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 옆 ‘카페 팟알’과 대구 북성로 공구골목에 위치한 ‘카페 삼덕상회’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목조건물을 복원, 개조해 카페로 꾸몄다는 공통점이 있다. 앤티크한 멋이 흐르는 아늑한 카페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잔, 달콤한 단팥죽 한 그릇 즐기며 100여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인천은 개항누리길, 차이나타운, 아트플랫폼 등과, 대구는 근대문화유산골목과 연계해 한나절 빈티지 여행 코스를 만들어보아도 좋다. 1호선 전철 인천역에서 길을 건너 중국식 전통 대문 ‘패루’를 통과하면 차이나타운이 시작된다. 자장면의 발상지답게 수십 개에 달하는 중국음식점이 즐비한 거리는 주말이면 외식을 즐기러 나온 인천 시민, 서울에서 나들이 온 여행객, 중국인 단체관광객 들이 뒤섞여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차이나타운을 벗어나 청일조계지 경계 계단의 오른쪽, 즉 일본인 거주지였던 곳으로 넘어가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인천 중구청(옛 일본영사관)을 중심으로 19세기 말 일본식 석조건물, 적산가옥, 옛 느낌을 살려 일본식으로 새로 지은 건물들이 묘하게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개항장 근대역사문화타운’이다. 일본 조계지였던 이곳에는 100년 넘은 목조주택을 복원, 개조해 만든 ‘카페 팟알’이 있다. ‘팟알(pot_R)’이라는 상호는 ‘항구’를 뜻하는 ‘포트(port)’의 알파벳을 재조합해 만들었다. 대표 메뉴인 팥빙수와 단팥죽의 주재료 ‘팥’과 발음이 같다. 겨울철에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단팥죽. 100% 국내산 팥을 직접 끓이고 잣과 검은깨, 계피가루를 살짝 뿌려 공깃돌만 한 인절미 세 개를 곁들여 내준다. 인절미를 단팥죽에 퐁당 빠뜨려 살살 불어가며 먹다 보면 한 그릇이 뚝딱이다. 이를 딱딱 부딪쳐가며 먹는 한겨울 팥빙수도 단팥죽 못지않게 매력 있다. 팥과 얼음, 떡과 아몬드가 전부이지만, 직접 삶아 뭉개지지 않고 살아 있는 팥알, 적당한 당도가 인기의 비결이다. 매일 일정량만 만들기 때문에 여름철엔 일찍 가지 않으면 맛을 보기 힘들다. 또 다른 주력 메뉴는 나가사키 카스테라. 단팥죽과 팥빙수에 들어가는 팥을 직접 끓여 만드는 것처럼 나가사키 카스테라도 카페에서 직접 만든다. 달걀과 밀가루, 설탕 등을 반죽해 오븐에 굽는 카스텔라(castella)는 원래 포르투갈에서 즐겨 먹던 과자인데, 일본 나가사키 지방에 전해지면서 변화를 거듭해 오늘의 카스테라가 됐다. 카페 팟알의 카스테라는 밀가루, 달걀, 꿀을 넣고 굵은 설탕 입자가 바닥에 깔리도록 구워 아랫부분을 먹을 때면 설탕이 아사삭 씹힌다. 묵직하고 약간 쫀득한 식감이라 달지 않은 아메리카노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롤 단위로 포장 판매도 한다. 카페 팟알은 원래 19세기 말에 지어진 건물로, 개항기 일본인이 운영하던 하역회사의 사무소 겸 주택이었다. 당시 일본에서 유행하던 마치야(町家) 양식, 즉 1층에 점포, 2층에 주거공간이 있는 일종의 주상복합 건물이다. 도시 인구가 늘면서 19세기 말 이후 3층으로도 지어졌는데, 팟알도 3층 규모다. 1층은 사무소, 2층과 3층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먹고 자던 숙소였다고 한다. 카페 주인인 백영임 사장이 2011년 건물을 매입해 원형에 가깝게 복원공사를 한 뒤 2012년 여름에 문을 열었다. 팟알을 찾는 손님들이 이 공간에서 역사의 흔적을 느꼈으면 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 현재 등록문화재 제567호로 지정되었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월요일 휴무). 오래된 건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려는 시도는 대구에서도 결실을 맺었다. 대구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북성로 공구골목 한복판에 다소 생뚱맞게(?) 서 있는 ‘카페 삼덕상회’다. 북성로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모여 살던 대구 최대의 번화가였다. 해방 이후 일본인들이 떠나간 자리에 철공소와 금속상이 들어오고, 1950년대에 군수물자와 공구 등을 취급하는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1980년대까지 공구거리로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도 골목 양옆으로 공구점이 즐비하다. 카페 삼덕상회는 3년 전 대구 지역 예술가들과 학자들이 모여 추진한 ‘북성로의 재발견’ 프로젝트로 탄생했다. 거듭된 개조와 방치로 원형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옛 목조건물을 고쳐 아담한 카페로 만든 것. 이 건물도 인천 카페 팟알과 마찬가지로 마치야 양식이다. 마치야 양식의 특징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가로 폭은 좁지만 세로 폭이 길어 안으로 깊다는 것.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겨운 난로와 테이블 두어 개가 놓인 좁은 공간 옆으로 길게 복도가 나 있다. 복도 끝 문을 열고 나가면 작은 마당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타난다. 예닐곱 명이 너끈히 앉을 만한 2층 다다미방은 단체모임이나 세미나를 하기에도 좋은 구조다.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내려다보는 재미도 있다. 메뉴는 다양하다.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각종 라떼류, 스무디, 허브티, 와플과 허니 브레드 등도 준비된다. 단팥죽은 겨울철 인기 메뉴. 카페 추천 메뉴는 유자 요거트 스무디와 모카 스무디, 캐러멜 마끼아또, 미트 초코칩 스무디 등이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명절 휴무). 카페 팟알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27번길 96-2(중구청 옆) -문의 : 032-777-8686 www.pot-r.com 카페 삼덕상회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북성로 70길 -문의 : 053-427-3332 주변 음식점 인천 -명월집 : 백반 /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23번길 43 / 032-773-7890 -연경 : 중화요리 / 인천광역시 중구 차이나타운로 41 / 032-765-7888 대구 -영주분식 : 납작만두, 떡볶이 / 대구광역시 중구 교동길 40 / 053-424-2667 -국일따로국밥 : 따로국밥 /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571 / 053-253-7623 숙소 인천 -하버파크호텔 : 인천광역시 중구 제물량로 217 / 032-770-9500 http://www.harborparkhotel.com/ -파라다이스호텔 : 인천광역시 중구 제물량로 257 / 032-762-5181 http://incheon.paradisehotel.co.kr/main.asp 대구 -노보텔앰배서더 대구 : 대구광역시 중구 국채보상로 611 / 053-664-1101 http://novotel.ambatel.com/daegu/main.amb -엘디스리젠트호텔 : 대구광역시 중구 달구벌대로 2033 / 053-253-7711 http://www.eldishotel.com/ 글, 사진 : 이정화(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