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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는 내용 못지않게 촬영지로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이 매료하는 까닭이다.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은 전작에 이어 전국의 여행지를 망라한다. 그 가운데 고흥의 촬영지는 가장 오래 등장하지만 비교적 덜 알려진 이 땅의 풍광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의 감상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는 김명민, 오달수 명콤비의 코믹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다. 두 번째는 ‘숨은 여행지’를 찾는 재미다. 영화 속에서 두 주인공 김민(김명민 분)과 서필(오달수 분)은 전국 각지를 누빈다. 첫 위기를 맞이하는 하회마을 부용대부터 문경새재도립공원, 태안 신진도와 구름포해수욕장, 군산 선유도 망주봉, 정선 화암동굴 등 여행지가 줄줄이 나온다. 잠깐씩 스치기도 하고 제법 오래 머물기도 한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전라남도 고흥군 일대다. <조선명탐정>은 탐정 김민이 왕의 명을 받아 불량 은괴를 추적하는 이야기지만 이면은 사라진 소녀들을 구하려 동분서주하는 과정이다. 영화의 초반은 김민의 유배지 일상이다. 그가 ‘아무 일이나 다 해야 배를 안 곯는다’ 해서 다해라 불리는 소녀를 만나는 곳도 유배지다. 바로 고흥군 도화면 구암리 바닷가에서 촬영했다. 고흥의 명물인 활개바위 인근으로 바다를 포근히 끌어안은 땅이다. 특별한 여행지는 아니고 사유지에 촬영 세트를 조성했다. 구암리 단장마을에서 어선을 빌려 타고 낚시를 즐길 수 있는데, 바다 쪽에서 활개바위와 유배지 터를 볼 수 있다. 지금은 세트장을 철거해 영화의 느낌이 살지 않는 게 아쉽다. <조선명탐정>의 고흥 촬영지를 여행 삼아 다녀오고 싶다면 거금도 명천바다목장마을이 조금 더 낫다. 거금도는 곧 고흥군 금산면이다. 프로레슬링을 보며 자란 세대는 ‘박치기왕’ 김일의 고향으로 기억한다. 금산면에는 김일기념관이 있어 당시의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다. 근래에는 섬 전체를 걸어볼 수 있는 거금도둘레길도 열렸다. 총 42.2km에 7구간으로 나뉘니 섬마을 구석구석을 발끝으로 누려봄 직도 하다. 교통편도 좋아졌다. 예전에는 녹동항에서 배로 이동했으나 소록대교와 거금대교가 생겨난 뒤에는 차로 오간다. 대중교통은 고흥읍 고흥공용버스터미널보다 도양읍 녹동공용버스터미널에서 이용하는 편이 가깝다. 영화의 촬영지인 명천바다목장마을은 거금도의 동쪽 해안에 자리한다. 촬영은 마을 앞 용섬과 북동쪽의 주름목(섬)에서 이뤄졌다. 영화에는 주로 주름목이 나온다. 사내들 서넛이 용궁섬에 관해 대화를 나누던 해변이다. 난파한 세견선의 잔해가 떠 있던 바다요, 김민이 다해의 주검을 보고 오열하는 장소다. 주민이 가끔씩 산책 삼아 오가는 마을 한쪽의 해변이다. 하지만 인적이 드물어 바다가 한적하다. 주름목까지는 모래밭이 길을 잇는데, 물때에 따라 간혹 잠기기는 하나 대체로 자유롭게 거닐 수 있다. 주름목 쪽은 특별한 볼거리가 없으니 굳이 ‘탐험’에 나설 이유는 없다. 모래밭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정도로 충분하다. 모래밭 북쪽은 고흥반도와 고흥의 섬들이 장관을 이루고, 남쪽으론 명천바다목장마을과 용섬이 눈에 찬다. 주름목 촬영지를 여행 삼아 다녀오라 권할 수 있는 건 명천바다목장마을 덕분이다. 소담한 어촌으로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마을 앞 바다 저편은 고흥반도 끝자락에 해당하는 도화면 구암리와 형제도, 죽도, 목도 등이다. 마치 수평선 위로 산들이 넘실대는 양하다. 그저 넋 놓고 바라만 봐도 좋다. 이맘때는 다시마 수확철이라 다시마를 널어 말리는 풍경도 이채롭다. 그 사이를 오가며 해안의 풍광을 누린다. 방파제로 연결된 용섬까지 걸음을 내도 좋겠다. 용섬은 거금도 남쪽 시산도에서 헤엄쳐온 용이 섬의 소나무를 타고 승천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방파제로 연결되기 전까지는 용 모양의 나무 등 소나무가 무성했다. 주름목과 더불어 영화에도 등장했으나 실제로 알아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마을에서는 각별한 섬이다. 용섬에서 마을 쪽을 보면 적대봉에서 주름목까지 이어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의 매력은 수평선과 용섬에만 그치지 않는다. 명천바다목장마을은 전라남도에서 지정한 행복마을이다. 