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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초록빛 차밭과 소박한 한옥, 그리고 그곳에서 욕심 없이 살아가는 부부의 삶이 부럽다. 자연을 닮은 삶이란 건 이런 거다. 욕심 부리지 않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사는 것. 두륜산 자락에 자리한 설아다원과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자연’이라는 단어를 떠올린 이유다. 설아다원은 소박하다. 그러면서 사람의 마음을 끄는 묘한 향이 있다. 깊고 그윽한 향. 그 향기만으로도 특별한 공간이 된다. 그렇기에 설아다원을 나서면서부터 그리워지고, 발길을 돌리고 싶어진다. 설아다원의 공간은 크게 셋으로 구분된다. 여행자가 묵는 한옥이 맨 아래에 자리하고, 한옥 앞 짧은 계단을 오르면 설아다원의 사랑방 설아카페가 나온다. 설아다원이 자랑하는 유기농 차밭은 그 뒤에 있다. 설아다원의 안주인 마승미 씨는 차밭을 ‘차숲’이라 부른다. 대량생산을 위해 조성한 차밭과는 다르다는 의미에서다. 차숲에는 녹나무, 단풍나무, 배롱나무가 차나무와 함께 자란다. 서로의 자리를 조금씩 내어주며 자라는 폼이 우애 깊은 형제 같다. 황무지나 다름없던 산기슭을 개간해 차밭을 일군 지도 벌써 20여 년. 두륜산 맑은 기운을 듬뿍 받은 차나무는 그사이 어른 허리만큼 자랐다. 찻잎이 여무는 5~6월이면 차숲은 아이들을 위한 차 만들기 체험장으로 변신한다. 차숲을 돌아다니며 직접 찻잎을 따고 덖어 나만의 차를 만드는 체험은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다. 설아다원에서 누리는 최고의 행복은 유기농 차의 깊은 맛과 향을 즐기는 일이다. 차는 눈으로 한 번, 향으로 한 번, 그리고 맛으로 한 번 마신다고 한다. 연녹색 차가 담긴 예쁜 다기와 마주하는 것에서 힐링은 시작된다. 입담 좋은 주인 내외와 정겹게 담소를 나누다가 30년 넘게 소리꾼으로 살아온 안주인이 흥에 겨워 구성진 판소리 한 가락을 더하면 시간은 더욱 즐거워진다. 설아다원 한옥에는 ‘녹차’ ‘황차’ ‘홍차’라는 이름의 객실이 있다. 어디 하나 과하게 멋 부린 구석이 없는, 시골 아낙처럼 순박한 공간이다. 하루하루 쌓이는 세월과 묵고 간 여행자들의 체온으로 길들여진 한옥은 그래서 외갓집처럼 편안하다. 멋 부리지 않았다고 해서 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말은 아니다. 시간 날 때마다 쓸고 닦아 반질반질한 툇마루와 들고 나는 이들의 손길이 더해져 자르르 윤이 나는 기둥에선 여느 고택 못지않은 품위가 느껴진다. 녹차방, 황차방, 홍차방 : 세 방은 각각 약 20㎡(6평)로 구성이 동일하다. 본래 한옥 전체를 독채로 사용하던 공간이었으나, 좀 더 많은 여행자가 쉬어갈 수 있도록 방 세 칸으로 나눠 공간을 꾸몄다. 각 방에는 냉장고, 에어컨, 헤어드라이기, 커피포트 등을 두어 집 떠난 자의 불편을 덜어주려고 배려했다. 화장실도 별도로 마련했다. 자연을 더 많이 즐기라는 의미에서 텔레비전이나 오디오 제품은 비치하지 않았다. 주방을 마련하지 않은 대신 한옥 앞마당에서 바비큐가 가능하며, 원한다면 안주인의 손맛이 듬뿍 담긴 전라도 밥상을 조식으로 신청할 수 있다. - 기본체험(녹차밭 힐링+숲체험) - 봄 햇차 만들기 체험 - 녹차피자 체험 - 남도문화 체험 - 한국문화 체험 - 설아다원 1박 2일 힐링캠프 주소 전라남도 해남군 북일면 삼성길 153-21 문의 061-533-3083 홈페이지 www.seoladawon.co.kr 이용료 비수기 한옥녹차방 주중 80,000원 / 주말 100,000원 한옥황차방 주중 80,000원 / 주말 100,000원 한옥홍차방 주중 80,000원 / 주말 100,000원 성수기 한옥녹차방 주중 120,000원 / 주말 120,000원 한옥황차방 주중 120,000원 / 주말 120,000원 한옥홍차방 주중 120,000원 / 주말 120,000원 땅끝마을 해남은 산과 바다가 모두 아름다운 고장이다. 두륜산에 올라 다도해를 품고, 땅 끝에 서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다. 옛 선비의 발자취를 좇아 찾아든 한옥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의 여유는 해남으로의 여행을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 ✔ 역사탐방 여행코스 고산윤선도 → 대흥사 →두류산케이블카 →땅끝전망대 고산윤선도유적지 : 조선 시조문학의 대가 고산 윤선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이다. 