 익숙한 음식도 시장에서 마주하니 한층 먹음직스럽다. 먹을거리뿐일까, 중앙무대에서는 다채로운 이벤트도 열린다. 노래방 기기를 이용한 즉석 노래자랑과 디제잉, 콘서트는 물론이고 즉석 경매 같은 이벤트도 야시장을 찾게 만든다. 사회자의 재치 있는 진행이 흥미를 돋운다. 천변주차장 쪽 먹을거리 판매대 곁에서 2층으로 계단을 오르면 남부시장의 또 다른 명물 청년몰이 나온다. 한옥마을 야시장이 들어서기 전부터 남부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던 공간이다. 빈 점포가 즐비했던 시장 6동 2층에 청년 창업자들이 입주했다. 먹을거리, 살거리, 놀거리를 갖춘 시장 안의 시장이다. 서울의 삼청동이나 홍대 골목을 시장 2층에 옮겨놓은 듯하다. 오밀조밀한 상점에 아기자기한 제품들이 많다. 청년몰답게 ‘적당히 일하고 아주 잘 살자’처럼 위트 있는 문구와 ‘같이놀다가게’나 ‘청춘식당’ 같은 특이한 상호가 눈길을 끈다. 진안인삼, 송옥여관 등 옛 간판도 멋을 더한다. 공연이나 파티, 이벤트 등도 사람을 끄는 원동력이다. 한옥마을 야시장을 찾았다면 청년몰까지 부러 걸음을 옮겨보길 권하는 이유다. 전주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1길 19-3 문의 : 063-284-1344(남부시장 상인회) 1.주변 음식점 풍남피순대 : 피순대 / 전주시 완산구 전동3가 (남부시장 내) / 063-282-4289 현대옥 : 콩나물국밥 / 전주시 완산구 전동3가 (남부시장 내) / 063-282-7214 전일갑오(전일슈퍼) : 가게 맥주, 황태구이 / 전주시 완산구 현무2길 16 / 063-284-0793 2.숙소 학인당 : 전주시 완산구 향교길 45 / 063-284-9929 동락원 :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33-6 / 063-285-3490 http://www.jkhanok.co.kr/ 홍시 :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51-11 / 010-3566-3328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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