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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복이 쌓인 하얀 눈밭 위로 발자국이 새겨진다. 공들여 꾸욱 눌러 내딛는 발걸음과 달리 바쁘게 움직이는 시선. 스크린 속 남녀가 거닐은 자작나무숲의 신비로움에 마음이 동한다. 순백의 숲을 만나러 굳이 날아갈 필요 없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북유럽의 자작나무숲 못지 않은, 혹자는 더 예쁘고 황홀하다고 평하는 원대리 자작나무숲. 한겨울 땅도 숲도 하늘도 온통 하얀 세상 속에 우뚝 서 있는 자작나무는 얼마나 황홀하지 직접 눈으로 보기로 했다. ‘순백’은 오묘하다. 웨딩드레스, 포실한 강아지 털, 시루에서 갓 꺼낸 백설기, 첫눈. 그런 이미지 때문일까. 꽉 채운 흰색은 어느 색채보다 화려해 탄성과 함께 마음이 말랑해진다. 아마 그래서일 거다. 유난히 자작나무가 더 감성적으로 와 닿는 것은. 100년. 나무의 평균수명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삶을 사는 자작나무는 그 모습마저 쉬이 보이지 않는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5월 중순부터 10월 말, 12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일 년의 절반 정도만 관람객에게 자태를 드러낸다. 그마저도 쉽게 모습을 보이지 않다.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서울에서 자작나무숲 주차장에 닿는데 2시간 남짓이다. 여기까지는 편하다. 주차장에서부터 1시간 넘게 오로지 두 발로 걸어야 한다. 주차장에서 자작나무 숲까지 가는 길은 2개의 임도로 나뉜다. 3.2km 1시간 정도 걸리는 윗길 원정임도, 2.7km 50분 정도 걸어야 하는 아랫길 원대임도다. 윗길은 길 끝에서 자자작나무와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아랫길은 1.20km의 탐험코스를 지나야 자작나무숲에 들어갈 수 있다. 탐험코스는 동절기에 출입이 통제된다. 탐험코스와 연결된 아랫길도 이용할 수 없다. 3.2km의 윗길을 따라 자작나무숲으로 간다. 겨울에는 내린 눈이 얼어붙어 길이 미끄러우니 아이젠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안내초소 옆에 준비된 나무지팡이를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800m 고지를 향해 부지런히 발을 놀린다. 어느새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다.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자란 길이 20m의 자작나무 70만 그루가 삽시간에 시야를 가득 채우는 풍경에 가슴이 턱 막힌다. 황홀감에 잠시 어지러울 정도다. 1974년 처음 심어지고부터 2012년 일반에 개방되기까지 38년. 그 고고한 기다림이 빛난다. 가히 ‘숲의 여왕’이라 불릴 만하다. 0.9km 자작나무 코스와 1.5km 치유 코스가 있지만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된다. 까마득한 가지 끝도, 하얗게 일어난 표피도 모두 만족스러울 테니. 눈을 감으면 바람결에 ‘자작자작’ 하얀 바다의 파도 소리 들린다. 천년 동안 썩지 않는 껍질 틈에 마음 한 움큼 끼워두고 온다. - 주소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763-4 - 문의 : 자작나무숲 안내소 033-461-9696 - 이용시간 : 하절기(5. 4~10.31) 09:00~18:00(입산가능시간 09:00~15:00) / 동절기 (12.15~1.31) 09:00~17:00(입산가능시간 09:00~14:00) - 웹사이트 : http://www.forest.go.kr 46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진부령과 미시령이 갈라지는 용대삼거리가 나온다. 겨울이면 용대삼거리에서 어느 방향으로 보든 나무기둥 촘촘히 명태를 걸어놓은 덕장이 보인다. 황태는 본디 함경도 원산의 특산물이다. 바싹 말린 북어와 달리 원산의 것은 명태 몸이 두툼하게 유지되면서 살이 노랗고 구수한 맛이 깊다. 비결은 온도. 밤이면 영하 20℃의 추운 날씨에 꽁꽁 얼었다가 낮의 햇볕에 물기가 증발되어야 노랑태로 불리는 더덕북어, 즉 황태가 만들어진다. 6·25전쟁 후 피란민이 그 맛을 내기 위해 강원도 일대를 다니다가 1960년대 용대리에 터를 잡았다. 황태를 만드는 일은 전적으로 하늘에 달렸다. 콧속이 쩍쩍 달라붙도록 추운 날에 명태를 걸어야 즉시 얼어 부패되는 일이 없고, 영하 15℃ 이하의 날이 두 달 넘게 유지되어야 한다. 조금만 따뜻해도 버석하고 검은빛이 돌기 때문. 기온이 오르면서 백담사 입구의 덕장은 문을 닫았다. 제 몸의 운을 전적으로 하늘에 맡긴 명태는 그저 하늘만 바라보며 긴 겨울을 버틴다. 봄바람 부는 3월쯤 거둬 머리에 구멍을 뚫고 싸리로 꿴 후 3~4개월 숙성해야 비로소 노란빛이 도는 황태가 완성된다. 