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새로운 도시 아래에서 발견된 선사 시대의 흔적과 조선 시대 강원 행정의 중심, 오랜 손길로 빚은 옻칠 공예를 따라갑니다. 반곡동에서 도심을 거쳐 치악산 자락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원주가 쌓아 온 시간을 차례로 펼쳐 보입니다. 🏛️ 원주의 시간을 잇는 역사·공예 여행 🏛️ - 반곡역사관: 혁신도시 땅속에 숨 쉬던 선사 시대의 삶과 출토 유물을 온전히 마주하는 공간 - 원주 강원감영: 500년 강원 행정의 기품과 고즈넉한 연못 후원의 운치를 느긋하게 누리는 옛 관아 - 원주옻칠기공예관: 치악산의 서늘한 바람 속에서 장인의 손끝으로 빚어낸 깊은 옻빛과의 만남 원주혁신도시의 반듯한 거리 사이에는 이 땅의 오랜 시간을 품은 반곡역사관이 자리합니다. 유리와 금속을 활용한 현대적인 외관 위로 ‘버들도령’과 ‘연이낭자’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반곡역사관은 원주혁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발견된 반곡동 유적의 조사 성과와 출토 유물을 보존·전시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개발로 달라져 지금은 볼 수 없는 옛 반곡동의 모습과 주민들의 기억, 출토 유물을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 반곡고향관은 유적보다 가까운 과거로 시선을 옮기는 공간입니다. 원주혁신도시가 들어서기 전 반곡동은 뒷골과 배울, 봉대, 서리실을 비롯한 여러 마을로 이루어진 농촌이었습니다. 전시실에는 옛 마을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주민들이 사용하던 생활 자료, 고향에 얽힌 기억들이 가지런히 펼쳐집니다. 2층 상설전시실 ‘흙에서 찾은 내 고향 반곡 역사이야기’에서는 발굴 유물과 모형을 따라 반곡동의 시간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신석기 시대 첫 주민의 생활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청동기 시대 마을과 고려·조선 시대 사람들의 삶으로 이어집니다. 청동기 시대 전시에서는 얕은 언덕에 자리했던 사각형 집자리와 토기, 석기, 불을 피운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철기 시대 이후의 전시는 반곡동을 넘어 원주가 고대 국가의 영역으로 편입되고 통일신라 시대 북원경으로 성장한 과정을 보여줍니다. ‘버들도령’과 ‘연이낭자’가 들려주는 설명과 발굴 사진, 입체 모형을 함께 배치해 어린이도 시대의 흐름과 유적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려·조선 시대 전시 구역에는 자기와 도기, 기와 조각을 비롯한 생활 유물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반곡동 유적에서는 기와를 굽던 가마와 집자리, 건물터뿐 아니라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조성한 돌덧널무덤과 조선 시대 널무덤도 확인됐습니다. 돌을 이용해 널을 둘러싼 돌덧널무덤 모형은 발굴 당시의 구조와 옛 장례 풍습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유물과 유구를 함께 살펴보면 당시 주민들의 주거 환경과 생산 활동, 매장 문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전시실과 이어진 어린이 역사 놀이터는 선사 시대 마을을 몸으로 경험하는 체험 공간입니다. 커다란 나무 구조물과 원목 계단, 짚을 덮은 움집 모형이 어우러져 실내에 작은 선사 시대 마을을 옮겨 놓은 듯합니다. 어린이는 움집 안으로 들어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며 옛사람들의 주거 형태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유리 진열장 너머의 역사를 놀이와 감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공간입니다. 