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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경북 안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재 도시다. 어딜 가나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보석 같은 문화재들을 무수히 만날 수 있다. 곧고 바르고 높은 선비 정신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정신문화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을 찾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1999년 4월, 당시 일흔세 살이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안동을 찾아 하회마을 고택과 문화공연 행사, 농산물 도매시장, 그리고 고찰 봉정사를 둘러봤다. 안동시는 여왕 방문 20돌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안동 봄맞이 여행길에 여왕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가 만났던 한국 문화의 진수들을 되짚어보고 되새김해 보는 건 어떨까. 영국 여왕을 사로잡은 안동의 멋. 스무 해 전 안동을 찾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여정을 되새기는 여행길 <Course> 하회마을 충효당(류성룡 고택) → 충효당 앞뜰 구상나무 → 담연재 → 농산물 도매시장 → 봉정사 → 영국 여왕 방문 20주년 기념행사 <추천 대상> 우리나라 전통 문화와 문화재에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풍산 류씨 집성촌 하회마을은 낙동강 물길이 S자로 감아 도는 지형에 형성된 국내의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조선 전기 이래 지어진 전통가옥에서 지금도 120가구, 23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며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하회마을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조선 중기 문신이었던 서애 류성룡의 종택 충효당이다. 류성룡 사후 100년 뒤 문하생들과 후손들이 지은 집이다. 충효당 현판 글씨는 미수 허목이 썼다. 여왕은 충효당 안채 마당에서 서애의 15대 종부가 시연하는 고추장·김치 담그는 모습을 살펴본 다음 안채 방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다. 안채로 오르는 돌계단과 마루 사이에 작은 보조 마루가 보인다. 거기 ‘여왕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마루’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당시 여왕은 신발을 벗고 올라야 한다는 말에 잠시 주저하다 신발을 벗고 올라 방으로 들어갔는데, 이때 여왕의 맨발을 촬영한 사진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반인 출입은 충효당 현판이 걸린 사랑채까지 가능하다. 안채를 보려면 미리 신청해야 한다. 서애 류성룡 유물관(영모각)은 무료로 볼 수 있다. 여왕은 충효당에서 나와 앞뜰에 기념식수를 했다. 구상나무는 소나뭇과에 속하는 한대성 상록수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국 고유의 수종이다. 지리산, 한라산 등에 자생한다. 추위를 견디는 구상나무의 굳건한 기상은 한민족을 상징하고,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은 여왕의 품격을 나타낸다는 뜻을 담아 기념식수를 했다고 한다. 아담했던 나무가 20년간 잘 자라 껑충한 키를 자랑하고 있다. 여왕은 기념식수 뒤 걸어서 담연재로 가는 길에 한국의 전통적인 농촌 풍경을 접하게 된다. 여왕을 위해 농부가 소를 몰며 밭갈이하는 모습을 시연했기 때문이다. 이 밭에서는 여왕 방문 20돌 기념행사 때 소 밭갈이 모습이 재현될 예정이다. 담연재는 경기도 지역에서 옮겨온 한옥이다. 여왕은 마침 생일을 맞아 이곳 담연재 안마당에서 생일상을 받았다. 