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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울릉도는 아직 뱃길로만 허락된 섬이다. 그마저도 기상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운이 닿지 않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울릉도는 천운이 닿아야 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 덕분에 울릉도에는 여전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천혜의 자연이 살아있다. 관광버스만 타고 겉만 훑는다면 진짜 울릉도를 만났다고 할 수 없다. 나리분지에서 신령수로 가는 길, 그 길에는 원시의 울릉도가 살아 있는 걷는 길이다. 그 숲에서 자생하고 있는 희귀식물들을 찾아보자. 어릴 적 소풍날 보물 찾기의 기억을 되새기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이다. 나리분지로 가는 버스 노선은 천부면에서 출발하는 것이 유일하다. 버스도 도심에서 볼 수 있는 큰 버스가 아니라 아담한 마을버스 사이즈다. 그 이유는 나리분지로 향하는 길을 달리다 보면 알게 된다. 15분 정도 소요되는 짧은 거리지만 마치 곡예를 넘듯 길의 경사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차를 렌트했다고 해도 지형에 훤한 프로 기사님이 운전하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신령수 가는 길의 시작점은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다. 나리분지는 동서 길이가 약 1.5Km, 남북 길이가 약 2Km로 그 면적이 무려 198만㎡다. 강력한 화산 폭발로 태초의 울릉도가 생겨날 당시 분화구 안에 화산재가 쌓이며 만들어졌다. 나리분지에는 개척 초기에 만들어진 마을이 있는데 아직도 주민들이 살고 있다. 개척 초기 개척민들은 농사를 짓고 살았지만 땅이 척박하여 먹고살기가 빠듯했다. 그래서 주변에 널려 있는 섬말나리의 뿌리를 캐먹으며 굶주림을 면했다. ‘나리’라는 마을 이름도 그런 연유에서 비롯되었다. 나리분지에서부터 알봉 분지를 거쳐 신령수까지 이르는 길은 울릉도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다. 이 길은 약 2Km 구간으로 비교적 거리가 길지 않으며, 줄곧 평탄한 숲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데 이어지는 숲길에는 너도밤나무가 빽빽하게 메워져 있다. 육지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너도밤나무는 울릉도에서는 유독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나무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전설이 내려온다. 먼 옛날 이 섬에 처음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할 때 산신령이 나타나 “산에 밤나무 100그루를 심지 않으면 큰 재앙을 내리겠다.”라고 했다. 이에 섬사람들은 밤나무를 구해 심었지만 99그루만 심고 나머지 한 그루를 채우지 못했다. 섬사람들이 심은 밤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던 중 산신령이 다시 찾아와 정확히 100그루를 심었는지 확인하는데, 두어 번 세어도 99그루밖에 되지 않으니 크게 노한 산신령이 벌을 내리려는 순간 옆에 있던 작은 나무가 “나도 밤나무!”라고 외쳤다. 이에 산신령이 “너도 밤나무냐?”라고 되물으니 이렇게 해서 너도밤나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신령수 가는 길에는 지구상에서 오로지 울릉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식물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울릉국화과 섬백리향이다. 울릉국화는 들국화과 중 하나로, 9~10월에 꽃을 피운다. 가을이 시작되는 계절에 숲을 찾아야 할 이유다. 키가 작고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를 찾는다면 그것이 섬백리향이다. 꽃향기가 백 리를 갈 만큼 매우 강하다 하여 백리향이라고 부른다. 섬백리향 잎은 봄에 돋아 가을에 떨어지고, 꽃은 초여름에 핀다. 울릉국화와 섬백리향은 알봉 분지에 이르기 직전에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알봉 분지는 울릉도 성인봉이 화산 폭발로 생겨난 다음 다시 나리분지에서 화산이 폭발하며 생겨났다. 면적은 나리분지보다 작지만, 천두산, 성인봉, 미륵산, 송곳산 높은 암봉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어 엄마의 품에 안긴 듯 아늑하고 가을날에는 은빛 억새가 무성하다. 대지 위에 햇살이 내려앉을 때면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모습이 장관이고 산자락을 감싸고 도는 색깔도 곱디 곱다. 알봉 분지를 지나면 다시 너도밤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높다란 나무들이 숲을 가득 메우고 있으니 한여름에는 햇살도 파고들기 힘들 정도로 무성한 숲 터널을 이룬다. 평평한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군데군데 숲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식물들을 기록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원시림 바닥에 가득 깔린 고사리류의 양치식물들, 섬피나무, 섬단풍나무, 우산고로쇠, 회솔나무, 마가목 등 다양한 식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숲길을 벗어나면 이내 신령수 샘터가 보인다. 신령수는 땅속에서 솟아오르는 용출수다. 제각각 다른 크기의 돌을 쌓아올린 돌무더기 틈에서 물이 콸콸콸 흘러내리는데 그 소리마저 경쾌하다. 예까지 왔으니 물맛을 안 볼 수 없지. 샘터 옆에 걸려있는 바가지로 신령수를 받아 맛을 보니 그 맛이 더 없이 청량하다. 신령수 앞에는 좁고 기다란 족욕탕이 마련되어 있어 거침없이 신발과 양말을 벗어놓고 발을 담갔다가 움찔! 물이 제법 차갑다. 가만히 발을 담그고 앉아 있자니 발끝에서부터 전해지는 청량감에 정신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나리분지에서 신령수로 이어지는 숲길을 걷고 있노라면 마치 비밀의 숲에 남겨진 느낌이다. 숲의 정령이 저 수풀 사이에 숨어서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 같은 신비로움마저 감돈다. 이 아름다운 곳에 어느 계절의 숲이 가장 최고냐 묻는다면 단연 가을이다. 가을 색에 물든 병풍처럼 분지를 에워싸고 있는 봉우리들이 아름답고, 바람을 타고 낭창낭창 춤추는 억새밭도 찬란하고, 야생에 피어난 곱단한 울릉국화를 만날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신령수 가는 길은 왕복하는 코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기운이 남았다면 내친김에 성인봉까지 올라도 좋겠지만, 신령수까지만 가도 진짜 울릉도를 만났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1 여행 팁 천부에서 나리분지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첫 차는 오전 7시 20분에 출발하며 천부에서 나리분지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배차 간격은 40분~1시간이다. 글 : 여행작가 최지혜 사진 : 울릉군청 기획감사실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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