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로운 가을 햇살과 발밑에 수북한 낙엽 더미, 구수한 장작 냄새. 가을 캠핑에는 떠들썩한 여름 캠핑에서 얻을 수 없는 운치와 낭만이 있다. 울창한 숲이나 깊은 계곡에 자리해 자연미가 돋보이는 캠핑장이라면 즐거움은 더욱 크다. 전북 동북부 산악 지역인 무주와 장수에 그런 캠핑장이 있다. 덕유산국립공원의 덕유대야영장과 장안산군립공원의 방화동가족휴가촌이다. 두 곳 모두 캠핑이 국민 레저로 각광받기 전부터 인기를 누려온 ‘믿고 가는’ 캠핑장. 통영대전고속도로가 관통해 접근성이 좋고, 사설 캠핑장에 비해 이용료가 저렴하다. 각각 국립공원공단과 장수군청이 운영해 시설과 안전 관리도 철저하다. 덕유대야영장은 진달래 만발한 봄과 신록이 우거진 여름, 단풍이 화려한 가을, 설경이 아름다운 겨울 등 사계절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구천동계곡에 자리 잡았다. 규모가 워낙 크고 사이트 간 경계가 없어 많게는 1000동이 넘는 텐트가 들어가기도 했으나, 올여름 구획을 정비해 사이트 개수를 500개로 확정하고, 이용 방법도 선착순 입장에서 예약제로 전환했다.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 후 예약할 수 있다. 새로 정비된 야영장은 7개 구역으로 나뉜다. 매표소에서 가장 가까운 7영지는 텐트 바로 옆에 주차하는 자동차 야영장(오토캠핑장)이고, 자동차 야영장 위 비탈에 조성된 1~6영지는 사이트와 주차장이 떨어진 일반 야영장이다. 일반 야영장도 영지마다 전용 주차장이 있고 사이트가 가까워 장비를 내리고 싣는 데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지형을 살려 계단식으로 조성한 일반 야영장을 선호하는 캠퍼도 많다. 숲 속에 안긴 느낌이 좋고, 공간 활용이 쉽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1~6영지가 폐쇄되고 7영지만 개방된다. 7영지에는 캐러밴(일명 캠핑카)을 세울 수 있는 사이트 6개를 포함해 74개 사이트가 있고,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료는 별도. 온수는 제공되지 않으나 5분 거리에 무주덕유산리조트 사우나가 있으므로 크게 아쉽지 않다. 장비가 없거나 야영이 부담스럽다면 풀 옵션 캠핑 존을 이용한다. 최근 캠핑 트렌드를 반영해 장비를 모두 대여하는 글램핑 스타일로 위탁 운영 중이다. 덕유대야영장을 찾았으면 트레킹과 자연 학습도 즐겨보자. 야영장 내 구천동자연관찰로에서 출발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계곡 주변 습지식물과 수서생물을 관찰하고 놀이도 즐기는 생태 프로그램이 인기다. 한 시간 남짓 소요되며,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출발한다(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므로 미리 확인하자). 구천동계곡을 따라 백련사까지 다녀오는 코스도 완만하고 아름답다. 사이트에 근거지를 두고 곤돌라로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에 오르거나, 무주 지역 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적상산전망대와 무주머루와인동굴에 다녀와도 좋다. 방화동가족휴가촌은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과 더불어 전국 8대 종산인 장안산(1237m) 방화동계곡을 따라 1992년에 조성됐다. 야영장은 일반 야영장과 오토캠핑장으로 구분된다. 일반 야영장은 넓은 체육 광장 가장자리를 따라 데크 30개와 평상 34개가 마련되었고, 한옆에 개수대와 화장실이 있다. 사이트가 선착순으로 배정되며, 성수기인 여름철을 제외하면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일반 야영장에서 안으로 더 들어가면 오토캠핑장이다. 총 3개 구역 65개 사이트로 구성된 오토캠핑장은 계곡을 따라 반원형으로 1~2구역이 구획되었고, 각각 전용 출입구를 이용한다. 3구역은 조금 더 위에 계곡을 바라보며 서 있다. 1~3구역 모두 거실형 텐트에 타프까지 설치할 수 있을 만큼 넓고, 주차 공간이 넉넉하다. 예약은 인터넷으로 받는다. 1월 캠핑장의 밤은 도시와 달리 꽤 춥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캠퍼들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캠핑장을 선호하는 이유다. 방화동가족휴가촌은 오토캠핑장에서 전기 사용이 가능하며, 사이트 이용료에 전기 사용료가 포함된다. 온수는 제공되지 않지만, 10분 거리에 장수온천이 있어 몸을 녹이고 피로를 풀기에 충분하다. 개수대와 화장실도 깨끗이 관리된다. 