당시 생일상엔 무려 47가지의 음식이 차려졌는데, 여왕은 이렇게 많은 음식을 받을 수 없다며 사양했다고 한다. 하지만 생일이 같은 주민 2명을 섭외해, 셋이 함께 받는 생일상이라고 설득하자 받아들였다고 한다. 대청마루에 앉아 바라보면 안동 명산인 남산과 감투봉, 문필봉이 눈에 들어온다. 대문 옆 담장에 있는 항아리 모양의 우체통도 눈길을 끈다. 선인들은 여기에 엽전을 넣어두고 서민들이 담 밖에서 꺼내 쓰도록 했다고 한다. 담연재는 탤런트 겸 가수 류시원의 부친 고 류선우 씨가 지은 집이다. 안채 출입은 통제되지만 예약하면 해설사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하회마을을 나와 여왕이 찾은 곳은 안동 농산물이 한데 모이는 농산물 도매시장이었다. 여왕 방문 2년 전에 개장한 곳이다. 여왕은 이곳에 들러 산더미처럼 쌓인 사과, 고추, 양파, 마, 고구마 등 안동의 대표적 농산물을 살펴봤다. 가장 많이 유통되는 농산물은 그때나 지금이나 사과다. 당시 소나무 궤짝이던 사과 상자들은 지금 플라스틱 상자로 바뀌었다. 여왕 방문의 힘이었는지 이 시장은 그 뒤로 크게 번창해, 지난 2017년 말 매출액이 1245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여왕의 발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 자리한 고찰 봉정사로 이어진다. 봉정사는 201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국내 7개 사찰 중 하나다. 고려 중기·말기, 조선 초기·중기·말기의 목조 건축물의 특징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절집이다. 봉정사 극락전은 통일신라 양식을 이어받은 고려시대 건물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다. 여왕은 먼저 문루인 만세루에서 법고와 목어, 운판 등을 살펴본 뒤 극락전 앞마당 돌무더기 탑에 돌을 하나 얹으며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이어 극락전, 대웅전 등을 차례로 둘러보며 고건축 양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대웅전 용마루 청기와에 사인을 해서 올렸다. 이 청기와는 몇 년 뒤 훼손을 막기 위해 내려와 경내 성보관(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봉정사에 딸린 부속 암자 영산암도 들여다볼 만하다. 툇마루로 이어진 우아한 건물과 작지만 아름다운 정원이 돋보이는 암자다. 19세기 말 안동 유림이 모여 항일 의병 활동을 논의한 장소이기도 하다. 영산암은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안동시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방문 20주년을 맞아 5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 동안 하회마을 일대와 농산물 도매시장, 봉정사 등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펼친다. 여왕이 방문했던 코스를 따라 탐방하는 ‘퀸스 로드’가 재현되고 선유줄불놀이, 탈춤, 국악 공연 및 체험행사가 곁들여진다. 영국 전통 악기인 백파이프 공연도 있다. 여왕 사진전, 하회마을 사진전, 전통 혼례식도 볼 수 있다. 농산물 도매시장에서는 농산물 경매 시연이, 봉정사에서는 여왕의 자취 체험이 벌어진다. 여왕 생일상 재현 행사도 담연재에서 진행돼 볼거리를 선사한다. 개막식 자리에서는 여왕 방문 당시 영상, 그리고 여왕이 방문 20돌을 맞아 보내온 축하 동영상도 공개될 예정이다. 기념행사 기간에 해설사의 안내로 하회마을~농산물 도매시장~봉정사를 도는 퀸스 로드 체험 시티투어 버스도 4회 운행할 예정이다. 안동은 워낙 문화재가 즐비한 고장이어서 며칠 동안 여행으로 다 둘러보기는 불가능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문한 장소를 밟아나가는 동안 멀지 않은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볼거리들을 찾아봤다. 하회마을 일대와 봉정사 주변, 항일 독립운동의 산실 임청각, 요즘 젊은층 사이에 뜨고 있는 여행지 월영교, 조선시대 무덤에서 나온 ‘원이 엄마의 편지’가 전시된 안동대박물관으로 동선을 짜볼 만하다. <Course> 하회마을 만송정 소나무숲 → 병산서원 → 학봉종택 → 임청각·칠층전탑 → 월영교 → 안동대박물관 하회마을 만송정 소나무숲 수백 그루 소나무가 우거진 하회마을 강변 솔숲이다. 