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동화한 옛집이 휴식을 선사하는 경북 안동의 숙소 네 곳을 찾았다. 대청마루에 앉아 눈과 귀를 연다. 강물이 흐르고 나뭇잎이 흔들린다. 사방은 적요하건만 바람 소리가 홀로 낭랑하다. 두고두고 기억할 지금이 마음 깊은 곳에 잦아들길 기다린다. 누구나 ‘옥연정사’에서 보고 듣고 담는 고요의 순간이다. 이 집은 서애 류성룡 선생이 만년의 거처로 지은 별서다. 국보 <징비록>을 집필한 장소가 바로 옥연정사다.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낙동강이 여기에 이르러 깊어지는데, 깨끗하고 맑은 물빛이 옥과 같아 옥연이라 불렀다. 자연을 즐기고자 살핀 자리이니 얼마나 아름다웠겠는가. 앞쪽으로 낙동강과 하회마을이 한눈에 잡히고, 뒤쪽으론 울창한 숲이 상쾌하다. 자연에 스민 한옥을 이만큼 잘 보여 주는 곳도 드물겠다. 이 덕분에 손님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이다. 430여 년 역사를 간직한 국가민속문화재라는 사실도 주요 요인이지만, 정경에 대한 소문을 알음알음으로 듣고 찾아온 이가 대부분이다. 15대 종부 이혜영 대표가 건강한 식재료로 정성껏 요리한 아침 식사는 옥연정사를 찾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 주 소 : 안동시 풍천면 광덕솔밭길 86 - 문 의 : 054-854-2202 - 홈페이지 : www.okyeon.co.kr ✔ 초대의 한마디 10분만 올라가면 하회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부용대가, 반대로 1분만 내려가면 낙동강 둔치가 나옵니다. 특히 낙동강 둔치의 아침 물안개는 장관입니다. / 이혜영 대표 ✔ 인근 추천 관광명소 안동한지상설전시관 : 70여 종의 한지와 공예품을 구입하고 생산 현장도 관람할 수 있다. 한지 무드등, 한지 손거울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겹겹으로 쌓인 한옥 처마가 볕을 받아 윤슬처럼 반짝인다. 언덕 초입부터 산마루 밑까지 빛나는 처마의 물결. 울창한 숲 곳곳에 자리 잡은 한옥은 그대로가 자연인 듯 아늑하다. 누구의 비밀 정원이 이렇게 청초할까. 고택이 마을을 이룬 이곳은 전통 리조트 ‘구름에’다. 전통과 리조트의 만남이 낯설지만, 방을 둘러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놓인 고택들을 이건한 뒤 숙소로 단장해 2014년 문을 열었다.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된 계남고택, 퇴계 선생 10대손인 이휘면 선생의 칠곡고택, 공조참의를 지낸 이지 선생이 학문을 수양하고자 건립한 박산정 등 7개 동마다 서린 역사가 비범하다. 여기에 강화유리 이중창과 현대식 냉난방 시설을 설치해 고급 호텔 수준의 편의를 누리도록 했다. 말끔한 분위기의 북 카페와 다도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통관, 대규모 워크숍이 가능한 회의실 등 부대시설도 훌륭하다. - 주 소 : 안동시 민속촌길 190 - 문 의 : 054-823-9001 - 홈페이지 : www.gurume-andong.com ✔ 초대의 한마디 입·퇴실 시 전동 카트로 객실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때 직원이 동행해 부대시설과 숙박할 고택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 남경훈 매니저 ✔ 인근 추천 관광명소 임청각 : 조선 중기에 건립한 안동의 고성 이씨 대종택으로, 상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역임한 석주 이상룡 선생이 이곳에서 출생했다. 보물 제182호로 지정됐다. 조선 시대 저명한 서예가이자 장서가로 이름난 임연재 배삼익 선생의 종택은 대대로 수천여 점의 고서적을 보관해 왔다. 배찬일 대표는 1558년 건립 때부터 서고로 쓰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현대의 책을 옛 공간에서 읽는다’라는 소박한 생각이었다. 2017년 서고와 2층 방을 작은 도서관으로 개조했고, 햇살이 잘 드는 대청마루는 열람실처럼 꾸몄다. 흔한 와이파이도 설치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도서관에 들러 책 한 권 빼 들고 풍경을 감상하며 독서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 집의 자랑은 도서관에서 끝나지 않는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인 종택은 조선 전기에서 후기까지 시대별 건축양식이 담겼다. 방에 누워 수백 년 동안 자리를 지켜 온 창호를 바라보는 일은 숙박 이상의 가치를 누리는 색다른 경험이다. 단열에 신경 쓴 내부 시설과 깔끔한 화장실은 기본. 퇴실할 때 대표가 모든 손님에게 선물하는 책을 받으면 근사한 종택 여행은 마무리된다. - 주 소 : 안동시 향교1길 51 - 문 의 : 010-9077-7216 - 홈페이지 : imyeonjae.co.kr ✔ 초대의 한마디 소나무 밑, 건물 모퉁이, 정원 등 곳곳에 의자를 두었습니다. 저마다 경치가 다르니 마음에 드는 의자에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독서하길 바랍니다. / 배찬일 대표 ✔ 인근 추천 관광명소 유교랜드 : 유교 문화를 스토리텔링화한 체험 센터다. 충효의 의미 등을 각종 전시물을 통해 전달한다. 입체 영상관, 놀이 시설도 갖춰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글 : 김규보 / 사진 : 신규철 출처 : KTX매거진 4월호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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