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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다 여행이라고 하면 보통 파도 소리와 바닷바람,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을 떠올린다. 그런데 속초의 한 해변에서는 조금 특별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작은 세발트럭으로 만든 이동식 서점 세발서점이 있다. 세발서점의 박영아 대표는 바다를 읽는 사람이다. 그는 바다를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사람의 감각을 열고 마음을 비우게 만드는 공간으로 이야기한다. 책과 바다가 만난 이 특별한 자리에서, 박영아 대표가 사랑하는 바다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발서점 - 위치: 속초시 영랑해안길 279 앞바다 - 운영시간: 자세한 장소, 일정, 시간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3feet_bookstore/ Q. 세발서점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5년 전 즈음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있으려나 서점』을 읽었어요. 거기서 본 움직이는 책 축제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움직이는 서점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죠. 그때부터 세발트럭을 찾아다녔는데, 원하는 트럭을 구하는 데만 4년이 걸렸어요. 포기할 만도 했지만 이상하게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작년에 드디어 세발트럭을 구했을 때는 정말 심장이 터질 것처럼 기뻤습니다. 세발서점이 자리 잡은 곳은 새로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이름이 없는 해변이다. 속초의 유명 해변들 사이에 있었지만 사람들의 기억에는 잘 남지 않았던 공간. 하지만 세발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세발해변’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Q. 속초의 바다에서 세발서점이 시작된 계기가 있을까요? 속초에서 오래 살면서 여러 일을 해봤는데, 시간이 갈수록 크게 성공하는 것보다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졌어요. 그래서 여기저기 떠돌기보다 한 곳에 뿌리내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지금 세발서점이 있는 해변은 이름이 없는 해변이에요. 마침 작년에 지금의 해변이 새롭게 조성됐는데, 원래는 방파제였던 곳이었어요. 그래서 속초에 살던 저도 잘 모르는 공간이었고 지금도 이름이 없는 해변이에요. 대한민국 속초에 이름 없는 한산한 해변이 있다는 게 너무 재밌고 신기하지 않나요? 저희 서점을 사랑해주시는 분들 중에 이 곳을 ‘세발해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자는 분들도 계셨는데, 의미도 있고 발음도 귀엽고 이래서 사실 ‘세발해변’이라는 새로운 지명이 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Q. 속초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은 무엇일까요? 속초가 북트립으로 이미 유명한 것을 아시나요? 속초는 작은 도시인데도 유명하고 오래된 대형 서점이 두 곳이나 있어요. 공간의 기획이 잘되어 있는 문우당서림도 있고, 책 큐레이션이 훌륭한 동아서점도 있어요. 지금은 독립서점들도 많이 생기고 있고요. 저는 속초가 바다 여행과 독서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앞선 서점들이 전문적으로 책을 소개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불러모은다면, 저는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모아야지’라고 생각해서 세발서점을 기획하게 된 것도 있어요. 속초는 작은 도시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박영아 대표는 문우당서림은 기획이 좋고, 동아서점은 큐레이션이 좋다고 했다. 여기에 세발서점이 더해지면서 속초는 바다를 보러 오는 도시이자 책을 읽으러 오는 도시가 됐다. 세발서점은 그 사이에서 바다 독서라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낸다. 문우당서림 -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중앙로 45(교동) - 문의: 033-635-8055 - 운영시간: 09:00~21:00 동아서점 -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수복로 108 - 문의: 033-632-1555 - 운영시간: 09:00~21:00 *일요일 휴무 Q. 대표님의 바다pick! 박영아 대표님이 가장 사랑하는 바다는 어디인가요? 제가 가장 사랑하는 바다는 사실 이곳, 세발해변입니다. 이 일을 오래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평생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시간이 많이 지나, 지난 날을 돌아보다 세발서점 앞 바다를 떠올렸을 때, 어떤 의미로 남을지 생각하게 됐어요. 야외서점은 소유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소중한 공간 같아요. 