해남 윤씨 어초은공파의 종택인 녹우당과 고산의 사당, 그리고 해남 윤씨 가문의 유물을 보관 전시하는 고산 윤선도의 유물전시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유물전시관에서는 위대한 시인이자 올곧은 정치가의 삶을 살았던 고산과 뛰어난 예술적 감각으로 수많은 그림과 글씨를 남긴 공재 윤두서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대흥사 : 대흥사는 창건시기가 명확하지 않으나 사찰 내에서는 신라 진흥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절이 들어선 자리가 ‘만년 동안 훼손되지 않는 땅(萬年不毁之地·만년불훼지지)’이며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치 못할 곳(三災不入之處·삼재불입지처)’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임진왜란과 6·25전쟁 당시에도 아무런 화를 입지 않았다. 절 입구에서 경내로 이어지는 길이 예쁘다. 탑산사명 동종(보물)과 해남 대흥사 삼층석탑(보물),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삼층석탑(보물), 대흥사북미륵암마애여래좌상(보물) 등의 보물을 볼 수 있다. 두륜산케이블카 : 최대 50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두륜산케이블카는 하부역사에서 상부역사까지 1.6km 구간을 15~20분 간격으로 오간다. 운행시간은 8분.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두륜산 풍경이 장관이다. 상부역사에서 고계봉 전망대까지는 286개의 나무계단으로 이뤄진 산책로가 놓여 있다.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닿는다. 고계봉 전망대에 서면 시원스러운 다도해 풍경이 멋지다. 땅끝전망대 : 땅끝전망대는 갈두산(해발 156m) 정상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흑일도와 백일도는 물론 보길도와 노화도까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전망대에서 내려올 때는 나선형 계단을 이용하자. 층마다 전망을 위한 전면 창이 설치돼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를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해남은 한국 차의 성지로 불린다. 초의선사가 두륜산 자락에 일지암을 짓고 40여 년을 기거하며 다도 부흥에 노력한 곳이다. 설아다원은 해남 차의 전통과 맥을 잇는 공간이다. 오근선·마승미 부부가 농약 한 방울 쓰지 않고 유기농으로 차 농사를 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년을 지켜 온 설아다원의 자존심입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요. 많이 생산해서 팔 생각은 애초에 없었어요.” 부부는 여전히 유기농으로 3만3058㎡(1만여 평)의 차밭을 가꾼다. 봄이면 새잎을 따고, 찻잎을 덖어 설아다원의 차를 만든다. 빛깔 곱고 향 깊은 차는 그렇게 세상과 만난다. 부부는 1년에 딱 한 번 찻잎을 채취한다. “배려지요. 차나무도 생명인데. 잎이 올라오는 족족 다 따면 차나무도 그만큼 힘들지 않을까요? 다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농사를 지으면서 한옥민박을 시작했다. 3칸짜리 단출한 한옥이다. 아담하지만 주인 내외의 넉넉한 정성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처음에는 집 한 채를 온전히 내드렸어요. 한 분이 오시든, 두 분이 오시든. 한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인들께서 그러시더라고. 조금 더 많은 분에게 기회를 드리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그래서 고민 끝에 지금처럼 한 채의 한옥을 세 개의 공간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오근선·마승미 부부는 오늘도 차밭과 한옥을 오가며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 차밭에서 손수 잡초를 뽑고, 시간이 날 때마다 툇마루를 물걸레질한다. 어른 허리만큼 부쩍 자란 차밭과 주인장 손길에 반질반질 윤이 나는 한옥은 참 많이 닮았다. 정성들여 키우고 가꾼 공간은 어떻게든 티가 나게 마련이니까. “바람이요? 차를 통해 더 많은 분과 소통하고 싶어요.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도 알려드리고 싶고요. 그 정도면 저희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글, 사진 : 정철훈(여행작가), 이승훈(사진작가)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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