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한 거리보다 호젓한 골목길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유행을 좇느라 바쁜 걸음보다는 한 박자 느리게 걷는 여유로움과 차분하게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헐렁한 마음가짐이다. 복잡한 홍대 입구를 벗어나 한적한 상수동 골목길에는 톡톡 튀는 이름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카페와 펍(Pub), 레스토랑이 구석구석 숨어 있다. 맛있는 요리와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나누기에 더없이 매력적인 상수동 골목에서 나만의 아지트를 찾았다. 상수동은 몇 해 전 홍대 카페 문화의 메카였던 이리카페가 이사를 오면서 문화와 예술도 함께 흘러들어온 카페 골목이다. 지하철 6호선 상수역 4번 출구에서 강변북로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 내려가다 보면 좁은 골목에서 ‘메르삐꽁(Mere Picon)’과 ‘상수동블루스’를 만날 수 있다. 상수동블루스 건너에는 낮에는 카페, 밤이면 ‘취한제비’로 변신하는 ‘제비다방’이 보인다. 상수동에서 일명 뜬다는 이 세 곳은 유럽의 어느 골목 선술집처럼 편안하고 오붓하며 자유롭고 이국적이다. 한 접시의 안주가 요리로 느껴질 만큼 내공 있는 셰프의 펍 메르삐꽁, 재즈 선율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상수동블루스, 향기로운 커피와 시원한 맥주와 공연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비다방과 취한제비’에서 상수동의 특별한 맛과 멋을 만나보자. 상수역에서 나와 한적한 주택가 첫 골목에서 만나는 메르삐꽁은 ‘비스트로 펍(Bistro Pub)’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선술집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메르삐꽁이라는 프랑스어도 생소하다. 주택을 개조한 1층은 펍 ‘메르삐꽁’, 2층은 카페 ‘아델삐꽁’이다. ‘삐꽁’은 철수나 영희처럼 흔한 이름이고 ‘메르’는 엄마, ‘아델’은 아빠라는 뜻이다. 삐꽁 엄마라는 정겨운 이름처럼, 엄마의 식탁을 연상시키는 소박하고 맛있는 요리가 가득하다. 정통 프랑스 요리를 만들었고 《맛있게 드세요 보나페티!》라는 요리책을 낸 주인장, 정지현 셰프의 상상력과 호기심이 가득한 건강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손님들이 좋아하는 피쉬앤칩스는 맥주를 마시는 동안 생선튀김의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최고의 안주로 꼽힌다. 정지현 셰프가 추천하는 안주는 이름도 재미난 ‘친애하는 야채님께’. 여러 가지 제철 채소를 버터와 올리브오일에 살짝 볶아서 이탈리안 치즈를 얹어 내는데, 상큼한 자연의 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젊음이 가득한 상수동 골목에서 편안한 분위기로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게 어필하는 것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피쉬앤칩스 1만 4,000원, 친애하는 야채님께 1만 2,000원, 산 미구엘 생맥주(500ml) 6,500원, 파울라너 생맥주(500ml) 1만 원. 영업시간 17:30~02:00, 일요일 휴무 상수동 카페 골목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특이한 벽화가 눈에 띈다. 가까이에서 보면 그림이 아니라 나뭇조각으로 입체감을 살려 인물을 표현한 픽셀 아트다. 예술적인 외관에서 느껴지듯, 상수동블루스는 실내 분위기도 범상치 않다.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의 한쪽 벽에는 아름다운 영상의 클래식 영화가 늘 상영 중이다. 식사도 하고 펍도 즐기는 캐주얼 다이닝 펍(Casual Dining Pub)인 상수동블루스는 식사와 술 그리고 재즈를 즐기며 감미로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가장 잘 나가는 메뉴는 오리엔탈 풍의 로스트 치킨 크림파스타와 맥주에 재운 족발구이. 간장크림소스와 홍고추가 들어간 파스타는 크림소스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개운하고 고소하다. 게다가 넉넉하게 들어간 통마늘과 버섯의 식감이 파스타의 풍미를 살린다. 또 다른 메뉴인 족발구이는 맥주에 재웠다가 오븐에 40분간 굽는다. 잡내가 사라지고 기름기가 쏙 빠져서 고소하고 담백하다. 칼로 조금씩 썰어 먹다 보면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해서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곁들여 먹는 피클은 양배추로 만들었다. 백김치를 떠올리게 할 만큼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주말엔 예약 필수. 식사 이후에 펍을 즐기러 오는 손님을 위해 8시까지만 예약을 받는다. 맥주에 어울리는 타파스 종류의 안주를 꾸준히 개발하는 것도 상수동블루스의 미덕이다. 맥주에 마리네이드한 족발구이 3만 1,000원, 로스트 치킨 크림파스타 1만 9,500원, 에딩거 500ml 9,000원. 영업시간 12:00~02:00(주중 브레이크 타임 15:00~18:00, 토요일 없음), 일요일 휴무 상수역 3번 출구에서 강변북로 방향으로 100m 직진하면 낮엔 제비다방이었다가 밤엔 취한제비로 변신하는 카페가 있다. 시인 이상이 예술가들과 술잔을 기울였다는 제비다방에서 이름을 빌려왔다. 시인은 가고 없지만 자유와 낭만은 여전하다. 이곳은 다른 카페나 펍처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다양한 음악과 생생한 공연이 디저트나 안주 대신 맛깔나게 준비되어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커피를 즐기는 시간에는 음악을 듣다가 운이 좋으면 손님의 나지막한 통기타 선율을 들을 수도 있다. 저녁 6시가 넘어가면 제비다방은 취한제비로 이름을 바꾸면서 자유로운 펍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간다. 목.금.토.일요일 밤 8시 혹은 9시에 지하 1층 무대에서 인디밴드와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맥주는 물론이고 위스키, 와인, 칵테일까지 주류도 다양하다. 안주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구운 멸치나 참치 크래커, 가래떡과 하몽, 카프레제 등 담백한 종류로 준비되어 있다. 9시 공연에 맞춰 간다면 문 앞에 서서 음악을 들을 확률이 99%. 1~2시간 일찍 가서 자유로운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것도 좋다. 공연 스케줄은 입구 벽면에 빼곡히 적혀 있고,
홈페이지 jebidabang.com
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운 멸치 한 홉 2,000원, 카프레제 1만 2,000원, 기네스 한 잔(350ml) 7,000원. 영업시간 10:00~02:00, 설날·추석 휴무 메르삐꽁 주소 : 서울 마포구 독막로14길 31 문의 : 02-3144-7096 상수동블루스 주소 :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길 6 문의 : 02-335-4026 제비다방(취한제비) 주소 :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24 문의 : 02-325-1969 1.주변 관광지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 마포구 월드컵북로11길 20 / 02-365-4016 선유도 : 영등포구 선유로 343 / 02-2634-7250 http://parks.seoul.go.kr/park/ 하늘공원 : 마포구 하늘공원로 95 탐방객안내소 / 02-300-5500 http://worldcuppark.seoul.go.kr/ 2.숙소 베니키아 프리미어메리골드호텔 : 마포구 양화로 112 / 02-332-5656 Y호텔 : 마포구 서강로20길 24 / 1661-1055 http://www.yhotel.kr/ 24게스트하우스 신촌점 : 마포구 신촌로18길 9 / 02-334-0900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