행복마을은 전라남도가 추진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으로 ‘전남의 한옥마을’이라 불린다. 명천바다목장마을에는 한옥이 10채 남짓 되지만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대부분 민박시설이라 전통가옥에서 묵으며 바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너른 해수욕장이 없어도 알음알음 명천바다목장마을로 찾아드는 이유다. 지척에 있는 거금생태숲도 한몫한다. 마을에서 3km 남짓한 거리로 거금도의 숨은 보물이다. 적대봉 남쪽 기슭에 해당하는데 조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찾는 이가 많지 않다. 하지만 어느 생태숲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산책로는 숲환영소와 계곡관찰로를 따라 적대봉 등산로로 이어진다. 산행이 목적이 아니라면 구름다리에서 데크산책로 캐노피하이웨이를 걸어 출발점으로 내려온다. 중간에 전망대도 있어 바다를 내려보며 숨을 고를 수 있다. 거금생태숲 남쪽은 오천해수욕장이다. 금장해변과 익금해변을 지나는 남쪽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길로 인기다. 섬이 많은 고흥 땅을 실감할 수 있다. 익금해변을 지나서는 명천바다목장마을 반대편인 섬의 서쪽 명소를 만난다. 면사무소가 있는 대흥리와 신전리 일대다. 남쪽 어전리와 서쪽 신전리의 경계에 연소해수욕장이 자리한다. ‘연소추월(蓮沼秋月)’의 명소로 ‘달빛 교교한 가을밤’의 정취가 아름답다. 여름에는 모래사장 뒤편으로 소나무 숲이 짙다. 바다로는 금당도, 금일도 등 완도의 섬들이 춤을 춘다. 해질녘에는 북쪽의 고라금해수욕장으로 옮겨간다. 거금도의 노을을 감상하기에 으뜸인 바다다. 연소해수욕장이 완도를 품었다면 고라금해수욕장은 정남진 장흥의 천관산이 가깝다. 노을이 바다로 번져들 때 한 폭의 수묵화를 그린다. 고라금에서 촬영하지 않았지만 ‘조선명탐정’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불량 은괴를 만들기 위해 납치된 놉의 딸들이 해질녘 엄마 품으로 돌아와 안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소녀들은 다해의 바람대로 ‘잡초처럼 뽑히지 않고 잔디처럼 밟히지 않으며’ 꽃처럼 자라났으려나. 거금도의 지명은 금맥과 무관하지 않다. 조선 중기에는 ‘거억금도(巨億金島)’라 불리다 거금도로 이름이 바뀌었다. 섬에는 진막금, 욱금 등 금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고라금도 다르지 않다. <조선명탐정>은 은괴를 빌려 사람의 탐욕을 다뤘다. <조선명탐정>을 거금도에서 촬영한 것도 우연은 아니리라. 그래서 김민의 마지막 대사가 고라금의 금빛 노을과 어울려 깊은 울림을 전한다. 꽃이 아니어도 사람은 그냥 그대로 귀한 것이다. 거금도(금산면사무소) -주소 :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거금중앙길 84 -문의 : 061-830-6508 https://tour.goheung.go.kr/ 명천바다목장마을 -주소 :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명천길 39 -문의 : 061-843-1800 http://sea.invil.org/index.html 거금생태숲 -주소 :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거금일주로 1875 -문의 : 고흥군 환경산림과 061-830-5421 주변 음식점 -송정횟집 : 전복연포탕 /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연소양지길 58 / 061-843-857 7 -월포가든 : 매생이떡국 /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오룡동길 21 / 061-842-8425 -아리랑식당 : 장어탕 /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 비봉로 177 / 061-842-7797 숙소 -나로비치호텔 :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나로도항길 110-10 / 061-835-9001 http://www.narocenter.com/ -빅토리아호텔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천마로 2736-29 / 061-832-0100 -거금도한옥민박 :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명천길 77-13 / 061-843-3651 http://www.거금도한옥민박.kr/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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