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의 여름을 기다렸다. 천년 고찰 도림사에서 가슴 시리도록 차가운 물과 바람을 만나는 도림사계곡을 지나 쾌적한 오토캠핑장까지 여름 종합 선물 세트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동악산의 자연이 만든 편안한 반석에서 계곡물 흐르는 소리, 감미로운 새소리, 나무를 흔드는 바람 소리에 심신을 맡기면 명상이 따로 없다. 도림사계곡에서 보내는 하루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묵직한 근심까지 날려버리는 힐링 여행이다. 산속에 또 산이 들었다고 할 만큼 깊은 암산인 동악산에 자리한 도림사계곡은 삼남 제일의 암반 계류로 불린다. 도림사 입구에서 그 명성을 확인한다. 주차장을 지나 식당이 있는 입구부터 계곡 위로 눈부시게 희고 넓은 암반이 보인다. 시원한 초록빛 그늘로 이어지는 숲길을 걷다 보면 점점 더 반듯하고 듬직한 암반이 줄지어 나타난다. 얼마 걷지 않아도 깊은 숲에 들어선 듯 싱그러운 공기와 경치 덕분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계곡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도림사계곡은 전라남도 기념물 101호로 지정된 자연 유산이다. 도림사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월봉계곡으로도 불리는 도림사계곡은 동악산(748.5m) 남쪽 골짜기를 따라 동악계곡, 성출계곡과 더불어 아홉 굽이 넓은 암반 위로 계곡물이 흘러내린다. 비단을 펼친 듯 계곡물이 닦아놓은 매끄러운 표면 위로 빠르게 흐르는 작은 폭포와 노송의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운치 있다. 계곡 정상 부근에는 높이 4m, 넓이 100㎡에 이르는 바위가 있는데, 그 전망이 아름다워서 신선도 쉬어 간다는 신선바위다. 천혜의 자연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반듯하고 부드러운 곡선이 돋보이는 암반 곳곳에는 필체도 아름다운 글씨가 있다. 누군가 이 암반 계류의 절경마다 1곡(一曲)부터 9곡(九曲)까지 새겨놓았다는데, 일부는 깨지고 일부는 사라졌다. 1곡은 계곡의 부드럽게 굽은 모양을 의미할 수도 있겠으나, 계곡으로 떨어지는 경쾌한 폭포 소리가 음악인 양 한 곡, 한 곡의 의미를 담지 않았을까. 천상의 음악이 온 산을 울렸다는 전설이 있는 동악산(動樂山) 바위마다 새겼을 풍류객의 암호를 읽다 보면 타임머신을 탄 듯 즐거운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바위에는 2곡, 4곡, 5곡 등의 글자와 함께 청류동(淸流洞), 단심대(丹心臺), 낙락대(樂樂臺) 등의 지명과 요산완초 음풍농월(樂山玩草 吟風弄月), 청류수석 동악풍경(淸流水石 動樂風景) 같은 시구가 있다. 오랜 세월 물줄기와 바람에 쓸려 바위에 새긴 글씨조차 희미해졌지만, 선인의 발자취를 만난 듯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도림사계곡을 찾은 시인 묵객의 이름이나 호가 새겨진 작은 바위는 개성과 감각이 어우러진 필체 덕분에 그들의 풍류와 낭만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시림처럼 울창한 숲길을 오르는 동안 계곡에서는 폭포수처럼 맑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상쾌한 공기로 가득한 계곡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시원한 웃음소리다. 울창한 솔숲이 우거져 그늘이 많은 계곡에 옹기종기 앉은 사람들의 모습이 편안해 보인다. 각자 마음에 드는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거나 돗자리에서 낮잠을 청하는 모습이 평화롭다. 어린이 수영장처럼 야트막한 웅덩이가 있고, 완만하게 다듬어진 바위에선 놀이동산에 온 듯 스릴을 즐기며 미끄럼을 타는 사람들도 보인다. 바위 표면에 생긴 이끼가 미끄러지는 데 안성맞춤이지만, 어린이는 보호자의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야트막한 웅덩이는 가족 모두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수박을 먹으며 더위를 잊기에 알맞다. 곡성 8경 가운데 하나인 도림효종(道林曉鍾)은 도림사의 종소리가 새벽 기운을 타고 먼 곳까지 은은하게 퍼진다는 뜻이다. 동악산 기슭의 울창한 자연에서 고즈넉한 옛 모습을 간직한 도림사의 기품이 느껴진다. 원효대사가 660년(태종무열왕 7) 화엄사에서 나와 곡성에 머물면서 지은 절이라고 한다. 876년(헌강왕 26) 도선국사가 중창했을 때 도선국사, 사명대사, 서산대사 등 도인들이 숲같이 모여들었다고 도림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보광전, 명부전, 응진당, 칠성각 등이 있고 보물 도림사괘불탱이 소장되었다. 동악산 아래 자연과 함께 쉴 수 있는 도림사오토캠핑리조트가 있다. 캠핑장과 캐러밴, 캐빈 등 오토캠핑족을 위한 캠핑 시설이 갖춰진 곳이다. 동악산과 도림사계곡뿐만 아니라 섬진강기차마을, 압록유원지 등 곡성의 명소가 가까이 있어 여행하기에도 편리하다. 도림사오토캠핑리조트에는 캐러밴 10대, 캠핑카 사이트 4면, 통나무집 14동, 샤워장을 갖춘 텐트 야영장(전기 사용 가능) 40동 등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만반의 시설이 준비되었다. 야외무대가 있는 잔디광장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기 좋다. 도림사계곡 주차장을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허름한 동악산장 간판이 보인다. 곡성 토박이뿐만 아니라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주 메뉴는 닭백숙과 닭곰탕이다. 두 메뉴가 다른 점은 백숙에는 능이버섯만 들어가고, 닭곰탕에는 능이버섯과 꽃버섯, 송이버섯, 싸리버섯 등 다양한 버섯이 들어간다는 것. 자연산 버섯이 떨어질 경우 능이버섯만 넣는다는데, 이왕이면 여러 가지 버섯이 들어가는 게 향도 좋고 맛도 좋다. 맑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닭곰탕에는 공깃밥이 나오는데, 버섯과 함께 훌훌 말아 먹는 맛이 그만이다. 능이버섯의 독특한 향이 배어든 쫄깃한 토종닭을 뼈째 뜯어 먹는 맛이 구수하고, 주인장이 직접 만드는 시골 반찬도 입에 착착 붙는다. 능이닭곰탕과 능이백숙은 4인 기준 6만원. 도림사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도림로 175 문의 : 061-362-2727 도림사계곡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월봉리 553-1 문의 : 061-362-2727 도림사오토캠핑리조트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도림로 74 문의 : 061-363-6224 http://dorimsacamping.co.kr/main/ 1.주변 음식점 동악산장 : 능이닭곰탕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도림로 119 / 061-363-3537 삼기국밥 : 순대국밥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읍내22길 3 / 061-363-0424 별천지가든 : 참게탕 /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섬진강로 1266 / 061-362-8746 http://blog.naver.com/amlok 2.숙소 심청한옥마을 한옥팬션 :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심청로 178 / 061-363-9910 http://sc-story.co.kr/default/ 화이트빌리지 : 전라남도 곡성군 죽곡면 대황강로 1598-96 / 061-363-7531 http://www.white-village.co.kr/ 섬진강기차마을 레일펜션 :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252-16 / 010-2655-9126 http://www.gsrailpension.co.kr/main/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