전시를 모두 둘러본 뒤 창밖의 고층 건물과 넓은 도로를 바라보면 원주혁신도시의 풍경이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반곡역사관은 새 도시 아래 묻혀 있던 유적뿐 아니라 개발과 함께 달라진 옛 마을의 기억까지 한자리에 모은 공간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나란히 마주하는 동안 반곡동은 갑자기 생겨난 신도시가 아니라, 수천 년의 삶 위에 새로운 시간을 쌓아 가는 마을로 선명해집니다. 반곡역사관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양지로 36 - 운영 시간: 09:00~18:00 (준비 시간 12:00~13:00) ※ 매주 월요일, 설·추석 당일, 공휴일 다음 날 휴무 - 문의: 033-737-5381 반곡동에서 원주 원도심으로 들어서면 도로와 상가 사이에 길게 이어진 기와지붕과 토석담이 눈에 들어옵니다. 담장 안쪽의 ‘원주 강원감영’은 조선 시대 강원도 관찰사가 머물며 도내 행정과 군사 업무를 총괄하던 관아입니다. 조선 초 원주에 설치된 뒤 감영 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약 500년 동안 강원도 지방 행정의 중심을 지켰습니다. 감영으로 들어서는 첫 관문은 포정루입니다. 붉은 기둥 위로 단청을 입힌 2층 누각과 날렵하게 뻗은 팔작지붕이 관아의 위엄을 드러냅니다. 문에는 빨강·노랑·파랑이 어우러진 삼태극 문양이 선명합니다. 포정루의 어두운 문간을 통과하면 햇빛이 비치는 돌길과 너른 마당이 펼쳐지고, 바깥 도로의 분주한 풍경은 자연스럽게 멀어집니다. 포정루에서 선화당까지는 중삼문과 내삼문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감영을 찾은 사람은 중삼문에서 다시 신원과 방문 목적을 밝혀야 했으며, 관찰사를 만나기 전 내삼문에서 마지막 확인 절차를 거쳤습니다. 중삼문에는 강원도 관찰사의 관아 문이라는 뜻의 ‘관동관찰사영문’이라는 명칭이 전해집니다. 내삼문에는 청렴결백한 몸과 마음으로 드나들라는 의미를 담은 ‘징청문’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문을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공간의 격이 높아지는 구성에서 조선 시대 관아의 엄격한 질서가 드러납니다. 세 개의 문을 지나면 넓은 마당 너머로 강원감영의 중심 건물인 선화당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선화당은 관찰사가 강원도 각 지역의 행정과 조세, 민원, 군사 훈련, 재판을 총괄하던 집무 공간입니다. 이름에는 임금의 덕을 드높이고 백성을 교화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옛 자리를 지켜 온 선화당과 포정루는 감영의 진입 공간과 중심 집무 공간이 이루는 위계를 온전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큽니다. 장대석을 쌓은 기단 위로 올라서면 선화당의 건축미가 더욱 가까이 다가옵니다. 겹처마 아래에는 오방색 단청을 입힌 서까래가 촘촘하게 이어지고, 곡선을 그리며 들린 추녀 끝은 건물의 단정한 인상에 생동감을 더합니다. 내부 툇마루와 대청에는 굵은 기둥과 대들보, 한지를 바른 창호가 가지런히 맞물려 있습니다. 들문을 걷어 올린 마루에 햇살이 스며들면 정무와 공적인 의례가 이루어졌던 공간의 엄숙함 속에서도 한옥 특유의 시원하고 정갈한 멋이 살아납니다. 집무 공간 뒤편으로 들어가면 반듯하고 엄격했던 앞마당과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연잎과 수생 식물이 수면을 채운 연못 주변으로 정자와 누각, 나지막한 담장과 일각문이 어우러집니다. 큰 느티나무가 드리운 넉넉한 그늘 아래에는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벤치도 놓여 있습니다. 조선 시대 후원은 관찰사가 정무 사이에 휴식을 취하거나 손님과 대화를 나누고, 회의와 연회, 시회를 열던 공간입니다. 공식 자료에는 봉래각과 채약오, 조오정, 관풍각 등이 후원을 이루었던 건물로 전합니다. 연못과 전통 건축물 너머로 원주의 현대식 건물이 함께 들어오는 풍경도 인상적입니다. 기와지붕과 붉은 기둥, 푸른 연잎 뒤로 빌딩이 솟아 있어 조선 시대 관아와 오늘의 원도심이 한 화면에 겹쳐집니다. 포정루에서 선화당까지 이어지는 엄격한 진입로와 한결 여유로운 후원을 차례로 거닐다 보면 강원감영은 과거를 복원한 유적에 머물지 않습니다. 