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기차 여행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기억은 저마다 달라도 기차를 탈 때의 설렘은 모두 비슷하다. 먼 여행지까지 데려다주는 기차의 매력 때문에 아이들은 특히 기차를 좋아한다.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나 <토마스와 친구들>이 시간을 초월해 인기 있는 이유다. 기차 여행의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의왕시 철도박물관과 의왕레일파크다. 의왕시는 우리나라 최초로 철도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철도 연구와 교육기관, 철도 제작업체가 자리한다. 오늘의 목적지에 가기 위해 1호선 전철을 이용했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철도박물관과 의왕레일파크를 갈 수 있는 의왕역까지 1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한다. 남영역부터는 전철이 지상으로 운행하는 덕에 도심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의왕역에 내리면 무료 관람할 수 있는 철도산업홍보관이 철도 도시에 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역사 앞 교차로에 있는 레일타워도 마찬가지다. 야간에 LED 조명이 들어오는 이 작품은 철도특구를 상징한다. 의왕역에서 의왕레일파크까지는 셔틀버스로 편히 이동할 수 있다. 아이가 걷는 걸 좋아하거나 초등학생이라면 걸어서 철도박물관과 의왕레일파크 순서로 가볼 것을 추천한다. 역에서 철도박물관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15분이면 닿을 거리다. 박물관으로 가는 동안 철길에서 운행 중인 전철을 제법 가까이 볼 수 있다. 철도박물관 야외전시장에 들어선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전시 중인 기차를 향해 뛰어간다. 넓은 야외전시장에 있는 증기기관차, 디젤전기기관차, 주한유엔군사령관전용객차, 수도권전동차 등은 모두 실제 운행하던 기차들이다.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기차는 대통령 의전용으로 이용하던 기관차다. 보통 기차와는 다르게 대통령을 상징하는 명패가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몇몇 기차는 실내로 들어가 관람할 수도 있다. 본관에는 역사실, 차량실, 시설·보선실, 운수·운전실 등이 1, 2층에 나뉘어 있다. 철도의 역사, 운행 원리를 비롯해 철도 문화의 변천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물과 체험물로 가득하다. 아이들은 실내외에서 할 수 있는 스탬프 투어를 가장 좋아한다. 1층 안내데스크에서 용지를 받아 9곳에서 전시실을 상징하는 스탬프를 찍는 놀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스탬프 위치를 놓칠 수도 있으니 마지막 전시실까지 집중해야 한다. 박물관 곳곳을 보물찾기하듯 즐기는 방법이다. 전시품 중에서는 기차모형이 단연 인기다. 정교하게 제작한 모형 증기기관차, 디젤전기기관차, 새마을호, KTX를 보고 있으면 어른 아이 모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소도 확인해두자. 1층 열차운전체험실에서는 아이가 기관사가 되어 열차를 운행해본다. 2층 전기·신호·통신실에서는 철길 신호등에 불이 들어오고 차단기가 내려오도록 건널목 경보장치를 직접 작동할 수도 있다. 덕분에 박물관 2층에는 차단기가 내려올 때 울리는 낯익은 종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철도모형 디오라마는 절대 놓치지 말자. 서울을 축소한 공간에서 기차모형이 움직이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과거 운행했거나 지금도 운행 중인 각종 기차들이 이른 아침 차량기지를 출발해 하루를 보내는 스토리다. 기차가 역을 떠날 때마다 함께 큰 소리로 '출발!'이라는 구호도 외친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 보기에도 흥미롭다. 의왕레일파크로 가기 위해선 철도박물관 앞 지하도를 이용하면 된다. 지하도를 빠져나오면 왕송호수 경치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호수에는 민물고기를 비롯해 철새와 텃새, 나그네새가 산다. 새들은 연신 물속으로 고개를 박고 물고기를 잡는다. 왕송호수는 한때 오염이 심각했지만 지금은 철새가 찾아오는 생태호수로 거듭났다. 철도박물관에서 레일파크로 가는 길에 보이는 조류생태과학관에서는 왕송호수의 생태와 새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과학관 옥상 전망대에서는 왕송호수가 한눈에 보인다. 다른 지역 레일바이크는 원래 있던 철길을 이용해 조성했다. 의왕레일바이크는 국내 최초로 호수 순환 레일을 새로 깔았다. 탑승장에서 출발해 4.3㎞ 거리를 돌아오는 코스다. 의왕레일파크에는 현재 100대의 레일바이크와 호수열차가 운행 중이다. 레일바이크는 4인용이지만 두 명만 방문해도 탈 수 있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데 약 40~50분 걸린다. 지루함을 덜 느끼게 회전 구간을 많이 만들었다. 덕분에 주로 직선 코스만 있는 다른 레일바이크에 비해 힘은 조금 더 든다. 속도 내는 것을 즐긴다면 행렬 앞쪽, 경치를 느긋하게 감상하고 싶다면 행렬 뒤쪽 레일바이크에 탑승하는 것이 좋다. 출발하기 전에는 4.3km가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코스 중간에 꽃터널, 팝업뮤지엄, 럭키존, 포토존, 스피드존, 미스트존 등 볼거리가 많아 시간이 금세 흐른다. 아이들은 특히 스피드존을 가장 재미있어 한다. 힘껏 폐달을 밟으면 레일바이크 속도가 전광판에 표시되는 구간이다. 시원하게 달리는 레일바이크가 신나는지 '우와!' 소리가 이어진다. 스피드존 다음으로 미스트존이 마지막 코스로 나온다. 레일 양옆에서 미세한 물이 뿜어져 잠시 땀을 식힐 수 있다. 좀 더 편히 호수를 둘러보려면 호수열차를 이용해보자. 48명이 탑승정원인 관람열차다. 코스 전체를 도는 데 약 30분이 소요된다. 레일바이크를 타기 어려운 어린 아이나 노인들이 주로 이용한다. 레일바이크에 내려 광장쪽으로 가면 미디어 스케치북이란 공간이 보인다. 아이가 전용 용지에 그림을 그려 스캔하면 미디어 월에 새, 붕어, 잉어가 나타난다. 그림을 손으로 건드리면 움직이기도 한다. 미디어 스케치북을 지나면 자연학습공원이다. 나무 데크를 산책하며 연못에 사는 수중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뛰어놀거나 도시락을 먹어도 된다. 철도박물관과 의왕레일파크는 수도권 어디에서 출발하든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다. 자연의 품에서 종일 기차놀이하며 놀고 싶은 아이에게는 더 없이 좋은 장소다. 무더위가 본격 시작하기 전 가족 나들이로 추천한다. 철도박물관 -주소 : 경기도 의왕시 철도박물관로 142 -문의 : 031-461-3610 http://railroadmuseum.co.kr/ 의왕레일파크 -주소 : 경기도 의왕시 왕송못동로 209 -문의 : 1670-3110 http://www.uwrailpark.co.kr/ 주변 음식점 -백운게장 : 간장게장, 양념게장 / 경기도 의왕시 학현로 170-29 / 031-466-5353 -송이향 : 한정식 / 경기도 의왕시 백운로 413 / 031-426-9181 -농군의집 : 파스타 / 경기도 의왕시 오매기백운산길 54-12 / 031-456-0228 숙소 -보보스호텔 : 경기도 의왕시 갈미안로 7 / 031-424-3775 -호텔온 : 경기도 의왕시 복지로 6 / 031-425-2233 http://www.onhotel.co.kr/ 글, 사진 : 이시우(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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