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산타마을이 있다, 없다? 정답은 있다! 경상북도 봉화군 분천역이라는 기차역에 산타마을이 있다. 역 자체가 산타마을로 단장되어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분천역에서는 산타마을 개장식이 열렸다. 역과 그 인근을 아울러 눈썰매장, 산타카페, 산타시네마, 산타갤러리 등 산타와 관련한 시설들을 마련해놓고 관광객을 부른다. 산타마을이 절정을 맞았던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산타마을과 산타기차는 여전히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겨울이 끝나가는 오는 2월 중순까지 운행할 예정이란다. 분천역으로 가려면 역시 기차를 타고 가야 제맛이다. 눈이라도 온다면 산골짜기로 들어가는 낭만열차는 설국열차라도 되는 양 제법 그럴싸하다.분천역, 다소 생소한 기차역 이름이다. 분천역은 경상북도 봉화군에 있다. 영주에서 기차로 1시간쯤 더 들어가야 하는 꽤 외진 곳이다. 우리 땅 구석구석의 수많은 기차역 중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 실제로 발을 디뎌본 기차역은 몇 개나 될까? 아마 KTX를 위시한 대도시의 몇몇 기차역을 제외하면 몇 되지 않을 테다. 어디든 내비게이션만 있으면 목적지를 향해 그냥 돌진하는 세상에서, 굽이굽이 펼쳐진 산야의 지형을 따라 터덜터덜 돌아가는 기차를 탄다는 건 어딘가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는 세상이다. 하지만 가끔은 기차의 낭만을 곱씹고 싶어질 때가 있다.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부러 아날로그적인 길을 따라 여행을 가보는 것이다. 그때부터 기차는 단지 목적지로 가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여행이 된다. 더구나 산타마을로 가는 산타기차를 탄다니 어른들까지 마음이 설렌다. 비록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좋아한다. 유럽에나 있는 산타마을이 우리나라 시골의 작은 역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부른다. 분천역에 가려면 색다른 관광열차인 백두대간 탐방열차를 타면 된다. 강원도와 충청북도, 경상북도를 순환하는 관광열차인 오트레인(O-train)과 브이트레인(V-train)을 산타마을로 가는 산타열차로 단장했다. 오트레인은 원래 충북과 강원, 경북 등 중부내륙권 여행지들을 동그랗게 순환하는 관광열차이고, 브이트레인은 열차가 아니면 쉽게 가기 힘든 백두대간의 협곡 구간을 왕복하는 관광열차로 운행되어왔다. 두 열차 모두 기존 관광열차의 역할을 계속하면서 산타마을의 개장을 맞아 분천역을 지나는 두 열차의 각 1량씩을 산타테마열차로 꾸몄다. 승무원이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복장을 하고 열차 내에서는 연신 캐럴이 흘러나온다. 열차를 타고 가면서도 각 종 이벤트와 행사가 이어진다. 서울에서 출발하려면 서울-영등포-수원-천안-오송-청주-충주-제천-단양-풍기-영주-봉화-춘양-분천 -양원- 승부 - 철암을 잇는 오트레인을 타고 가면 된다. 오트레인은 서울에서 하루 한 번 오전 8시 20분에 출발해 오후 13시 01분 분천역에 닿는다. 동대구역이나 부산 부전역, 정동진역 등에서도 분천역까지 가는 무궁화호를 탈 수 있다. 서울에서 영주까지 일반 열차를 이용하고, 영주에서 분천역까지만 관광열차를 타는 방법도 있다. 영주에서 오전 8시 50분에 출발하는 브이트레인을 타면 오전 10시 분천역에 도착한다. 브이트레인은 영주를 출발해 분천역을 거쳐 비동-양원-승부를 지나 철암까지 가는 열차로, 각 역마다 10~20분씩 정차해 역에 내려 사진을 찍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분천에서 철암까지는 편도 1시간 10분으로 비교적 가깝다. 매일 편도 5회씩 운행하기 때문에 산타마을로 변신한 분천역에서 놀다가 지루해지면 브이트레인을 타고 협곡을 누벼도 좋다. 올 겨울 처음 산타마을로 변신한 분천역은 2013년 마테호른이 있는 스위스 체르마트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그때부터 이미 역을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놨기 때문에 이번에 산타마을로 변신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산타마을 분천역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난다. 산타기차를 타고 온 여흥을 살리려는 듯 분천역사 내부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몄다. 난로와 그 곁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산타 복장을 한 역무원과 대합실 나무의자 등이 친근하다. 잠시 몸을 녹이고 쉬어 가기 좋은 장소다. 역사 바로 옆에는 역시 아기자기하게 장식해놓은 산타갤러리와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산타시네마가 있다. 추위를 피해 실내에서 놀기 좋은 장소다. 각자 소망하는 일을 엽서에 써서 산타에게 가는 산타우체통에 넣어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역사를 나오면 곳곳에 대형 트리와 눈사람, 루돌프가 끄는 산타마차 등이 분천역 주변을 장식하고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진 찍느라 바쁘다. 아이들은 눈썰매와 얼음썰매로 부모의 손을 잡아끌고, 어른들은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카페와 직거래 농산물 장터에 눈이 간다. 산타마을은 규모가 크지 않다. 분천역 주변으로 산타와 관련한 이런저런 놀이시설이 소박하게 마련되어 있고, 작은 카페와 식당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규모가 작고 시설도 소박하지만 산타마을로 가는 산타열차를 타보는 것, 산타가 살 것 같은 경북 봉화의 깊은 오지 마을에 한번 가보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먹는 소소한 간식들과 산나물 백반 등이 어우러져 한겨울 여행의 작은 낭만이 만들어진다. 분천역 산타마을 주소 :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64 문의 : 054-672-7711, 봉화군청 문화관광과 054-679-6341 주변 음식점 분천역 먹거리장터 : 산채비빔밥 /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64 만이치킨&그릴 : 치킨 / 봉화군 소천면 분천2길 7-1 / 054-672-6622 봉화음악농원 : 한정식 / 봉화군 소천면 풍애길 9-79 / 054-674-3993 숙소 한솔황토펜션 : 봉화군 소천면 여우천길 129 / 054-672-8868 하얀달빛아래펜션 : 봉화군 소천면 매현길 79-162 / 054-672-0445 율곡관광농원 : 봉화군 소천면 여우천길 187-77 / 054-672-7727 글, 사진 : 이송이(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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