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방을 둘러본다. 시멘트가 아닌, 벽지도 바르지 않은 회벽이다. 재단한 듯 직선으로 딱 떨어지는 벽 대신 어디는 조금 튀어나오고, 어디는 들어간 부드러운 선의 벽에서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지은 이의 손길이 느껴지는 집은 오랫만이다. 정다운 벽을 쓸어내린 손 그대로 바닥을 훑는다. 바닥엔 옻칠한 한지를 깔았다. 한옥이 단순히 기와와 마루의 겉모양을 넘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정신이라면 '인연'은 진짜 한옥이 맞다. 회벽과 한지 바닥은 관리하기가 까다롭다. 회벽은 때로 가루가 바스라지고, 손님의 혹시 모를 실수가 낳은 오염에 대책이 막연하며, 한지 장판은 일반 장판보다 잘 벗어진다. 불편을 견딜 만한가 사람들이 묻지만 이곳 주인은 그저 이 집이 고마울 따름이다. 평생 아파트 생활을 하느라 한옥을 알지 못하던 자신이 자연을 곳곳에 담은 한옥과 어떻게 '인연'이 닿았는가 생각한다. 문 연 지 4년. 그 세월은 한옥과 친해지는 시간, 손님 한 분 한 분과 인연이 늘어가는 시간이었다. 어느 손님이 예전에 그분이 살던 집이었다고, 집이 여전하다고 글썽거릴 땐 그도 함께 글썽글썽했다. 큰 변화라고는 편의상 방마다 화장실 겸 욕실을 갖춘 게 전부다. 수령 200년으로 추정하는 석류나무가 장관인 마당은 또 하나의 매력. 언제나 놀이와 담소, 사색의 공간이 되어준다. 위치 : 전주시 완산구 한지길 36 전화번호 : 010-2908-4965 홈페이지 : www.전주한옥숙박.kr 글 : 김현정 사진 : 장은주 출처 : KTX매거진 9월호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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