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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쪽에 자리한 작은 어촌마을 평대리. 지난 4월에 방영된 인간극장 <엄마의 바다>편에 비춰진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마을이 바로 이곳 평대리다. 한없이 평화롭지만, 또 한없이 치열한 삶의 현장이 펼쳐지는 초보 해녀의 고향. 그곳엔 오늘도 푸른 바다 너머 주홍색 테왁이 물결 따라 춤을 춘다. 인간극장 <엄마의 바다>편 주인공인 경옥 씨는 물질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해녀다. 제주도 해녀의 평균 연령이 50~60세인 걸 감안하면 경옥 씨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새내기다. 제주 최연소 해녀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섬에 몇 명 남지 않은 30대 해녀다. 그녀가 매일같이 뛰어드는 평대리 앞바다는 때론 잔잔한 호수 같고, 때론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험난한 곳이다. 누구는 이곳에서 해수욕을, 누구는 스노클링을, 누구는 낚시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지만 그녀를 포함한 마을 해녀들에게 바다는 힘껏 헤쳐 나가야 할 삶 그 자체다. “해녀들은 잠수 능력에 따라 상군, 중군, 하군으로 나뉘거든요. 전 이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오래 잠수하는 게 힘들어요. 물속 깊이 들어가지 못하니 잡아오는 게 변변찮죠. 하루 일당 1만 원 하는 때도 있어요. 파도가 너울거리는 날엔 물속에서 멀미가 나요. 물질이 쉽지는 않지만 엄마처럼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녀의 말처럼, 물이 찰 때나 파도가 성날 때나 흐린 날 할 것 없이 물질할 수 있는 기상 조건이 되면 무조건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엄마의 바다>편에도 자세히 그려졌듯이, 제주 해녀들의 일상은 참으로 고달프다. 사실 해녀들이 바다에서 물질할 수 있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 바다 날씨가 워낙 변덕스러운 데다 산란기나 조업 금지 기간 등을 합치면 한 달에 평균 10~15일밖에 물질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 기상이 좋은 날에는 하루도 쉴 틈 없이 바다로 나서야 한다. 오전 내내 화창했던 날씨가 오후 들어 흐려지기 시작하자 물질을 나갔던 해녀들이 모두 일찍 들어왔다. 요즘 성게가 한창인 때라 테왁 망사리(바다에서 잡은 수확물을 넣어두는 물질 도구) 안에 검푸른 성게가 가득하다. 해녀 탈의실 앞마당에 해녀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성게를 까느라 바쁜 모습이다. 삐죽이 돋아난 가시를 피해 단단한 껍질을 반으로 가르면 안에 노란 성게알이 드러난다. 성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성게알은 고작 티스푼 하나 정도. 그러니 성게알이 비싸게 팔릴 수밖에 없다. 노련한 솜씨로 성게알을 슥슥 긁어내는 모습에서 긴 세월 해녀 생활을 이어온 연륜이 묻어난다. “오늘 많이 건졌수꽈?” “그냥 그렇다게.” 그리고 이어지는 사는 이야기들. 지금은 현대식 시설을 갖춘 탈의실이 있어 해녀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불턱’이라는 노천 공간에서 모든 것이 이뤄졌다. 불턱에서 옷을 갈아입고, 찬 손발을 녹이며 담소를 나누고, 회의를 하면서 그녀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갔다. 일제강점기 제주에서는 해녀들의 항일운동이 펼쳐졌는데, 아마도 마을마다 불턱에서 많은 얘기들이 오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봄부터 여름 전까지 채취하는 우뭇가사리는 해녀들의 좋은 수입원이다. 