제 아이 같은 곳입니다. 책을 파는 서점은 많지만, 바다에서 책을 읽게 만드는 서점은 흔치 않다. 박영아 대표가 만들고 싶었던 것도 바로 그 경험이었다. 바다를 보러 온 사람이 책을 펼치고, 책을 읽으러 온 사람이 바다를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 말이다. Q. 바다 여행 중 서점에 들르는 경험은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보다 책과 덜 친한 사람들의 시선을 더 많이 생각해요. 요즘은 독서도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는 시대 잖아요. 사진을 찍으러 오거나 SNS에 올리러 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책 가까이로 오게 만드는 거니까요. 하지만 그들에게 어떤 것을 보여주느냐는 그 공간을 지키는 사람의 몫이예요.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서점까지 오게끔 이끌었으니, 바다를 활용해서 그들에게 독서란 이런 행위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세발서점에서는 책을 사면 의자도 빌려드리고, 바다 앞에 앉아 읽을 수 있게 해드려요. 책이 낯선 사람도 독서가 생각보다 즐거운 경험이라는 걸 알게 되면 좋겠거든요. Q. 바다에서 읽는 책은 무엇이 다를까요?  저도 처음에는 단순히 바다를 보며 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시작을 했는데. 막상방문하신 손님들이 공통적으로 ‘바닷소리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사람들은 예쁜 풍경을 기대하고 오지만, 막상 경험하고 나면 파도 소리와 바다 냄새, 바람 같은 감각을 더 오래 기억해요. 그래서 요즘은 바다 독서보다 오감 독서라는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합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바다의 일부가 되어 오감으로 느끼며 읽는 경험이니까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작년에 외국인 커플이 우연히 해변에 왔는데,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본 거예요. 그날은 다른 해수욕 입장객은 없고 모두가 저희 서점 손님 분들이었어요. 열다섯명 정도가 일렬로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거든요. 그 외국인 커플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딱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곳은 독서하는 사람만 오는 해변인가?’ 하는 표정이었거든요. 그분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친구들에게 여행담을 늘어놓을 때, 한국에 속초를 다녀왔는데 독서만 하는 해변이 있었다며 에피소드를 풀어놓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너무 재밌어요. 박영아 대표는 바다를 이야기할 때 풍경보다 감정을 먼저 말한다. 어떤 바다는 설렘을 주고, 어떤 바다는 사람을 비우게 만든다고. 그에게 바다는 여행지가 아니라 마음을 돌아보는 공간에 가깝다. Q. 책 한 권을 들고 바다로 떠난다면 어떤 바다를 찾으실 건가요? 많은 분들이 푸른 바다를 좋아하시지만 저는 잿빛 바다도 좋아해요. 동해, 서해, 남해는 다 바닷물의 채도가 다 다르거든요. 어느 바다가 더 예쁜 게 아니라 매력이 다르다고 생각을 해요. 어떻게 보면 서해의 바다는 갯벌로 인해서 만들어진 바다 색인데, 갯벌이 전세계에 많이 있는 자연환경이 아니잖아요. 서해의 풍경은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고요. 유럽으로 치면 영국의 흐린 하늘 같은 느낌이죠. 서해의 잿빛 바다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저는 이런 바다는 오히려 슬픈 책을 들고 가고 싶어요. 사람은 늘 밝아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때로는 슬픔을 충분히 마주하고 비워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쓰레기통도 비워야 사용할 수 있듯이, 그런 의미에서 바다는 넘치는 감정과 마음을 비우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발서점은 여러분에게 동화 같은 공간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뒤 문득 떠올랐을 때, 정말 존재했던 곳이 맞나 싶을 만큼 몽환적인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어른이 될수록 동화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잖아요. 그런 세상에서 세발서점이 어른들을 위한 작은 동화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속초를 여행하게 된다면, 바다 앞 작은 서점에 들러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행복을 채워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에디터 : 프레인글로벌 김성욱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세발서점 ※ 위 정보는 2026년 0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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