명태에서 황태까지. 서른세 번의 손길을 거쳐야만 하는 긴 과정이다. 그 고된 과정 덕에 화전을 일구던 가난한 마을 용대리는 국내 황태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 고장으로 성장했다. 그 이름만 따온 모조품도 많으니 기왕이면 직접 가서 살 것. 노리끼리한 색이 껍질과 속살에 돌고 눌러보면 조금 딱딱한 스펀지의 감촉이어야 상품이다. - 주소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3리 - 문의 : 033-462-4805(용대3리 마을회관) - 웹사이트 : http://www.yongdaeri.com 험준하기로 이름난 내설악 깊숙이 위치한 백담사는 신라 진덕여왕 때 자장이 한계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이다. 크고 작은 산불과 전쟁을 겪어내면서 운흥사, 심원사, 선구사 등 이름도 여러 번 바뀌었다. 그러다 조선 세조 때 화마를 피하고자 대청봉에서 절까지의 웅덩이 개수를 세어 백담사(百潭寺)로 이름 붙인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 선생이 머물면서 <님의 침묵>과 <불교유신론>을 집필한 장소로 이름을 알리며 셔틀버스가 오가는 관광지가 되었다. 오히려 눈이 내려 셔틀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시기가 백담사를 온전히 즐기기에 제격이다. 백담계곡을 옆에 두고 7km. 1시간 반 정도 굽잇길을 걷다 보면 깊은 산속에 사찰을 지은 참뜻을 헤아려보게 된다. 긴 길 걸으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오라는 걸까, 속세에 미련 남거들랑 되돌아가라는 것일까. 하늘을 가리던 나무들이 사라지고 시야가 탁 트이면 석교 너머 아담한 사찰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에 발을 디디면 꼭 양옆으로 시선을 돌려볼 것. 편평한 돌을 쌓아올린 수천 개의 돌탑이 설악 바위가 쏟아져 내려오는 듯 장관이다. 경내에는 법당, 화엄실, 관음전 등 기존 건물과 함께 만해교육관, 만해연구관 등 만해 한용운 선생의 문학과 불교정신을 구현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뒤편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가면 오세암과 봉정암이 백담사의 부속 암자로 자리 잡고 있다. - 주소 : 강원도 인제군 북면 백담로 746 - 문의 : 033-462-5565 - 웹사이트 : http://baekdamsa.templestay.com ✔ 여행 팁 자작나무 껍질에 편지를 쓰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에 속아 나무를 훼손하지 말자. 일반에 개방되기 전, 2008년부터 숲 유치원으로 먼저 얼굴을 내민 마음을 헤아리고 지켜주길 바란다. 차량 통행은 제한되며 화기물질과 주류, 애완견은 반입할 수 없다. 물과 음료를 제외한 음식물도 금지다. 산불조심기간인 봄(2.1~5.15)과 가을(11.1~12.15)을 비롯하여 기상 악화 시에도 사정에 따라 입산이 통제되니 미리 알아보도록 한다. ✔ 추천 여행코스 당일 여행 : 원대리 자작나무숲 → 용대리 황태마을 → 백담사 1박 2일 여행 : 백담사 → 용대리 황태마을 → 동국대학교 만해마을 → (숙박) → 원대리 자작나무숲 → 박인환문학관 → 합강정 ✔ 자가운전 정보 서울양양고속도로 → 성산교차로에서 속초·인제 방면 우회전 → 설악로 → 철정터널 → 원남로 방면 우회전 → 원대리 자작나무숲 ✔ 대중교통 정보 [버스] 동서울-인제. 동서울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06:30~19:50), 1시간 30분~2시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인제터미널 033-463-2847 www.inje-pti.com 인제군 대중교통정보 080-850-9486 (평일 09:30~17:30) ✔ 숙소 파인밸리 가족호텔: 강원 인제군 북면 백담로 124 / 033-462-8955 솔방울펜션 : 강원도 인제군 북면 만해로 307 / 033-463-6114 설산펜션 : 강원도 인제군 북면 황태길 330 / 010-8650-6277 ✔ 주변 음식점 용바위식당 : 황태구이정식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진부령로 107 / 033-462-4079 합강막국수 : 막국수 /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인제로291번길 15 / 033-461-2100 글 : 우예지(여행작가), 사진 : 방문수(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0년 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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