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와 거제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울돌목해협에 1984년 진도대교가 완공되었다. 그 후로 더는 배를 타고 들어서는 섬은 아니어도, 진도만의 특별한 섬 풍경과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바다와 관련된 전설뿐 아니라 산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도 많다. 진도군에는 금골산, 지력산, 여귀산, 첨찰산 등 고도 300~400m의 산들이 솟아 있다. 그중 첨찰산은 진도의 진산으로 가장 높다. 포근한 남도의 바다 풍경만큼 아늑한 산세를 자랑하는 참, 진도스러운 산속으로 들어서본다. 진도터미널에서 버스로 10여 분이면 첨찰산 기슭에 도착한다. 첨찰산 산행의 들머리이자 종착점이다. 넓은 주차장과 복잡하지 않은 관광식당이 사위에 자리하고 그 위로 쌍계사와 운림산방이 위치한다. 첨찰산 등산로는 크게 두 코스로 나뉜다. 제1코스는 쌍계사를 지나 운림산방으로 내려오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첨찰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고도 285m의 덕신산을 향하는 코스이다. 특별히 험난한 구간이 없기 때문에 어느 방향, 어느 코스로든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진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쌍계사는 신라 말의 승려인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사찰 양옆으로 계곡이 흘러 붙여진 이름이다. 쌍계사 방향으로 들머리를 잡는다면, 첨찰산으로 향하는 첫 관문인 쌍계사 일주문을 지나야 한다. 기둥 2개가 지붕을 받치고 있는 일주문은 진리의 세계로 향하기 전 마음을 하나로 모아 바르게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산으로 향하는 마음이 이와 다르지 않으니, 첨찰산을 오르는 심신이 보다 진중해진다. 일주문에서 얼마 걷지 않아 갈림길이 나온다. 첨찰산으로 바로 향하는 등산로와 쌍계사 안으로 들어설 수 있는 천왕문 길이다. 산행을 바로 시작해도 되고, 쌍계사에 잠시 들렀다가 옆길로 돌아 산으로 올라도 된다. 쌍계사는 여러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있다. 경내 중심에 자리한 대웅전과 그 안에 모신 목조삼존불좌상, 지장보살을 모신 시왕전 안의 목조지장보살상 등이다. 쌍계사를 둘러싼 첨찰산의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이다. 상록수는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푸른 잎을 지닌 나무들을 일컫는데, 잎이 넓으면 상록활엽수, 좁으면 상록침엽수로 구분된다. 따뜻한 남쪽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대체로 상록활엽수이다. 첨찰산의 나무들 역시 상록활엽수로 동백나무, 후박나무, 참가시나무 등 많은 수종이 사시사철 푸른빛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산행이 시작되면 두 눈이 맑아지는 이유다. 스치는 바람의 찬 기운만이 계절을 말해줄 뿐이다. 여름 숲의 풍성함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늘을 반쯤 가린 나뭇가지들이 아늑한 숲길을 만들어준다. 산길은 험하지 않다. 자연석을 길 위에 깔아 인위적이어도 자연스러운 걸음을 디딜 수 있다. 들머리에서 정상 중간 지점인 너럭바위까지 가파른 구간이 없어 가벼운 산보를 즐기듯 천천히 걸을 수 있다. 너럭바위에서 정상까지는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둘러가는 길은 거리가 조금 더 되지만 덜 가파르다. 다른 길은 짧지만 가파른데, 2010년부터 휴식년제로 폐쇄되었다가 2014년 3월부터 다시 개방되었다. 몇 번의 오르내림 끝에 정상석이 보이는 언덕에 오르면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진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산길 같은 내리막길을 지나 깔딱고개를 한 번 더 넘으면 첨찰산 정상인 봉수대와 마주한다. 예부터 봉수대는 사방이 내려다보이는 산꼭대기에 세워졌다. 첨찰산 봉수대 역시 방향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탁 트인 전망을 선사한다. 날이 맑아 시계가 좋으면 멀리 다도해 비경까지 볼 수 있다. 정상석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둥근 지붕은 진도기상대이다. 기상대를 향하면 아리랑비 방향의 1코스와 덕신산을 지나는 2코스의 갈림길이 나온다. 첨찰산 등산로는 원점회귀이지만, 왔던 길을 도로 내려가는 것이 아닌 산 둘레를 돌 수 있는 등산로이기에 산행의 재미가 더욱 좋다. 보통 1코스는 2시간, 2코는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리랑비에 도착하면 1코스 등산로가 끝난다. 아리랑비는 민요 <진도아리랑>의 계승을 기념하는 비석으로 진도문화원과 진도아리랑보존회가 1995년 8월 15일에 세웠다. 진도 북쪽 여귀산에서 채취한 자연석 위에 ‘진도아리랑비’라 새겼다. 비석을 지나 왼편으로 작은 저수지가 보인다. 이 부근의 지명은 마을에 물이 비껴 흐른다 하여 사천(斜川)이라 붙여졌는데, 진도에서 가장 큰 수원지인 이 저수지 역시 지명을 따 사천저수지로 불린다. 첨찰산 산행의 시작이 쌍계사라면 그 끝은 운림산방이다. 운림각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조선시대 그림의 경향 중 하나인 남화의 대가였던 소치(小痴) 허련이 스승이었던 추사 김정희 선생이 타계하자 고향인 이곳에 내려와 만년을 보낸 곳이다. 허련 선생 사후에 여러 차례 소실과 복원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운림산방이란 이름은 말 그대로 ‘구름숲’을 뜻한다. 첨찰산을 비롯해 주변 산골에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이 되어 숲을 감싸는 모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쌍계사와 운림산방 앞 주차장에서 1km 떨어진 곳에 운림예술촌과 운림삼별초공원이 자리한다. 2010년에 조성된 운림예술촌은 마을에서 공동 운영하는 곳으로 국악전수관과 수라간 체험관을 갖추고 있다. 한옥 숙박이 가능하고, 주변에 조성된 아담한 공원을 산책하기도 좋다. 삼별초공원은 13세기 몽골군과 대적한 삼별초를 주제로 2013년에 개장했다. 널찍한 공원에 삼별초홍보관과 체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첨찰산을 오르고 난 뒤 보이는 진도는 더욱 진도스럽다. 늘 푸른빛을 뽐내는 숲길은 사시사철 불어오는 진도의 바람을 닮았다. 험하지 않으면서도 아늑한 첨찰산의 산세는 어렵지 않게 들어설 수 있는 진도라는 섬 자체와 같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사방 풍경은 진도의 어느 비경과도 견줄 수 없다. 첨찰산의 동백꽃이 톡톡 소리를 내며 땅으로 떨어진다. 봄이 오는 소리다. 첨찰산 주소 :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문의 : 061-544-0151(진도군청 관광문화과) 1.주변 음식점 종점산장 :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02 / 061-542-1202 운림뜨락 : 진도군 의신면 의신사천길 93 / 061-544-8997 장어랑돼지랑 :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269 / 061-542-9233 2.숙소 운림예술촌 : 진도군 의신면 의신사천길 26 / 061-543-5889 http://www.jindoullim.com/ 운림삼별초공원 : 진도군 의신면 의신사천길 15-21 / 061-543-2002 운림펜션 :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66-12 / 061-544-7758 글, 사진 : 김애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1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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