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서천으로 가는 길은 한여름의 더위에도 두근거림이 있었다. 충남 서천군 한산면은 필자가 방학만 되면 외할머니집에 찾아가 방학 내내 지내던 추억의 마을이다. 더구나 문헌서원은 아는 분이 아주 오랫동안 관리를 맡아오던 곳이어서 익히 잘 알고 있던 곳이라 이번 여행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청명하고 상쾌한 하늘이 더해져 가는 길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문헌전통호텔이 있는 문헌서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분홍색 꽃이 핀 배롱나무가 여행객을 반긴다. 길 옆의 논에는 한창 자란 벼가 바람이 지날 때마다 초록빛 물결을 친다. 길을 따라 기분 좋게 드라이브하면서 서천군 기산면 영모리 안쪽 깊숙이 들어갔다. 넓은 주차장과 신축된 한옥 건물, 또 한창 공사중인 현장이 먼저 눈에 띄었다. 주차를 하고 안쪽을 보니 딱 보아도 예전에 지은 게 분명한 한옥 여러 채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이 바로 문헌전통호텔이다. 호텔 입구의 계단을 따라 오르니 넓은 마당과 항아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마당을 둘러싸고 한옥 객실과 식당이 배치되어 있다. 한글로 쓴 ‘식당’, ‘호텔’의 조그마한 팻말이 한옥과 아주 잘 어울린다. 객실 툇마루를 오르는 댓돌에는 단정하게 놓인 하얀 고무신이 먼저 눈에 띄었다 - 어릴 적 지금과 같은 한여름에 논 우렁을 잡아 고무신에 담아 오면 할머니가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여 주셨다. 한옥 내부는 툇마루와 대청마루가 있고 뒤쪽으로 객실이 배치되어 있다. 한지가 발려져 있는 문과 창이 다시 한번 옛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안내를 받아 들어간 객실은 한여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원했다. 방 한쪽에는 또한 한지가 발려진 옷장과 고가구가 놓여있다. 문헌서원의 한옥은 각각의 채마다 객실(2인에서 5인 까지 사용 가능한 8개의 객실)을 두 개만 배치하여 조용하고 여유 있게 휴식할 수 있으며, 숙박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누마루와 툇마루, 정자 등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객실은 모두 전통 구들로 된 온돌이며 반침에는 정갈하게 침구가 올려져 있다. 또한 화장실, 에어컨, 옷장, 드라이기, 커피포트가 갖춰져 있어 불편하지 않다. 굴뚝 옆의 속새(아시아에서 자라는 마디가 있는 작은 풀)와 식당 앞의 아담한 정원수는 단아한 한옥의 품격을 더 높여 준다. 호텔의 식당은 조식, 중식, 석식 모두 가능하고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모든 식사는 한국식 집밥 상차림으로 제공되며, 특히 유생밥상과 선비밥상이 특히 인기 메뉴다. 전골이 메인 요리로 나오며 밥과 나물, 김치, 생선구이, 젓갈 등의 반찬이 나온다. 투숙객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예약을 하면 식사를 할 수 있다. 문헌전통호텔의 주변 시설로는 문헌서원, 경현루, 목은학당수련관, 이개충의관 등이 있다. 나지막한 산이 이들을 둘러싸고 있어 아주 포근한 느낌이다. 호텔에서 서원 쪽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국식 정원의 멋과 한국의 전통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교육관으로 사용되는 목은학당수련관은 단체나 기업의 연수까지 겸할 수 있는 호텔의 부속 기관으로, 이곳 또한 한옥이다. 교육관 바로 옆에는 이개충의관이 있다. 이개는 목은 이색의 증손자로 집현전 학사가 되어 한글 창제에도 협력하였다. 세조 집권 후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유성원, 유응부와 함께 단종 복위를 모의하다 처형된 사육신 중의 한 명이다. 1 한국의 서원은 조선시대에 선비가 모여서 학문을 하고 석학이나 충절로 죽은 사람을 제사 지내던 곳으로 한국의 곳곳에 있었다. 이 중 충남 서천의 문헌서원은 목은 이색, 이곡 등 유학자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곳이며, 자연경관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색 선생 영당 뒤의 400~500년 된 아름드리 배롱나무는 꽃이 피면 장관을 이룬다. 이 배롱나무의 꽃은 주변의 다른 배롱나무 꽃보다 20 여일 정도 늦게 핀다고 한다. 문헌서원 초입의 사각형 연못에는 초록색의 연잎이 가득 메우고 있는데 그 광경이 경현루(정자)와 어우려져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1 서천은 한 면이 바다에 접한 지역이라 해산물과 어류 등의 음식 재료도 풍부하다. 장항에 있는 6080음식골목거리에서는 아구찜, 복탕, 꽃게무침 등의 요리를 먹을 수 있으며 특히, 유정식당, 우리식당, 실비식당, 웅천집 등이 유명하다. 지인의 소개를 받은 [웅천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60여 년 된 웅천집은 현재는 아들이 물려 받아서 운영을 하고 있다. 오랜 기간 영업한 식당이라는 것을 간판이나 입구에서도 단번에 알 수 있다. 추천 받은 메뉴는 쫄복탕으로 크기가 작은 복을 말려서 된장을 넣은 매운탕이다. 국물 맛이 개운하고 맵지 않으며,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메뉴이다. 탕이 끓으면 먼저 아욱을 탕에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다. 아욱은 식당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이라 매우 신선하다. 반찬으로 생선조림, 물미역, 황석어젓, 김치가 나왔다. 웅천집 - 주소 :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317번길 63 - 문의 : 041-956-0074 국립해양생물자원관(씨큐리움)은 해양수산부에서 운영하는 해양생물자원관이다. 넓은 주차장에는 한여름에도 차가 많았다. 안에 들어가니 5,200개의 표본병이 전시된 ‘씨드뱅크’ 탑이 4층까지 뻗어 있어 눈길을 끈다. 이곳에는 다양한 해양생물 전시, 미래해양산업, 영상관, 체험전시실 등 4층 규모의 전시관을 갖추고 있다. 자녀가 있는 가족이 방문하기 좋은 곳으로 해설사의 설명을 열심히 듣는 아이들과 전시된 집채만 한 고래뼈가 인상 깊었다. 1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충남 서천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연결되는 보행로가 있어 도보로 4~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장항송림산림욕장 앞에 주자창이 별도로 있으니 차로 이동해도 된다. 장항송림은 1.5Km의 서천갯벌 해안을 따라 이어져 있어 바닷바람과 솔숲의 향기를 맡으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며 바다 쪽에는 데크길도 있다. 서천갯벌 앞에 울창한 소나무 숲이 마침 피어 있는 보랏빛 맥문동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매해 송림산림욕장에서 맥문동축제를 개최하는데 올해(2024년)는 8월 23일부터 8월 27일까지 열린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의 한편에는 높이 15m, 길이 250m의 스카이워크가 있다.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스카이워크에서는 해송 숲을 발아래 두고 걸으며 서천갯벌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스카이워크 중간중간에 구멍이 숭숭 나 있는 철망 바닥은 걸을 때 스릴감을 준다. 2※ 위 정보는 2024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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