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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습지와 갈대밭을 품은 정원도시 순천. 최근 이곳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청년점포로 탈바꿈한 낡은 양곡창고부터 지역 문화예술의 주도권을 잡은 원도심까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도시에서 젊은 하루를 보냈다. 순천역에서 도보 10분. 전라선이 지나는 조곡동 농협 근처에 핫플레이스로 통하는 청춘창고가 있다. 거뭇한 외벽에서 세월의 흔적이 단번에 느껴진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양곡 창고를 청년들의 창업터로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이다. 2018년 7월 중순 기준으로 1층에는 14개 음식점(개인사업장)과 1개 주류판매점(공동사업장)이, 2층에는 종이공예, 도자기공예, 캔들공예 등 6개 공방이 성업중이다. 청춘 페스티벌, 실패학 콘서트, YOLI 버스킹 페스티벌 등 초청공연도 꾸준히 진행했다. 하나의 공간 안에 먹거리, 놀거리, 즐길거리를 두루 갖춘 모습이다. 사장님들은 19세 이상~39세 이하 청년들이다. 모두 젊음을 밑천으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팔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순천시와 계약기간은 최대 3년. 초기 자본금에 대한 부담이 적고 또래 청년들이 모여 장사를 하다 보니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사업 경험을 살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청춘창고의 음식 관렴 점포는 총 15개, 그 중 겹치는 메뉴는 하나도 없다. 모든 점포가 골고루 사랑받고 있으니 입맛에 따라 자유결정의지를 발휘하면 된다. 일단은 창고를 한 바퀴 돌면서 어떤 메뉴가 있는지 빠르게 스캔했다. 쉬림프박스, 제육비빔밥, 수제버거, 야끼카레, 문어덮밥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음식이 가득하다. 가장 먼저 ‘오늘도카츠’ 앞에 멈춰 섰다. 라멘이 주메뉴지만 하루 15그릇만 한정 판매하는 사케동에 욕심이 생긴 터였다. 사장님은 주문과 동시에 큼직한 생연어를 두껍게 썰어냈다. 수저를 한번 휘감고도 남을 만큼 커다란 연어가 얼핏 헤아려도 10조각 이상 밥그릇에 담긴다. 사장님(31)은 이전에 연어를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도전할 생각을 했는지 물었더니 “제가 연어를 좋아해서”란 답변이 돌아온다. 맛은 보이는 그대로다. 탱탱한 생연어살이 아삭한 양파절임, 고슬고슬한 밥과 어울려 달작지근하면서 고소하다. 많이 먹어도 맵지 않은 생와사비는 두꺼운 연어를 물리지 않고 끝까지 먹게끔 만든다. 구름처럼 몽실몽실한 비주얼이 인상적인 구름탕수육에도 시선이 갔다. 국내산 등심을 찹쌀가루와 함께 둥글게 반죽해 즉석에서 튀겨냈다. 여기에 취향껏 소스가 더해진다. 자몽, 유자 등 과일 소스와 매콤한 사천식 소스가 준비돼 있다. 하나씩 골고루 맛보고 싶다면 추가금액을 내고 소스를 추가 주문하면 된다. 경기도에서 중식을 배우다가 꿈을 이루고자 순천으로 돌아온 스물여덟 청년의 순수한 마음이 묻어난 것일까. 소스 없이도 탕수육은 담백하고 깨끗한 본연의 맛을 낸다. 한 두알 쯤은 부드럽고 담백한 고기와 쫄깃한 튀김옷의 하모니를 온전히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도시어묵’에는 새우어묵, 치즈어묵, 고추어묵, 문어꼬치볼 등 한입씩 예쁘게 먹을 만한 메뉴가 많다. 여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치즈어묵은 스틱치즈가 통으로 들어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낸다. 고추어묵에는 다진고기를 품은 고추 하나가 통째로 들어간다. 매콤한 맛 하나가 더해졌을 뿐인데 완전히 색다른 맛을 낸다. 모든 메뉴를 매장에서 직접 만들고 튀기니 믿고 먹을 수 있다. 어묵으로 김밥 겉면을 감싼 어묵김밥은 조기품절이라 맛보지 못했다. 후식으로는 ‘비앙브뉴’의 에끌레어를 선택했다. 대표메뉴는 진한 밤 맛이 인상적인 몽블랑. 촉촉하고 부드러운 밤 크림이 페이스트리 안에 가득 차 있다. 몇 번 씹을 새도 없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 사라진다. 많이 달지 않아 2~3개씩 먹어도 무리가 없겠다. 몽블랑 이외에도 라즈베리, 바닐라, 오레오, 티라미수 등 메뉴가 다양하니 친구들 여럿과 함께 한입씩 맛보길 권한다. 배를 채운 후에 2층 공방 구경에 나섰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공방 가득 전시돼 있어 두 눈이 즐겁다. 