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시장 골목은 왁자지껄 난장판이라야 제격이다. 이리저리 밀리고 부딪쳐도 짜증나지 않는다. 그렇게 오가는 많은 사람들의 출출한 배를 달래주는 음식들이 시장 골목에 즐비하다. 음식이 있어 시장은 살아 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시장은 1970년 무렵 닷새마다 장이 서는 오일장으로 출발했다. 초창기에는 현재의 모범약국 부근에서 크로앙스백화점 뒷골목을 지나 광명초등학교 후문 부근으로 이어지는 골목이 주요 시장 골목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통팔달로 뻗은 시장 골목이 서로 교차하는 가운데 점포 350여 개가 문을 열고 있으며, 노점까지 더하면 400여 개 점포가 성업 중인 상설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광명시는 물론 서울 구로와 개봉동 등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광명시장을 찾고 있으니 시장의 규모도 규모지만 언제나 사람들이 모이는 살아 있는 공간이다. 광명시장에 가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싸고 맛 좋은 음식들을 정감 넘치는 분위기에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10번 출구로 나와 좌회전한 뒤 조금만 걸어가면 왼쪽에 시장 입구가 보인다. 시장 골목 초입부터 먹을 것들이 사람을 반긴다. 매콤달콤한 닭강정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입맛도 유혹한다. 주말이면 등산객이나 나들이객들을 위해 아침부터 문을 연다. 골목 안으로 들어갈수록 먹을 것들이 더 많아진다. 찐빵, 만두, 도넛, 꽈배기 등을 파는 가게도 인기다. 꽈배기 3개에 1,000원. 찹쌀로 만든 꽈배기는 2개에 1,000원이다. 만두는 2개에 1,000원, 1인분(6개)에 2,500원이다.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꽈배기 하나 입에 물고 식구들 몫으로 한 봉지 담아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클로렐라 가루를 밀가루와 함께 반죽해서 빵을 만들고 야채와 패티를 넣어 만든 '클로렐라햄버거'도 특색 있다. 일반 햄버거 빵보다 쫄깃하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야채는 광명시장 안 채소가게에서 파는 것을 사다 쓴다. 날이 더우면 레몬에이드도 인기다. 얼음이 담긴 휴대용 컵이나 밀봉 지퍼백에 레몬을 직접 짜서 즙을 내고 레몬으로 만든 효소와 탄산음료를 넣어준다. 닭 한 마리를 통째로 튀기는 이른바 '시장통닭'이 한 마리에 6,000원, 두 마리에 1만 1,000원 하는 집도 있다. 시장 골목 간판에 인천의 지명을 딴 수산물가게가 곳곳에 보인다. 매운탕거리를 담아놓은 쟁반에 게와 각종 생선이 그득 쌓였다. 당일 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시장을 찾은 이날 가격은 한 쟁반에 1만 원이었다. 기름에 잰 김을 직접 구워 파는 가게도 몇 집 있다. 30년 된 방앗간에서는 아직도 기름을 짠다. 튀김, 어묵 등 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들도 당연히 맛볼 수 있다. 영월에 유배된 단종이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었다는 떡갈비가 '장릉떡갈비'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장릉'은 단종의 능 이름이다. 장릉떡갈비는 돼지고기에 과일과 야채 등을 넣고 반죽해 철판에서 굽는다. 원래는 짚불에 구워야 하는데 시장 안에서 짚불을 피울 수 없어 철판을 사용한다. 떡갈비 1장에 1,000원이다. 닭집 앞에서는 할머니 손님과 주인아주머니의 대화가 짧게 오간다. 흔히 있는 가격 흥정도 없다. 아마도 단골인가 보다. 닭 한 마리 줘유. 뭐 하실 꺼? 닭도리탕. 5,000원짜리 드릴까? 그려. 5,000원짜리 닭 한 마리가 맛있는 닭볶음탕으로 저녁 밥상에 올라 온 가족이 즐거운 저녁시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사는 사람, 파는 사람이 모이는 시장 골목에서 먹을 게 빠지면 심심하다. 출출한 배를 달래주는 시장 골목의 대표 메뉴는 순대국밥과 칼국수 아니겠는가. 광명시장에도 순대국밥집이 곳곳에 자리해 한 끼 밥을 나누는 자리 또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 좋은 술자리를 이어갈 수 있다. 빈대떡 한 장에 3,000원 하는 빈대떡집도 광명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고추파전 4,000원, 오징어파전 6,000원, 고기빈대떡 8,000원. 빈대떡에 술 한잔할 수 있는 이곳은 광명시장의 사랑방 같다. 다른 자리도 있지만 철판 앞에 앉아 먹으면 이상하게도 더 맛있게 느껴진다. 전라도 음식인 홍어를 파는 집도 있고, 경상도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선전을 굽는 집도 있다. 가자미전 1마리에 8,000원, 조기전 4마리에 5,000원, 열빙어전 10마리에 5,000원이다. 술안주로도 밥반찬으로도 별미다. '낙코야(낙지+코다리+야채)찜'이라는 이름으로 손님상에 나오는 안주도 눈길이 간다. 광명시장은 한마디로 팔도의 음식이 모인 음식 전시장이다. 유명한 칼국수집도 있다. 칼국수 한 그릇에 3000원, 잔치국수는 1,500원이다. 값도 싸거니와 멸치육수와 양념장이 어우러져 칼칼하면서도 진한 국물 맛 때문인지 식사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님들이 줄을 섰다.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나들이객도 많이 보인다. 광명시장은 물건을 팔고 사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장구경 간다'는 옛말처럼 온 가족이 시간 맞을 때 함께 바람 쐬러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광명시장 경기 광명시 광명동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10번 출구 크로앙스백화점 옆
1.주변 음식점
철산명가 : 유황오리진흙구이 / 광명시 오리로 872 / 02-2684-5292
우촌설렁탕 : 설렁탕 / 광명시 디지털로 25 / 02-2686-8804
놀부갈비 : 갈비 / 광명시 오리로876번길 6 / 02-2618-0660
http://www.enolboo.co.kr/
2.숙소
광명관광호텔 : 광명시 오리로854번길 16-18 / 02-2619-3001
http://www.kmhotel.co.kr/
호텔다이아나 : 광명시 디지털로 27 / 02-2625-2000
http://www.hoteldiana.co.kr/
글, 사진 : 장태동(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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