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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신문화의 수도이자 유구한 선비 문화를 탐닉할 수 있는 안동은 녹음이 본격적으로 짙어지기 시작하는 초여름에 그 아름다움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소산마을 안동 김씨 집성촌에 자리한 누정 청원루,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병산서원, 퇴계 이황이 낙향 후 여생을 보낸 도산서원을 다녀왔습니다. 덕분에 자연 한가운데 놓인 한옥의 아름다움과 그곳에 담긴 이야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어요. ★ 안동의 녹음이 제대로 담긴 여행지 추천 ★ - 청원루: 병자호란의 흔적이 남아 있는 누정 - 병산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서원 - 도산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는 곳 부용대 방향으로 빠지는 버스를 타고 중간에 하차하면 소산마을이 나오는데, 조선 시대 세도가로 유명한 안동 김씨의 집성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길 따라 조금 더 들어가 보면 고택 정도로 보이는 건물이 있었는데, 일반적인 한옥과는 달리 좌우 대칭을 이룬 독특한 구조가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처음 청원루를 알았을 때는 그냥 권세가의 별장이거나 한옥 고택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현판에 쓰여 있는 이름의 의미를 알고 난 뒤, 상주 해설사분의 설명을 들으며 꽤 오랜 시간 머물렀답니다. 청원루는 ‘청나라를 멀리하는 집’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와의 굴욕적인 강화를 반대했던 김상헌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합니다. 해설사분의 설명 중 자주 언급하신 영화도 ‘남한산성’이었는데요. 그 덕분에 간접적으로 그분의 성품과 이곳이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찾아보니 청원루에 머물렀던 시기가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나오던 시기와 맞물렸는데, 김상헌 선생은 왕을 따르지 않고 안동으로 내려와 청원루에서의 은거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이후 청나라와의 싸움을 주장했던 김상헌에게 인조가 패전의 책임을 묻게 되었고, 결국 이곳에서 압송되어 70세가 넘은 고령의 나이에 청나라 선양으로 끌려가 1645년까지 머무르게 됩니다. 나중에 풀려날 때도 청나라 황제가 죄를 사했으니, 황제가 있는 방향으로 절을 올리라는 요구에도 끝까지 거부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대쪽 같은 인물이었음을 느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 속 조선 전체를 뒤흔들었던 이야기가 녹아있는 곳이라 해설사분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는데요. 청원루에서 조금만 걸으면 있는 소산마을의 삼귀정처럼 주변에 풍광 좋은 곳들이 많으니, 같이 돌아보며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청원루 -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풍산읍 장태골길 10 - 운영 시간: 09:00~18:00 - 문의: 054-840-5225 하회마을의 일부로 한 번, 그리고 ‘한국의 서원’으로 또 한 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입니다. 고려 시대 풍산현의 풍악서당을 1572년에 류성룡이 안동으로 옮겨왔고, 1614년 병산서당으로 개칭이 됩니다. 이후 1863년에 사액서원으로 승격이 되는데,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고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었습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하회마을 반대편으로 넘어오는 길이 비포장도로였던 것 같은데 최근 공사가 마무리되며 접근성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강학 공간 옆 제사를 위한 공간도 모두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어, 이제는 서원의 온전한 옛 모습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답니다. 복례문과 광영지 그리고 만대루를 지나 입교당이 있는 곳으로 들어오면 항상 사람들이 마루에 앉아 낙동강과 건너의 산을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정말 산자락이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비가 내린 뒤의 안개가 낀 풍경이 자아내는 고즈넉한 분위기는 병산서원을 대표하는 풍경입니다. 그중 복례문 앞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 낙동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강물이 흐르는 소리와 바람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져 병산서원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랍니다. 맑은 날 오감으로 자연을 즐기는 순간은 이곳에서의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거든요. 정변에 펼쳐진 산을 배경 삼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선사하는 누각 만대루입니다. 예전에는 이곳에 올라 바로 앞의 풍경을 구경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금지되어 있어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만대루' 라는 이름은 당나라 시인 두보가 지은 백제성루의 시구절 ‘취병의만대’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푸른 절벽처럼 둘러쳐진 산수는 저녁 무렵 마주하기 좋으니’ 라는 구절이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품고 있는 듯합니다. 이 아름다움을 조금 더 길게 즐겨보고 싶으시다면, 오른쪽으로 나와 하회마을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한 번 걸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길이가 상당했지만, 통행하는 사람이 적어 산과 강이 건네주는 고즈넉한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를 오갔을 유생들의 모습도 머릿속으로 한 번 그려보면서 말이죠. 병산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병산길 386 - 운영 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 문의: 054-858-5929 퇴계 이황 선생이 50세에 낙향을 결심한 뒤 60세 때 도산서당을 지은 것이 도산서원의 시작입니다. 당시 도산서원에 머물던 퇴계 선생을 만나고자 전국 각지에서 이곳을 찾았다는 것은 매우 유명한 이야기죠. 낙향 후 이곳에 머물며 학자들과 끊임없이 학문적 토론을 이어갔을 만큼, 대학자로서 왕성한 활동과 명성을 이어갔다고 해요. 도산서원으로 들어가기 전 오른쪽 구석으로 자리를 옮기면 계단이 하나 나오는데 올라가면 바로 도산서원의 전경을 담을 수 있는 곳이 나옵니다. 이 모습이 구 1,000원권 지폐 뒷면의 그림인데요. 놓치지 마시고 같이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서원은 크게 서당 권역과 서원 권역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즉 퇴계가 머물며 가르침을 베풀던 곳이 도산서당이며, 사후 그의 제자들이 뜻을 모아 사당과 서원을 증축하면서 지금의 도산서원이 된 것이죠. 이곳도 병산서원과 같이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서도 살아남았습니다. 도산서원은 숲속에 자연스럽게 놓여있는 한옥의 모습으로, 주변 자연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져 그 자체의 모습이 우리나라 전통 정원이 떠오를 만큼 아름다웠어요. 특히 서당 쪽 바로 앞에는 매화나무가 식재되어 있어 봄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사군자의 고고한 기품을 닮아, 생전에 매화를 극진히 아꼈던 퇴계 이황과 잘 어울리는 풍경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게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 서원 영역 바깥으로 안동댐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는 시사단이 보입니다. 조선 제22대 왕 정조가 퇴계 선생을 추모하고 기리고자 이곳에서 과거를 치렀다는 흔적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비록 물길에 가로막혀 시사단까지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역사적 현장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오랜 시간을 견딘 보호수와 정갈하게 보존된 도산서원은 서원의 건축미뿐만 아니라, 이곳에 축적된 수많은 역사적 이야기가 더해져 깊은 울림을 주는데요. 다양한 행사를 통해 깊이 있는 체험도 제공한다고 하니 저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도산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도산서원길 154 - 운영 시간: 2월~10월 09:00~18:00 (입장 마감 17:30), 11월~1월 09:00~17:00 (입장 마감 16:30) - 관람 요금 [개인] 어른 2,000원, 어린이·청소년·제복 근무자 1,000원 [단체] 어른 1,500원, 어린이·청소년·제복 근무자 800원 ※ 무료: 65세 이상 어르신, 6세 이하 어린이,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 - 문의: 054-856-1073 | 글, 사진: 이진세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5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과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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