오토캠핑장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내년 개장을 목표로 캠핑카 전용 사이트를 만드는 중. 캠핑카 사이트 너머는 방화동자연휴양림 영역이다. 방화동가족휴가촌을 찾으면 용이 살았다는 덕산용소까지 산책을 즐기는 것도 잊지 말자. 오토캠핑장 3구역에서 출발해 나무 데크가 놓인 길과 계곡, 낙엽이 무성한 산길을 따라 가을 풍경에 젖어 걷노라면 머리가 맑아지고 호흡이 깊어진다. 캠핑 음식으로는 토종 돼지나 장수한우를 추천한다. 더치 오븐에 돼지고기와 감자, 고구마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후추와 소금을 뿌려 푹 익히면 근사한 수육이 완성된다. 야영장 들어가는 길에 읍내에서 장을 보면 된다. 귀갓길에 들러볼 만한 곳으로는 장수향교와 논개사당 등이 있다. 장수향교는 조선 태종 7년(1407)에 지어진 가장 오래된 향교이고, 논개사당(의암사)은 장수 출신인 논개를 기리는 사당이다. <1박 2일 여행 코스> · 무주 첫째 날 / 덕유대야영장(숙박) 둘째 날 / 덕유산 곤돌라 혹은 무주머루와인동굴 · 장수 첫째 날 / 방화동가족휴가촌(숙박) 둘째 날 / 장수향교→논개사당 <2박 3일 여행 코스> · 무주 첫째 날 / 덕유대야영장 입장 둘째 날 / 구천동자연관찰로 산책 혹은 덕유산 곤돌라 셋째 날 / 야영장 퇴장→무주머루와인동굴→적상산전망대 · 장수 첫째 날 / 방화동가족휴가촌 입장 둘째 날 / 덕산용소 산책 셋째 날 / 야영장 퇴장→장수향교→논개사당→주촌마을 논개생가지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덕유대야영장 http://reservation.knps.or.kr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 - 방화동가족휴가촌 www.jangsuhuyang.kr/Banghwa2 - 무주머루와인동굴 http://cave.mj1614.com - 무주덕유산리조트 www.mdysresort.com ○ 문의 전화 - 덕유대야영장(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063-322-3174 - 방화동가족휴가촌 063-353-0855 ○ 대중교통 정보 · 장수 [버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장수공용버스터미널까지 하루 4회 운행(09:20, 10:40, 13:40, 14:35), 약 3시간 30분 소요. 장수공용버스터미널에서 택시 이용 · 무주 [버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구천동정류소까지 하루 1회 운행(7:40), 약 3시간 소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무주공용버스터미널까지 하루 4회 운행(09:20, 10:40, 13:40, 14:35), 약 3시간 소요. 무주공용버스터미널에서 구천동행 버스 또는 택시 이용 * 문의 서울 남부터미널 02-521-8550 www.nambuterminal.co.kr 장수공용버스터미널 063-351-8889 무주공용버스터미널 063-322-2245 ○ 자가운전 정보 · 덕유대야영장 : 통영대전고속도로 무주 IC→가림교차로에서 좌회전→가림터널→적상산터널→사산삼거리에서 좌회전→치목터널→구천동터널→삼공삼거리에서 덕유산국립공원·무주구천동 방면 우회전→덕유대야영장 · 방화동가족휴가촌 : 통영대전고속도로 장수 IC→장수 방면 좌회전→싸리재터널→수분교차로에서 좌회전→당재터널 지나 방화교차로에서 방화동가족휴가촌 방면 우회전→방화동가족휴가촌 ○ 숙박 정보 - 덕유대야영장 : 무주군 설천면 백련사길, 063-322-3174 http://reservation.knps.or.kr - 방화동가족휴가촌 : 장수군 번암면 방화동로, 063-353-0855 www.jangsuhuyang.kr/Banghwa2 - 타코마장수촌 : 전북 장수군 계남면 장수로, 063-353-8300 www.tacomaresort.co.kr - 무주덕유산리조트 : 전북 무주군 설천면 만선로, 063-320-7000 www.mdysresort.com ○ 식당 정보 - 장수한우명품관 : 꽃등심·생갈비·한우곰탕, 장수군 장수읍 군청길, 063-352-8088 - 장수와행복한농부 : 장수곰탕·꺼먹돼지김치찌개, 장수군 장수읍 장천로, 063-351-9991 - 큰손식당 : 어죽·민물매운탕, 무주군 무주읍 내도로, 063-322-3605 ○ 주변 볼거리 · 무주 : 덕유산 곤돌라, 무주머루와인동굴, 적상산 안국사, 무주 산골영화관 · 장수 : 장수향교, 논개사당(의암사), 주촌마을 논개생가지, 장수온천 글, 사진 : 이정화(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의 모든 콘텐츠(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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