서애 류성룡의 형 겸암 류운룡이 조성한 방풍림이자 비보림이라고 한다. 1600년대 대홍수로 소나무들이 다 쓸려갔으나, 주민들이 다시 소나무를 구해 심어 보전해오고 있는 마을숲이다. 강 건너 64m 높이의 절벽 부용대와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준다. 강변과 부용대 쪽을 향해 놓인 나무 의자에 쌍쌍의 연인들이 앉아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부용대 절벽 오른쪽엔 서애가 말년에 머물며 《징비록》을 쓰던 암자 옥연정사가 있고, 왼쪽엔 형 겸암이 머물던 겸암정사가 있다. 형제는 절벽 밑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서로 오가며 우애를 나누었다고 한다. 병산서원 안동 여행길에, 그리고 하회마을 여행길에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서애 류성룡을 모신 국내 대표적인 서원 중 하나다. 본디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을 류성룡이 옮겨다 지은 것인데, 뒤에 서애를 흠모하는 후학들이 서원으로 발전시켰다. 솟을대문인 복례문에서부터 만대루, 입교당, 동재, 서재, 장판각 등 건물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다. 입교당 마루에서 바라보는 만대루와 건너편 산줄기 풍경이 볼만하다. 의성 김씨 학봉종택 봉정사 가는 길에 주변에서 고택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 원주 변씨 간재 종택, 의성 김씨 학봉종택도 있다. 조선 선조 때 문신이자 퇴계의 제자였던 학봉 김성일이 살던 집이다. 현 자리에 있던 집인데, 영조 때 100m 옆으로 옮겼던 것을 1964년 다시 옮겨왔다. 옆에 학봉의 유물을 전시해 놓은 학봉기념관이 있다. 임청각과 칠층전탑 조선시대 안동 지역의 대표적인 선비 주택이자, 석주 이상룡 선생 등 10명의 항일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다. 이상룡 선생은 대한민국 초대 국무령으로, 독립항쟁의 최전선에서 치열하게 싸우다 만주에서 순국한 분이다. 임청각은 본디 99칸의 대저택이었으나, 일제강점기 앞마당으로 철길이 깔리며 부속 건물들이 철거돼 지금은 60여 칸이 남아 있다. 별당형 암자인 군자정은 수많은 독립열사들이 묵어간 곳으로 이름 높다. 임청각에서 50m쯤 떨어진 곳에는 국보인 통일신라시대 칠층전탑(법흥사지칠층전탑)이 있다.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 옆이다. 이 탑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벽돌탑으로 꼽힌다. 월영교 안동댐 아래쪽 물길 위로 설치한 아름다운 나무다리다. 길이 3387m, 폭 3.6m의 보행교인데 밤이면 화려하게 조명을 밝혀 돋보이는 강변 경치를 선사한다. 안동 여행길에 나선 젊은층 대부분이 밤이면 이곳을 찾아 야경을 즐긴다. 들머리 도로변에 안동의 대표 음식인 헛제삿밥, 간고등어 등을 내는 식당도 여러 곳 있다. 건너편에는 안동민속박물관, 조선시대 석빙고 등이 있다. 4~10월 토, 일요일에는 하루 3회 20분간씩 다리에서 분수를 가동해 볼거리를 안겨준다. 안동대박물관 규모는 크지 않은 박물관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유물 하나를 만나기 위해 발길을 옮기게 되는 곳이다. 이른바 ‘원이 엄마의 편지’가 바로 그것이다. 1998년 발굴된 안동 정하동 조선시대 무덤에서 미라, 복식 등과 함께 나온 한글 편지다. 무덤의 주인공은 고성 이씨 이응태(1556-1586)로, 그가 죽자 아내(원이 엄마)는 절절한 한글 편지를 쓰고, 머리카락과 삼을 엮어 미투리를 삼아 남편의 가슴에 얹어 함께 묻었다. 애절한 내용은 물론, 붓 자국 하나하나에서 아내의 사랑과 슬픔이 묻어난다. 무료로 개방된다. 안동 지역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들도 전시돼 있다. 출처 : 청사초롱 글 : 이병학(한겨레신문 문화부 선임기자) 사진 : 이병학, 박은경(청사초롱 기자), 문유선(여행작가), 안동시청 제공 ※ 위 정보는 2019년 1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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