비교적 수심이 얕은 근해에서 채취하는데, 때때로 온 마을 해녀들이 모여 다함께 작업하기도 한다. 그럴 때에는 마을마다 대단한 장관이 펼쳐진다. 해안도로에 인접한 바닷가에 수십 개의 테왁 망사리가 떠다니고, 여기저기 해녀들이 잠수하기 위해 거꾸로 발차기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해녀들의 숨소리인 ‘숨비소리’다. 해녀들이 잠수하는 동안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내뱉을 때 내는 소리를 숨비소리라 한다. 사실 작은 숨소리이다 보니 웬만해서는 직접 듣기가 힘들다. 수십 명이 동시에 뿜어내는 숨비소리는 그 어떤 화음보다 아름답고 경이롭다. ‘휘요이 휘요이~’ 하는 소리가 마치 휘파람 소리처럼 들린다. 바다에서 한 짐 캐온 우뭇가사리는 바로 바닥에 널어 말린다. 이맘때에는 평대리뿐 아니라 제주도 온 어촌마을이 우뭇가사리로 뒤덮인다. 마당, 바닷가, 심지어 도로변에도 우뭇가사리가 수북하다. 이렇게 말리는 우뭇가사리는 그 상태로 마을 어촌계 등을 통해 통째로 팔려나간다. 우뭇가사리는 화장품 원료로 많이 쓰이며, 하얗게 묵을 쑤어 먹기도 한다. 해녀들은 물질만 하는 것일까? <엄마의 바다>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물질을 나갈 수 있는 날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그것만으로는 생계가 불안정하고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제주 해녀들은 물질과 밭일을 병행하면서 생활한다. <엄마의 바다> 주인공인 경옥 씨도 물질을 쉬는 날이면 감자밭으로 나간다. 섬, 특히 제주 여성들을 ‘억척스럽다’, ‘생활력이 강하다’고들 하는데, 자연 환경에 적응하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그녀들의 긍정적인 생활상이 대물림해가며 내려온 덕분이다. <엄마의 바다>에도 나왔듯이 평대리는 감자가 유명한 고장이다. 구좌읍 전체에서도 평대리 감자와 당근을 으뜸으로 쳐준다. 제주에서는 감자 농사가 이모작이 가능하다. 가을쯤 심어 겨울을 나고 이른봄에 캐는 동지 감자와 봄에 심어 여름에 캐는 하지 감자가 있다. 농사도 부지런해야 지을 수 있는 법. 평대리 해녀들은 물질을 하지 않을 때엔 감자밭, 당근밭, 그 어떤 밭으로든 나가 정말 한시도 손발을 쉬지 않는다. 마을을 통틀어 가장 나이 어린 해녀로 꼽히는 경옥 씨. 일하는 것만큼이나 휴식도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아는 그녀다. 쉬는 날이면 자주 비자림을 찾아 삼림욕을 하고 물질을 나가느라 챙겨주지 못한 남편과 데이트도 즐긴다. 그녀에게 바다가 치열한 삶터라면 숲은 잠시나마 몸과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쉼터다. 언젠가 엄마 같은 베테랑 해녀를 꿈꾸는 경옥 씨. 그녀는 지금도 ‘엄마의 바다’를 유영하며 열심히 해녀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그녀에게 평대리 앞바다는 삶터를 넘어 꿈을 심는 희망의 터전이 되고 있다. 1.주변 음식점 초원식당 : 흑돼지조약돌구이 /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598 / 064-783-8527 종달잠수촌 : 전복죽․생선회 /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274 / 064-783-3033 제주어촌 : 자리물회 / 제주시 조천읍 조함해안로 518 / 064-782-8090 순덕이네해산물장터 : 해물탕 /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196 / 064-784-0073 동복해녀식당 : 별미회국수 / 제주시 구좌읍 동복로 5 / 064-783-4158 2.숙소 오션그랜드호텔제주(베니키아) : 제주시 조천읍 조함해안로 490 / 064-784-9177 제주마리나관광호텔(베니키아) : 제주시 신대로 45 / 064-746-6161 너랑나랑하우스 : 제주시 구좌읍 송당4길 7 / 064-783-5089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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