원주가 오랫동안 강원 행정의 중심이었던 역사를 현재의 도시 풍경 속에서 생생하게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원주 강원감영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원일로 85 - 운영 시간: 09:00~22:00 - 문의: 033-747-2416 도심을 벗어나 치악산 방향으로 향하면 산세가 가까워지고 공기가 한층 서늘해집니다. 구룡사 진입로 초입에 자리한 원주옻칠기공예관은 원주의 대표적인 전통 공예인 옻칠의 아름다움과 쓰임을 만나는 공간입니다. 원주는 예부터 품질 좋은 옻의 산지로 알려진 고장입니다. 옻나무에서 얻은 수액을 정제해 기물에 바르면 단단한 칠막이 형성되어 습기의 침투를 막고 목재가 갈라지거나 손상되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러 차례 칠하고 말리고 다듬는 과정을 거칠수록 표면에는 깊고 은은한 광택이 살아납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와 장인의 오랜 손길이 만나 견고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갖추는 것이 옻칠 공예의 특징입니다. 공예관 갤러리에는 원주 지역 공예인들의 작품과 원주시 한국옻칠공예대전 수상작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어두운 갈색 벽과 은은한 조명, 따뜻한 나무 바닥이 어우러진 전시실에 들어서면 항아리와 함, 고배, 생활 식기 등 다양한 옻칠 작품이 흰 전시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매끄러운 곡면을 따라 번지는 옻칠의 광택은 번쩍이기보다 빛을 차분하게 머금은 모습입니다. 가까이 다가설수록 칠을 겹겹이 올리고 표면을 다듬은 섬세한 흔적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전시실에서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자개의 오색 빛이 돋보이는 나전칠기입니다. 나전은 전복이나 소라와 같은 조개껍데기를 얇게 가공한 자개로 무늬를 꾸미는 기법입니다. 기물 표면에 자개를 붙인 뒤 옻칠과 연마를 거듭하면 자개와 칠 바탕이 매끈하게 맞물립니다. 나뭇잎을 촘촘하게 수놓은 사각 함과 학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장식한 대형 항아리는 보는 위치에 따라 청색과 녹색, 보랏빛을 번갈아 드러냅니다. 칠흑 같은 바탕과 자개의 영롱한 빛이 대비를 이루며 나전칠기 특유의 깊이를 만들어냅니다. 주홍빛 바탕에 구름과 학을 새긴 고배와 붉은 장롱, 문갑 등 주칠 작품과 현대적인 공예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붉은 안료를 섞은 주칠은 흑칠과 또 다른 밝고 장엄한 인상을 전합니다. 장과 소반처럼 전통적인 형태를 따른 가구 옆에는 한글과 한자 무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작품도 놓여 있습니다. 익숙한 기물에 색과 문양을 새롭게 입힌 구성이 옻칠 공예가 옛 형식에 머물지 않고 오늘의 감각과 꾸준히 만나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칠기판매장에서는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옻칠 공예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수저와 주발, 찻잔, 다기, 쟁반, 소반부터 머그잔과 장신구까지 크기와 쓰임이 다양한 제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검은색과 붉은색을 중심으로 한 전통 칠기 사이에는 노랑과 초록, 파랑 등 산뜻한 색을 입힌 컵과 그릇도 눈에 띕니다. 손에 쥐기 좋은 식기류부터 묵직한 장과 약장까지 다채로운 제품을 차례로 살펴보며 일상에 가져다 놓을 소품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원주옻칠기공예관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소초면 구룡사로 142 - 운영 시간 [하절기(3월~10월)] 10:00~18:00 [동절기(11월~2월)] 10:00~17:00 ※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 033-732-5727 ※ 위 정보는 2026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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