체험을 목적으로 방문할 경우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공예작가들의 작업실이 청춘창고 외부에 있기 때문에 제품을 만들거나 사업상 미팅을 할 경우 자리를 비우기 일쑤다. 이날은 도자기 체험․판매 공방인 ‘소꿉’ 사장님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표 체험은 전사 머그컵 만들기. 전사용지 위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린 후 머그컵에 붙여 350도 고온에 구워내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컵을 만들 수 있다. 20~30분 남짓으로 체험시간이 짧고 결과물을 오늘 바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남은 반나절은 원도심인 향동에서 산책을 하기로 했다. 아파트가 많이 보이던 순천역 주변과 달리, 낮은 슬레이트 지붕과 좁은 골목길이 조화를 이루는 정겨운 분위기다. 200년 역사를 지닌 향교와 순천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화월당이 이곳에 있다. 자칫 진부해 보이는 이곳에 들린 이유는 향동의 회춘을 직접 목격하기 위해서다. 향동은 700년 역사를 지닌 순천부읍성터에 위치해 오랫동안 부흥을 누렸지만 조례동, 연향동 등 신도심 개발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최근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의 거리, 정원의 거리, 700년 골목길 등이 조성되면서 다시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마을은 깔끔해지고 유동인구는 눈에 띄게 늘었다. 산책의 시작은 서문안내소다. 이곳에서 마을 지도를 받거나 해설을 요청할 수 있다. 서문안내소를 기준 삼았을 때 동쪽으로는 정원의 거리와 700년 골목길이, 서쪽으로는 공마당 둘레길이, 남쪽으로는 장안창작마당 등 수많은 공방과 예술 공간이, 북쪽으로는 에코지오마을이 있다. 복잡한 것 같지만 공마당 둘레길을 제외하면 도보로 1시간 내에 모두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서로 밀접하다. 낯선 듯 익숙한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순천의 숨겨진 이야기와 만난다. 문화의 거리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존재감이 남다른 장안창작마당은 마을 사람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예술촌이자 식당이다. 대관료나 프로그램 참가비를 음식으로 받는 것이 특징인데, 이 음식들은 공유냉장고에 보관했다가 필요한 사람이 사용한다. 에코지오마을은 이름에 걸맞게 집집마다 각자의 개성대로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 텃밭을 만들거나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거나. 경로당에는 빗물을 저장했다가 수돗물처럼 쓸 수 있는 빗물저금통이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끈다. 700년 골목길은 말 그대로 700년 된 골목길이다. 순천이 순천부로 불리던 시절부터 사용되던 길이 아직도 남아 있는 셈. 도시재생사업을 거치면서 해당 길을 황토로 포장해놓았기 때문에 새 도로와 구분이 쉽다. 공마당 둘레길은 오래 전부터 주민들이 이용하던 산길에 아기자기한 벽화를 그려 마실의 즐거움을 더한 곳이다. 산책을 마치고 난 후 초입에 위치한 청수정에서 식사와 차를 즐기면 어떨까. 청수정은 마을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운영하고 순천시가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어르신들이 공동텃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와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직접 밥을 짓는다. 저렴한 가격에 화학조미료 없는 따뜻한 집밥을 맛볼 수 있어 마을 주민은 물론 여행자들에게도 인기다. 손자뻘 손님들을 향한 운영진의 인심이 너무 넉넉한 나머지 시 지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재미있는 소문도 들린다. 식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집밥 1인분 가격은 6천원이다. ※ 위 정보는 2018년 8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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